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보조배터리 KC 인증 ‘구멍’…뒤늦게 “사용 중단”

입력 2021.04.23 (07:39) 수정 2021.04.2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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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 어제 KBS가 전해드렸는데요.

보도 이후 곧바로 당국이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주의보를 발령하고 사용중단을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품이 어떻게 안전성을 인정하는 'KC인증'을 받은 걸까요?

구멍 뚫린 KC인증, 김유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과충전 10분 만에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차량용 보조배터리.

이로 인한 차량 화재가 확인된 것만 7건입니다.

이 제품의 판매광고입니다.

배터리 과열을 감지해 전류를 차단하는 장치가 내장돼 있다고 홍보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제품을 뜯어봤습니다.

꼼꼼히 분해해 살펴봤지만 온도 센서도, 차단 장치도 찾을 수 없습니다.

폭발 위험을 막아줄 필수 장치가 없는 겁니다.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배터리는) 일정한 온도에서 충전과 방전을 제어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온도 변화에 맞춰서 적절한 충전과 방전을 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결함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KC인증을 받았을까?

국가기술표준원은 "온도 감지 장치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인증기준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시험 당시에만 폭발이나 변형이 없으면 인증을 내주는 겁니다.

더구나 이 제품에 적용된 안전 기준의 대상은 '휴대기기용 리튬이차전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배터리 등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여름철 내부 온도가 70도 넘게 치솟고, 충격도 많이 받는 차량과는 배터리 사용 환경 자체가 다릅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 "(차량 내부는) 최고 온도와 최저 온도의 차이가 크고, 내구성이라든지 여러가지 문제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차량용 보조배터리 안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소비자원은 KBS 보도가 나간 뒤에야 해당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내렸습니다.

허술한 안전 인증과 뒤늦은 소비자 보호 조치.

그러는 사이 업체는 폐업신고를 한 뒤 연락을 끊어 화재 피해자들은 보상받을 길조차 막막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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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량 보조배터리 KC 인증 ‘구멍’…뒤늦게 “사용 중단”
    • 입력 2021-04-23 07:39:03
    • 수정2021-04-23 07: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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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차량용 블랙박스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 어제 KBS가 전해드렸는데요.

보도 이후 곧바로 당국이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주의보를 발령하고 사용중단을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품이 어떻게 안전성을 인정하는 'KC인증'을 받은 걸까요?

구멍 뚫린 KC인증, 김유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과충전 10분 만에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차량용 보조배터리.

이로 인한 차량 화재가 확인된 것만 7건입니다.

이 제품의 판매광고입니다.

배터리 과열을 감지해 전류를 차단하는 장치가 내장돼 있다고 홍보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제품을 뜯어봤습니다.

꼼꼼히 분해해 살펴봤지만 온도 센서도, 차단 장치도 찾을 수 없습니다.

폭발 위험을 막아줄 필수 장치가 없는 겁니다.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배터리는) 일정한 온도에서 충전과 방전을 제어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온도 변화에 맞춰서 적절한 충전과 방전을 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결함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KC인증을 받았을까?

국가기술표준원은 "온도 감지 장치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인증기준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시험 당시에만 폭발이나 변형이 없으면 인증을 내주는 겁니다.

더구나 이 제품에 적용된 안전 기준의 대상은 '휴대기기용 리튬이차전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배터리 등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여름철 내부 온도가 70도 넘게 치솟고, 충격도 많이 받는 차량과는 배터리 사용 환경 자체가 다릅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 "(차량 내부는) 최고 온도와 최저 온도의 차이가 크고, 내구성이라든지 여러가지 문제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차량용 보조배터리 안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소비자원은 KBS 보도가 나간 뒤에야 해당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내렸습니다.

허술한 안전 인증과 뒤늦은 소비자 보호 조치.

그러는 사이 업체는 폐업신고를 한 뒤 연락을 끊어 화재 피해자들은 보상받을 길조차 막막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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