고객에겐 로켓·판매자에겐 거북이…상생 방안은?

입력 2021.04.13 (20:05) 수정 2021.04.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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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한 온라인 쇼핑몰 쿠팡은 로켓처럼 빠른 배송을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물건 파는 소상공인들은 쿠팡에서 대금 받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데요.

반면 우수 판매자를 확보하겠다며 이 대금 지급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쇼핑몰들도 있습니다.

대형 쇼핑몰들이 납품업체에 대금 지급을 30일 안에 줘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상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요즘 하루 한 번이라도 안 들르면 허전합니다.

꼭 사지 않아도 장바구니에 담게 되죠.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그 시간 참 길게 느껴지는데, 오늘 주문, 내일 도착 이렇게 빠른 배송, 반갑습니다.

여긴 그 배송 로켓처럼 빠르다죠.

쿠팡 얘긴데요,

소비자에겐 좋지만, 정작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들 입장은 어떨까요?

4년 전 쿠팡에 입점해 옷을 팔고 있습니다.

힘든 점, 바로 쿠팡의 정산 관행이라는데요,

[김OO/쿠팡 판매자 : "팔린 거는 정산이 안 되고 재고는 바닥나고. 계속 돈을 딴 곳에서 당겨써야 하고. 팔리긴 팔리는데 내가 과연 돈을 벌고 있는 건지 손해 보고 있는 건지."]

그러니까 물건값의 70%는 최대 26일까지 받고 나머지 30%는 최대 60일까지 정산받습니다.

'주 단위 정산방식'이라고 하는데, 판매자들 사이에선 이게 길다보니 지속적으로 불만이 제기돼 왔습니다.

구조를 좀 보면요,

판매자는 거래처에서 물건을 발주해 받은 다음 플랫폼인 온라인 쇼핑몰에 내놓습니다.

삼각구조죠.

만약 쇼핑몰이 정산을 늦게 해 줘도, 판매자는 거래처에 대금을 내야 물건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의 경우 정산 기간이 긴 편인데, 판매자들 입장에선 자기들 물건 파는 곳이라 대놓고 항의도 못합니다.

최저가와 로켓배송 내세우죠.

물건 대부분을 판매자에게 직매입해 파는데, 대형 물류센터 필요합니다.

이미 1조 원 썼습니다.

이익 대비 비용이 큽니다.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판매자에겐 정산 지연으로 이어진 겁니다.

[김현용/현대차증권 연구원 : "최소한 회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적정 마진조차도 가져가기가 쉽지 않은 환경인 거죠. 납품업자들한테 대금지급시기를 줄여줄 만큼의 그런 여유가 전혀 없었고."]

쿠팡은 현재의 대금 지급 방식엔 법적 문제가 없고, 그 방식에도 변함이 없을 거라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쇼핑몰은 어떨까요?

대금 지급까지 이마트는 평균 20일이고요, 다른 오픈 마켓들도 평균 10일 정도 걸립니다.

[배성호/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 "빠른 정산을 해주면 해줄수록 저희는 물건은 많이 팔고 고객한테 대금을 받고 거래처한테 줄 수 있는 그런 선순환이 계속되는 거예요."]

그래서 판매자 대금 지급에 더 공격적으로 나온 곳도 있습니다.

구매자가 구매 확정을 안했더라도, 배송 완료 다음날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거죠.

한 발 더 나아가 집하 그러니까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수거해 물류센터 같은 곳에 모이는 걸 말하는데, 이게 완료되면 다음날 대금 정산하는 걸 추진 중입니다.

[지원규/네이버파이낸셜 매니저 : "자금을 빨리빨리 지급을 해준다고 소문이 나게 되면 보다 많은 분들이 입점을 해줌으로써 스마트스토어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풍부해지는….]

온라인 쇼핑몰 간 치열한 경쟁에서 우수 판매업체를 선점하겠단 전략이 깔린 거겠죠.

이른바 빠른 정산젭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온라인 쇼핑몰들의 자발적 선의에 기대야 하는 실정입니다.

올해 초, 30일 내 대금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긴 했지만 아직 상정도 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대셉니다.

2월 거래액이 13조 7천 6백억 원을 넘었죠.

1년 전보다 15% 넘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커졌습니다.

