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에 “사업자 등록 강요”…조선업 다단계 하청 여전

입력 2021.04.30 (21:52) 수정 2021.05.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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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1일)은 131주년 세계노동절입니다.

4년 전 노동절,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무너져 노동자 6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났습니다.

당시 피해 노동자들은 모두 1, 2차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이었는데요,

참사 뒤 다단계 하청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여전히 하청 노동자에게 사업자 등록을 요구하는 등 고용 책임을 피하기 위한 교묘한 수법들이 강요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외국계 선사의 2차 하청업체에서 불량품 검수를 했던 노동자 A 씨.

입사 조건으로 요구된 것은 사업자등록증!

업태는 서비스, 종목은 기술검사로 등록했지만, 업무 연관성은 없습니다.

[A 씨/조선업 2차 하청노동자/음성변조 : "아예 처음 입사할 때부터 요구를 하죠. 부가세 세금계산서 발급이 가능한지. 부가세 발급이 안 된다고 하면 입사가 안 되는 거에요."]

국내 대형 조선업체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사정은 마찬가지!

[B 씨/조선업 하청노동자/음성변조 : "개인사업자로 들어갔지. VAT(부가가치세)까지. 지금 그쪽에 자리가 없어서 난리인데..."]

사업자 등록을 한 노동자들은 퇴직금은커녕 산재사고 보험금도 받지 못합니다.

[A 씨/조선업 2차 하청노동자/음성변조 : "개인사업자로 들어가서 일을 하다가 똑같이 사고를 당했다. 그럼 이 사람 개죽음인 거에요. 아무 보상도 못 받아요."]

하청업체들이 노동자들에게 사업자 등록을 요구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 삼성중공업 참사 뒤!

고용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섭니다.

다단계 하청이 더욱 교묘해진 겁니다.

[정흥준/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하청을) 다단계로 하고, 개인에게 특수고용 형태처럼 해서 위수탁계약을 맺어서 원청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이런 식의 방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이는데요."]

최근 5년 동안 조선업종에서는 해마다 평균 16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가운데 78%가 하청 노동자들이었습니다.

고용 구조가 복잡해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습니다.

[김형수/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 "다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이러한 방식들이 없어져야 합니다. 자신의 안전문제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권리까지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다단계 하청 구조가 갈수록 진화하면서 중대재해 위험이 커지고 위험의 외주화는 반복되고 있다고 하청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영상편집:김도원/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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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에 “사업자 등록 강요”…조선업 다단계 하청 여전
    • 입력 2021-04-30 21:52:42
    • 수정2021-05-01 19:20:38
    뉴스9(창원)
[앵커]

내일(1일)은 131주년 세계노동절입니다.

4년 전 노동절,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이 무너져 노동자 6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났습니다.

당시 피해 노동자들은 모두 1, 2차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이었는데요,

참사 뒤 다단계 하청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여전히 하청 노동자에게 사업자 등록을 요구하는 등 고용 책임을 피하기 위한 교묘한 수법들이 강요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외국계 선사의 2차 하청업체에서 불량품 검수를 했던 노동자 A 씨.

입사 조건으로 요구된 것은 사업자등록증!

업태는 서비스, 종목은 기술검사로 등록했지만, 업무 연관성은 없습니다.

[A 씨/조선업 2차 하청노동자/음성변조 : "아예 처음 입사할 때부터 요구를 하죠. 부가세 세금계산서 발급이 가능한지. 부가세 발급이 안 된다고 하면 입사가 안 되는 거에요."]

국내 대형 조선업체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사정은 마찬가지!

[B 씨/조선업 하청노동자/음성변조 : "개인사업자로 들어갔지. VAT(부가가치세)까지. 지금 그쪽에 자리가 없어서 난리인데..."]

사업자 등록을 한 노동자들은 퇴직금은커녕 산재사고 보험금도 받지 못합니다.

[A 씨/조선업 2차 하청노동자/음성변조 : "개인사업자로 들어가서 일을 하다가 똑같이 사고를 당했다. 그럼 이 사람 개죽음인 거에요. 아무 보상도 못 받아요."]

하청업체들이 노동자들에게 사업자 등록을 요구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 삼성중공업 참사 뒤!

고용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섭니다.

다단계 하청이 더욱 교묘해진 겁니다.

[정흥준/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하청을) 다단계로 하고, 개인에게 특수고용 형태처럼 해서 위수탁계약을 맺어서 원청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이런 식의 방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이는데요."]

최근 5년 동안 조선업종에서는 해마다 평균 16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가운데 78%가 하청 노동자들이었습니다.

고용 구조가 복잡해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습니다.

[김형수/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 "다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이러한 방식들이 없어져야 합니다. 자신의 안전문제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권리까지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다단계 하청 구조가 갈수록 진화하면서 중대재해 위험이 커지고 위험의 외주화는 반복되고 있다고 하청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영상편집:김도원/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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