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리점에 ‘단말기 밀어내기’…“못 팔면 모두 빚더미”

입력 2021.05.22 (21:27) 수정 2021.05.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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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리한 초고속인터넷 판매로 논란을 빚었던 KT가 이번엔 대리점 갑질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새로 출시한 IPTV용 단말기를 대리점에 강매하고 있다는 건데, 이 단말기를 팔지 못하면 대리점들은 빚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옥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KT가 출시한 IPTV용 태블릿 PC.

대리점들에겐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KT 본사가 한 대에 35만 원이 넘는 단말기 수십 대를 일방적으로 떠넘겼기 때문입니다.

[KT 대리점주/음성변조 : "(단말기) 몇 대를 받을 것이냐라고 얘기를해주면 제가 선택을 하겠는데, 그게 아니라 딱 아예 배정을 해주고서 너는 이걸 받아라 라고 하고 주거든요."]

비협조적이라고 찍혀 불이익을 받을까봐 거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대리점주는 연 7% 이자까지 감수하고 천만 원어치 단말기를 외상으로 구매해야 했습니다.

["(단말기를) 사왔기 때문에 저희가 무조건 판매를 해야되는 거고, 어쩔 수 없이 자기 명의로 개통할 수밖에 없고 자기 명의로 안되면 가족 명의, 친인척 명의라도..."]

고통은 대리점만이 아닙니다.

대리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는 계열사도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단체 채팅방에선 '할당량 못 채우면 각오해라', '1시간마다 영업상황을 보고해라' 등 압박이 이어집니다.

실적 때문에 자신이 직접 단말기를 구매하는 직원도 많습니다.

[KT 계열사 직원/음성변조 : "상대방이 평가를 잘받으면 제가 평가가 떨어지게 돼있어요. 제가 가져가는 월급이 적어지는거죠. 그리고 제 진급의 기회가 떨어지게 되는 거죠."]

포화상태의 IPTV 시장에서 신상품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KT의 영업 전략.

그러나 실상은 대리점과 계열사 직원들에게 밀어내기식 판매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동구/변호사 : "거래상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케이스에 해당되고 그 중에서도 판매 강제, 또는 판매 목표를 정해서 그것을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에 대해 KT측은 본사의 지시는 없었고 영업 현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김연수/영상편집:김기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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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대리점에 ‘단말기 밀어내기’…“못 팔면 모두 빚더미”
    • 입력 2021-05-22 21:26:59
    • 수정2021-05-22 21: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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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리한 초고속인터넷 판매로 논란을 빚었던 KT가 이번엔 대리점 갑질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새로 출시한 IPTV용 단말기를 대리점에 강매하고 있다는 건데, 이 단말기를 팔지 못하면 대리점들은 빚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옥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KT가 출시한 IPTV용 태블릿 PC.

대리점들에겐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KT 본사가 한 대에 35만 원이 넘는 단말기 수십 대를 일방적으로 떠넘겼기 때문입니다.

[KT 대리점주/음성변조 : "(단말기) 몇 대를 받을 것이냐라고 얘기를해주면 제가 선택을 하겠는데, 그게 아니라 딱 아예 배정을 해주고서 너는 이걸 받아라 라고 하고 주거든요."]

비협조적이라고 찍혀 불이익을 받을까봐 거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대리점주는 연 7% 이자까지 감수하고 천만 원어치 단말기를 외상으로 구매해야 했습니다.

["(단말기를) 사왔기 때문에 저희가 무조건 판매를 해야되는 거고, 어쩔 수 없이 자기 명의로 개통할 수밖에 없고 자기 명의로 안되면 가족 명의, 친인척 명의라도..."]

고통은 대리점만이 아닙니다.

대리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는 계열사도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단체 채팅방에선 '할당량 못 채우면 각오해라', '1시간마다 영업상황을 보고해라' 등 압박이 이어집니다.

실적 때문에 자신이 직접 단말기를 구매하는 직원도 많습니다.

[KT 계열사 직원/음성변조 : "상대방이 평가를 잘받으면 제가 평가가 떨어지게 돼있어요. 제가 가져가는 월급이 적어지는거죠. 그리고 제 진급의 기회가 떨어지게 되는 거죠."]

포화상태의 IPTV 시장에서 신상품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KT의 영업 전략.

그러나 실상은 대리점과 계열사 직원들에게 밀어내기식 판매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동구/변호사 : "거래상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케이스에 해당되고 그 중에서도 판매 강제, 또는 판매 목표를 정해서 그것을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에 대해 KT측은 본사의 지시는 없었고 영업 현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옥유정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김연수/영상편집:김기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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