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할머니 전성시대! 머라쿠네TV

입력 2021.05.13 (19:36) 수정 2021.05.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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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미나리 속 할머니 배우 윤여정 씨의 영향으로 할머니 세대의 옛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요.

오늘 현장속으로는 할머니들이 주인공이 돼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 인기를 끌고 있는 채널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바야흐로 할머니 전성시대입니다.

옛 것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할매와 밀레니엄이 합쳐진 '할매니얼'이라 부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영상을 통해 특유의 경쾌함과 유쾌함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남해 할머니들을 만나봅니다.

남해 금산 아래 자리 잡은 내산 마을.

이십대에 시집 와 한평생 이곳에 살고 있는 김용심 할머니.

요즘 들어 하루가 바쁩니다.

곱게 화장을 하고, 외출 준비를 합니다.

[김용심/83/남해군 삼동면 : "머라쿠네 촬영합니다. 내가 왕언니로 출연해요."]

남해문화원에서 촬영하는 영상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오늘 촬영하는데, 무엇을 입고 갈꼬."]

할머니는 옷 방도 따로 만들었는데요.

촬영이 있는 날에는 특별히 의상에 신경 써 옷을 고르고, 필요한 소품도 직접 챙겨 집을 나섭니다.

회의를 하기 위해 멤버들이 문화원에 모였습니다.

촬영에 앞서 어떤 주제로 영상을 찍을지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의견을 내는데요.

남해의 문화나 특산품, 남해 음식 등을 할머니의 시선으로 소개합니다.

문화원에서는 어르신들과 젊은 세대 간의 소통을 위해 지난 해 ‘머라쿠네 TV’를 개설했는데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어르신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으며 남해만의 매력을 전하고 있습니다.

[김미숙/남해문화원 사무국장 : "남해다운 것을 가지고 저희가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거든요. 어머님들의 사투리 방언이라든지 이런 걸 보면서 우리가 몰랐던 도시인들은 외계어, 외국어를 듣는 듯한 느낌을 아주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또 고향이 남해인 분들 우리가 어렸을 때 남해에 이런 게 있었지 하면서 향수에 빠지게 되거든요."]

콘셉트를 정해 의상을 갈아입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갑니다.

오늘은 코로나19로 여행을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남해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청보리가 익어가는 계절, 고향의 향수를 전하며 어렸을 때의 추억도 소개하는데요.

할머니들의 구수한 말투와 꾸밈없는 매력으로 다양한 구독자 층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정임/61/남해군 이동면 : "(어릴 때) 보리를 숯불에 구워 가지고 비벼서 먹으면 엄청 맛있었거든요. 그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서 오늘 보리 따 가서 숯불에 구워 비벼 가지고 먹으려고요."]

다음 장면 촬영을 위해 마당에 모였는데요. 카메라 감독의 싸인을 받고 다시 촬영에 들어갑니다.

밭에서 따 온 보리를 불 에 구워 익힙니다.

호호 불어 껍질을 날리니 배고픔을 달래던 시절 입가에 재를 묻히며 동무들과 먹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설명 좀 해 주세요.) 이거예 보리인데, 우리 때는 참말로 이거 많이 먹었는데, 요새 젊은 사람들은 몰라요. 그걸 뭐한다고 먹었어요 그러더라고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카메라가 앞에서 말하는 것도 전문 배우가 된 것처럼 자연스러운데요.

할머니들의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습니다.

[김용심/83/남해군 삼동면 : "배우들 하고 젊은 친구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나이 많은 할머니도 하니까 돼요. 앞으로 안 늙고 이렇게 살면 좋겠습니다."]

유쾌하고 신명나게 촬영을 즐기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영상에 고스란히 전해지는데요.

거침없는 입담과 활약을 담은 유튜브 채널은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남해 할매의 매력을 제대로 전하며 남해를 알리는 홍보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김미숙/남해문화원 사무국장 : "어머님들 스스로가 자신감과 자존감이 되게 높아지신 것 같아요. 그래서 어딜 가나 이제 당당하게 사람들 만날 수 있고, 남해를 홍보할 수 있고 또 자신을 내보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이고요. 그런 분들과 함께 행복하게 유튜브를 계속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가난과 전쟁, 모진 성차별을 겪은 할머니 세대.

그렇기에 삶에서 나오는 내공 또한 대단한데요.

