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이번엔 ‘평양 속도’…성과급으로 경쟁 유도
입력 2021.05.29 (08:09)
수정 2021.05.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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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단기간 안에 최상의 성과를 내는 북한의 건설 방식을 ‘속도전’이라고 하는데요.
저희 남북의창 자주 시청하시는 분들은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네, 최근 북한이 평양 만 세대 주택 건설 현장에서 ‘평양 속도’라는 구호를 꺼내 들었습니다.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에서 썼던 구호라고요?
그렇습니다. 공사 속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 이례적으로 성과급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는데요.
고비 때 마다 등장하는 북한의 속도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출근 준비에 바쁜 한 여성.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착용하고 평양시 만 세대 주택건설 현장에 도착했다.
원래 화초사업소에서 일하던 이 여성은 주택 건설 현장으로 일터를 옮겼다고 한다.
[리혜련/평양 화초사업소 노동자 : "그때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께서는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은 저와 같은 평양 수도 시민들을 위해서 우리 당이 벼르고 준비해 온 숙원 사업이라고 절절하게 연설하셨습니다."]
지난 3월,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의 대대적인 착공식을 연 북한 당국은 각계각층의 근로자들을 건설 현장에 대거 투입해 공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단기간,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북한식 속도전이 펼쳐진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핵심 구호는 ‘평양 속도’다.
[조선중앙TV : "여기는 새로운 ‘평양 속도’ 건설 신화 창조로 들끓는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입니다!"]
북한 매체는 착공 일주일 만에 기초굴착공사가 마무리됐고, 두 달 만에 콘크리트 작업에 돌입했다며 평양 속도전을 선전하고 있다.
‘평양 속도’는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평양을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등장한 경제 선동 구호이다.
북한 당국은 1950년대 속도전을 통해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평양시 건설자들의 헌신적인 투쟁에 의해 14분 만에 살림집 한 세대씩 조립하는 놀라운 속도가 창조됐으며 기적적인 이 건설 속도를 두고 사람들은 ‘평양 속도’라고 불렀습니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제가 인민학교 1학년 입학할 때 그 구호를 본 기억이 나요. 제가 그때 8살이었거든요. 그때 구호가 뭐냐면 미국놈들이 이 전쟁을 끝낼 당시 말한 게 100년이 지나도 평양이 복구가 안 될 것이라고 그랬는데 우리가 빨리 평양을 복구해야 된다. 이게 당 구호였어요."]
1950년대 후반엔 ‘천리마 운동’이 등장했다.
[北 기록영화 ‘한평생 인민들 속에서’ : "강선 제강소가 들끓으면 전국이 다 들끓게 됩니다. 천리마를 탄 기세로 달리자!"]
실제 이러한 속도전은 북한 공업 분야 성장률을 높이고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1990년대 중 후반 고난의 행군 당시 ‘강계정신’‘희천 속도’등을 내세우며 경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속도전에 주력했다.
당 창건 70주년이었던 2015년부터 본격적인 속도전 열풍이 일기 시작했고, 2016년 7차 당 대회를 앞두고는 북한 전역으로 속도전을 확산시켰다.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와 백두산영웅청년 발전소 등 대형 공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됐다.
당시 방영된 기록영화는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속도전식 건설에 얼마나 치중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그처럼 방대한 건설 공사를 인민군대를 내세워 짧은 기간에 해재낄 결심을 내리셨습니다."]
인민군 복장을 갖춘 북한 군인들이 제대로 된 안전장치 하나 없이 돌을 나르고 담을 쌓는가 하면, 폭포수를 맞으며 벽에 통나무를 박아 넣고, 대못을 잡은 동료의 손 위로 망치질을 하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담겨있다.
그뿐만 아니라 목까지 물에 잠기는 개천에선 이른바 인간 다리가 만들어졌다.
