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 ‘명칭 공모전’…관심 끌려다 역효과만

입력 2021.04.26 (21:47) 수정 2021.04.2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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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자치단체들이 새로 만든 시설이나 장소의 이름을 공모하는 경우가 많죠.

관심을 끌고 꼭 맞는 이름을 찾기 위해 상금까지 주는 곳도 있는데요.

문제는 자치단체가 예를 들어 올린 이름을 써내도 당선작으로 선정된다는 점인데, 공모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논산시 탑정호 한가운데 길게 펼쳐진 출렁다리.

총 길이 6백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입니다.

다음 달 개장을 앞두고 논산시가 다리 이름을 지어달라며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공모 결과, 1등은 '논산탑정호출렁다리', 3등은 '탑정호출렁다리'가 뽑혔습니다.

주요 평가 기준의 하나는 '창의성'.

하지만 자치단체가 예를 든다며 올려놓은 이름을 그대로 써내도 당선됐습니다.

공모전을 위해 탑정호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던 시민들은 결과에 실망을 나타냈습니다.

[천예림/공모전 참가자 : "취지상 이런 공모전 같은 경우는 좀 창의적이고 대중적이면서 좋은 작품이 나와야 되는데 (선정 작품은)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명칭이니까요."]

논산시가 상금과 전문가 자문 비용 등으로 쓴 예산은 5백만 원가량.

논산시 홈페이지에는 예를 든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자고 세금을 썼느냐는 등 항의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논산시는 5천 건 넘는 응모작 가운데 전문가 토론과 투표를 통해 선정했다고 말합니다.

[논산시 관계자 : "논산에 탑정호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 겁니다. 그분들(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논산 탑정호라는 말이 들어가야 된다는 전문가분들의 의견이 있었고…."]

지난 1월에는 서울시 등이 용산공원의 이름을 공모해놓고 그대로 용산공원으로 선정했고, 2017년에는 부산에서 해운대 인문학 도서관 이름을 공모해놓고 예를 든 이름이 그대로 선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의 이름 공모전은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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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마나 ‘명칭 공모전’…관심 끌려다 역효과만
    • 입력 2021-04-26 21:47:03
    • 수정2021-04-26 21:58:33
    뉴스9(대전)
[앵커]

최근 자치단체들이 새로 만든 시설이나 장소의 이름을 공모하는 경우가 많죠.

관심을 끌고 꼭 맞는 이름을 찾기 위해 상금까지 주는 곳도 있는데요.

문제는 자치단체가 예를 들어 올린 이름을 써내도 당선작으로 선정된다는 점인데, 공모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논산시 탑정호 한가운데 길게 펼쳐진 출렁다리.

총 길이 6백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입니다.

다음 달 개장을 앞두고 논산시가 다리 이름을 지어달라며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공모 결과, 1등은 '논산탑정호출렁다리', 3등은 '탑정호출렁다리'가 뽑혔습니다.

주요 평가 기준의 하나는 '창의성'.

하지만 자치단체가 예를 든다며 올려놓은 이름을 그대로 써내도 당선됐습니다.

공모전을 위해 탑정호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던 시민들은 결과에 실망을 나타냈습니다.

[천예림/공모전 참가자 : "취지상 이런 공모전 같은 경우는 좀 창의적이고 대중적이면서 좋은 작품이 나와야 되는데 (선정 작품은)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명칭이니까요."]

논산시가 상금과 전문가 자문 비용 등으로 쓴 예산은 5백만 원가량.

논산시 홈페이지에는 예를 든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자고 세금을 썼느냐는 등 항의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논산시는 5천 건 넘는 응모작 가운데 전문가 토론과 투표를 통해 선정했다고 말합니다.

[논산시 관계자 : "논산에 탑정호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극히 드물 겁니다. 그분들(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논산 탑정호라는 말이 들어가야 된다는 전문가분들의 의견이 있었고…."]

지난 1월에는 서울시 등이 용산공원의 이름을 공모해놓고 그대로 용산공원으로 선정했고, 2017년에는 부산에서 해운대 인문학 도서관 이름을 공모해놓고 예를 든 이름이 그대로 선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의 이름 공모전은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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