할머니들의 새로운 인생의 꽃이 활짝 피길 바라며 남해 할머니들의 활기찬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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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할머니 전성시대! 머라쿠네TV
    • 입력 2021-05-13 19:36:48
    • 수정2021-05-13 20:01:46
    뉴스7(창원)
[앵커]

영화 미나리 속 할머니 배우 윤여정 씨의 영향으로 할머니 세대의 옛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요.

오늘 현장속으로는 할머니들이 주인공이 돼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 인기를 끌고 있는 채널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바야흐로 할머니 전성시대입니다.

옛 것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할매와 밀레니엄이 합쳐진 '할매니얼'이라 부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영상을 통해 특유의 경쾌함과 유쾌함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남해 할머니들을 만나봅니다.

남해 금산 아래 자리 잡은 내산 마을.

이십대에 시집 와 한평생 이곳에 살고 있는 김용심 할머니.

요즘 들어 하루가 바쁩니다.

곱게 화장을 하고, 외출 준비를 합니다.

[김용심/83/남해군 삼동면 : "머라쿠네 촬영합니다. 내가 왕언니로 출연해요."]

남해문화원에서 촬영하는 영상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오늘 촬영하는데, 무엇을 입고 갈꼬."]

할머니는 옷 방도 따로 만들었는데요.

촬영이 있는 날에는 특별히 의상에 신경 써 옷을 고르고, 필요한 소품도 직접 챙겨 집을 나섭니다.

회의를 하기 위해 멤버들이 문화원에 모였습니다.

촬영에 앞서 어떤 주제로 영상을 찍을지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의견을 내는데요.

남해의 문화나 특산품, 남해 음식 등을 할머니의 시선으로 소개합니다.

문화원에서는 어르신들과 젊은 세대 간의 소통을 위해 지난 해 ‘머라쿠네 TV’를 개설했는데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어르신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으며 남해만의 매력을 전하고 있습니다.

[김미숙/남해문화원 사무국장 : "남해다운 것을 가지고 저희가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거든요. 어머님들의 사투리 방언이라든지 이런 걸 보면서 우리가 몰랐던 도시인들은 외계어, 외국어를 듣는 듯한 느낌을 아주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또 고향이 남해인 분들 우리가 어렸을 때 남해에 이런 게 있었지 하면서 향수에 빠지게 되거든요."]

콘셉트를 정해 의상을 갈아입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갑니다.

오늘은 코로나19로 여행을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남해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청보리가 익어가는 계절, 고향의 향수를 전하며 어렸을 때의 추억도 소개하는데요.

할머니들의 구수한 말투와 꾸밈없는 매력으로 다양한 구독자 층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정임/61/남해군 이동면 : "(어릴 때) 보리를 숯불에 구워 가지고 비벼서 먹으면 엄청 맛있었거든요. 그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서 오늘 보리 따 가서 숯불에 구워 비벼 가지고 먹으려고요."]

다음 장면 촬영을 위해 마당에 모였는데요. 카메라 감독의 싸인을 받고 다시 촬영에 들어갑니다.

밭에서 따 온 보리를 불 에 구워 익힙니다.

호호 불어 껍질을 날리니 배고픔을 달래던 시절 입가에 재를 묻히며 동무들과 먹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설명 좀 해 주세요.) 이거예 보리인데, 우리 때는 참말로 이거 많이 먹었는데, 요새 젊은 사람들은 몰라요. 그걸 뭐한다고 먹었어요 그러더라고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카메라가 앞에서 말하는 것도 전문 배우가 된 것처럼 자연스러운데요.

할머니들의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습니다.

[김용심/83/남해군 삼동면 : "배우들 하고 젊은 친구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나이 많은 할머니도 하니까 돼요. 앞으로 안 늙고 이렇게 살면 좋겠습니다."]

유쾌하고 신명나게 촬영을 즐기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영상에 고스란히 전해지는데요.

거침없는 입담과 활약을 담은 유튜브 채널은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남해 할매의 매력을 제대로 전하며 남해를 알리는 홍보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김미숙/남해문화원 사무국장 : "어머님들 스스로가 자신감과 자존감이 되게 높아지신 것 같아요. 그래서 어딜 가나 이제 당당하게 사람들 만날 수 있고, 남해를 홍보할 수 있고 또 자신을 내보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이고요. 그런 분들과 함께 행복하게 유튜브를 계속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가난과 전쟁, 모진 성차별을 겪은 할머니 세대.

그렇기에 삶에서 나오는 내공 또한 대단한데요.

할머니들의 새로운 인생의 꽃이 활짝 피길 바라며 남해 할머니들의 활기찬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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