군인들 어깨에 나무판자를 올려 다리를 만들면 다른 군인들이 밟고 지나가며 공사 자재를 옮기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강조되는 건 어김없이 속도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이 바다를 메우라고 하면 바다를 메우고, 산을 떠 옮기라고 하면 산을 떠 옮겨야 합니다. 대비약, 대혁신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켜 건설에서 조선속도를 창조하여야 합니다."]
2016년 열린 7차 당대회는 새로운 속도전의 탄생을 알렸다. 바로 ‘만리마 속도’다.
천리마보다도 열 배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라는 의미의 만리마 속도.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만리마 시대가 열렸다고 선포하면서 만리마는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속도전 구호로 자리매김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6년 5월 :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로운 조선 속도를 창조하며 10년을 1년으로 주름잡아 내달리는 만리마 시대를 열어놓았습니다."]
만리마 속도전의 대표 상징물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평양 려명거리다.
[조선중앙TV : "만리마 속도 창조의 자랑찬 증견자, 만리마 속도 창조의 고향 려명거리!"]
북한 매체는 최근 천리마 운동을 다시 강조하며 ‘평양 속도’와 같은 속도전 구호를 끊임없이 등장시키고 있다.
북한의 근로자들 역시 천리마 운동 다시 배우기가 한창이다.
[김주송/김정숙제사공장 조사공 : "천리마 작업반을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의 한결같은 심정입니다."]
[리효영/룡성 기계연합기업소 노동자 : "수령님께서 바라시는 일이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기어이 해내야 하는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충실성의 전통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북한식 속도전의 이면에는 주민 사상 교양이라는 목적이 뒤따른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천리마 운동 기본 구호가 뭐냐면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이런 구호에요. 그래서 한 개 작업반이 한사람처럼 묶어서 사상 개조를 해서 그 사람이 정말 당을 위해 일하게끔 이게 바로 천리마 운동이에요."]
결국 대북제재와 국경봉쇄가 이어지는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의 속도전을 다시 강조하면서 주민 결속을 끌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집권 10년이 고난의 행군 수준으로 경제위기거든요. 대북제재, 코로나, 경제정책 실패로 인해서 김정은 체제가 설정했던 모든 목표들이 미달이 됐어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해놨기 때문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노력동원하고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은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 과정에서 물질적인 보상 제도도 시행하기로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훈 북한 내각 부총리는 5월 21일 노동신문을 통해 건설장 일꾼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우승한 조에 대한 물질적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내부 경쟁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
북한 조선중앙TV도 최근 공사 현장에서 실적을 내는 근로자들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5월 23일 : "조선인민군 전리맥 소속부대의 한태성, 리경일, 김금혁 동무들은 매일 계획을 150% 이상 넘쳐 수행해서 부대가 앞서 나가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북한이 주민 결속이나 군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거 말고도 노동신문 보면 만세대 공사장에 모두 다 이름을 붙여 놨어요. 누구누구 이름부대 누구누구 부대 평양의 여단거리 이렇게 다 할당해서 강제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어요. 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인거죠."]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수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수령을 굳게 믿고 자력갱생을 높이 발휘할 때 위대한 승리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오늘의 새로운 평양 속도의 창조자들이 더욱 굳게 새겨 안는 진리입니다!"]
70년 전의 구호 ‘평양 속도’까지 부활 시켜 경제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북한.
고비 때마다 등장하는 북한식 속도전이 평양 만 세대 주택 연내 완공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단기간 안에 최상의 성과를 내는 북한의 건설 방식을 ‘속도전’이라고 하는데요.
저희 남북의창 자주 시청하시는 분들은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네, 최근 북한이 평양 만 세대 주택 건설 현장에서 ‘평양 속도’라는 구호를 꺼내 들었습니다.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에서 썼던 구호라고요?
그렇습니다. 공사 속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 이례적으로 성과급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는데요.
고비 때 마다 등장하는 북한의 속도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출근 준비에 바쁜 한 여성.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착용하고 평양시 만 세대 주택건설 현장에 도착했다.