여기에 물건 파는 소상공인들도 제대로 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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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에겐 로켓·판매자에겐 거북이…상생 방안은?
    • 입력 2021-04-13 20:05:17
    • 수정2021-04-13 20:26:31
    뉴스7(부산)
[앵커]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한 온라인 쇼핑몰 쿠팡은 로켓처럼 빠른 배송을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물건 파는 소상공인들은 쿠팡에서 대금 받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데요.

반면 우수 판매자를 확보하겠다며 이 대금 지급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쇼핑몰들도 있습니다.

대형 쇼핑몰들이 납품업체에 대금 지급을 30일 안에 줘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상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요즘 하루 한 번이라도 안 들르면 허전합니다.

꼭 사지 않아도 장바구니에 담게 되죠.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그 시간 참 길게 느껴지는데, 오늘 주문, 내일 도착 이렇게 빠른 배송, 반갑습니다.

여긴 그 배송 로켓처럼 빠르다죠.

쿠팡 얘긴데요,

소비자에겐 좋지만, 정작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들 입장은 어떨까요?

4년 전 쿠팡에 입점해 옷을 팔고 있습니다.

힘든 점, 바로 쿠팡의 정산 관행이라는데요,

[김OO/쿠팡 판매자 : "팔린 거는 정산이 안 되고 재고는 바닥나고. 계속 돈을 딴 곳에서 당겨써야 하고. 팔리긴 팔리는데 내가 과연 돈을 벌고 있는 건지 손해 보고 있는 건지."]

그러니까 물건값의 70%는 최대 26일까지 받고 나머지 30%는 최대 60일까지 정산받습니다.

'주 단위 정산방식'이라고 하는데, 판매자들 사이에선 이게 길다보니 지속적으로 불만이 제기돼 왔습니다.

구조를 좀 보면요,

판매자는 거래처에서 물건을 발주해 받은 다음 플랫폼인 온라인 쇼핑몰에 내놓습니다.

삼각구조죠.

만약 쇼핑몰이 정산을 늦게 해 줘도, 판매자는 거래처에 대금을 내야 물건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의 경우 정산 기간이 긴 편인데, 판매자들 입장에선 자기들 물건 파는 곳이라 대놓고 항의도 못합니다.

최저가와 로켓배송 내세우죠.

물건 대부분을 판매자에게 직매입해 파는데, 대형 물류센터 필요합니다.

이미 1조 원 썼습니다.

이익 대비 비용이 큽니다.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판매자에겐 정산 지연으로 이어진 겁니다.

[김현용/현대차증권 연구원 : "최소한 회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적정 마진조차도 가져가기가 쉽지 않은 환경인 거죠. 납품업자들한테 대금지급시기를 줄여줄 만큼의 그런 여유가 전혀 없었고."]

쿠팡은 현재의 대금 지급 방식엔 법적 문제가 없고, 그 방식에도 변함이 없을 거라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쇼핑몰은 어떨까요?

대금 지급까지 이마트는 평균 20일이고요, 다른 오픈 마켓들도 평균 10일 정도 걸립니다.

[배성호/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 "빠른 정산을 해주면 해줄수록 저희는 물건은 많이 팔고 고객한테 대금을 받고 거래처한테 줄 수 있는 그런 선순환이 계속되는 거예요."]

그래서 판매자 대금 지급에 더 공격적으로 나온 곳도 있습니다.

구매자가 구매 확정을 안했더라도, 배송 완료 다음날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거죠.

한 발 더 나아가 집하 그러니까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수거해 물류센터 같은 곳에 모이는 걸 말하는데, 이게 완료되면 다음날 대금 정산하는 걸 추진 중입니다.

[지원규/네이버파이낸셜 매니저 : "자금을 빨리빨리 지급을 해준다고 소문이 나게 되면 보다 많은 분들이 입점을 해줌으로써 스마트스토어는 그만큼 더 건강해지고 풍부해지는….]

온라인 쇼핑몰 간 치열한 경쟁에서 우수 판매업체를 선점하겠단 전략이 깔린 거겠죠.

이른바 빠른 정산젭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온라인 쇼핑몰들의 자발적 선의에 기대야 하는 실정입니다.

올해 초, 30일 내 대금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긴 했지만 아직 상정도 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대셉니다.

2월 거래액이 13조 7천 6백억 원을 넘었죠.

1년 전보다 15% 넘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커졌습니다.

여기에 물건 파는 소상공인들도 제대로 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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