원래 화초사업소에서 일하던 이 여성은 주택 건설 현장으로 일터를 옮겼다고 한다.
[리혜련/평양 화초사업소 노동자 : "그때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께서는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은 저와 같은 평양 수도 시민들을 위해서 우리 당이 벼르고 준비해 온 숙원 사업이라고 절절하게 연설하셨습니다."]
지난 3월,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의 대대적인 착공식을 연 북한 당국은 각계각층의 근로자들을 건설 현장에 대거 투입해 공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단기간,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북한식 속도전이 펼쳐진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핵심 구호는 ‘평양 속도’다.
[조선중앙TV : "여기는 새로운 ‘평양 속도’ 건설 신화 창조로 들끓는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입니다!"]
북한 매체는 착공 일주일 만에 기초굴착공사가 마무리됐고, 두 달 만에 콘크리트 작업에 돌입했다며 평양 속도전을 선전하고 있다.
‘평양 속도’는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평양을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등장한 경제 선동 구호이다.
북한 당국은 1950년대 속도전을 통해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평양시 건설자들의 헌신적인 투쟁에 의해 14분 만에 살림집 한 세대씩 조립하는 놀라운 속도가 창조됐으며 기적적인 이 건설 속도를 두고 사람들은 ‘평양 속도’라고 불렀습니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제가 인민학교 1학년 입학할 때 그 구호를 본 기억이 나요. 제가 그때 8살이었거든요. 그때 구호가 뭐냐면 미국놈들이 이 전쟁을 끝낼 당시 말한 게 100년이 지나도 평양이 복구가 안 될 것이라고 그랬는데 우리가 빨리 평양을 복구해야 된다. 이게 당 구호였어요."]
1950년대 후반엔 ‘천리마 운동’이 등장했다.
[北 기록영화 ‘한평생 인민들 속에서’ : "강선 제강소가 들끓으면 전국이 다 들끓게 됩니다. 천리마를 탄 기세로 달리자!"]
실제 이러한 속도전은 북한 공업 분야 성장률을 높이고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1990년대 중 후반 고난의 행군 당시 ‘강계정신’‘희천 속도’등을 내세우며 경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속도전에 주력했다.
당 창건 70주년이었던 2015년부터 본격적인 속도전 열풍이 일기 시작했고, 2016년 7차 당 대회를 앞두고는 북한 전역으로 속도전을 확산시켰다.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와 백두산영웅청년 발전소 등 대형 공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됐다.
당시 방영된 기록영화는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속도전식 건설에 얼마나 치중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그처럼 방대한 건설 공사를 인민군대를 내세워 짧은 기간에 해재낄 결심을 내리셨습니다."]
인민군 복장을 갖춘 북한 군인들이 제대로 된 안전장치 하나 없이 돌을 나르고 담을 쌓는가 하면, 폭포수를 맞으며 벽에 통나무를 박아 넣고, 대못을 잡은 동료의 손 위로 망치질을 하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담겨있다.
그뿐만 아니라 목까지 물에 잠기는 개천에선 이른바 인간 다리가 만들어졌다.
군인들 어깨에 나무판자를 올려 다리를 만들면 다른 군인들이 밟고 지나가며 공사 자재를 옮기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강조되는 건 어김없이 속도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이 바다를 메우라고 하면 바다를 메우고, 산을 떠 옮기라고 하면 산을 떠 옮겨야 합니다. 대비약, 대혁신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켜 건설에서 조선속도를 창조하여야 합니다."]
2016년 열린 7차 당대회는 새로운 속도전의 탄생을 알렸다. 바로 ‘만리마 속도’다.
천리마보다도 열 배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라는 의미의 만리마 속도.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만리마 시대가 열렸다고 선포하면서 만리마는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속도전 구호로 자리매김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6년 5월 :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로운 조선 속도를 창조하며 10년을 1년으로 주름잡아 내달리는 만리마 시대를 열어놓았습니다."]
만리마 속도전의 대표 상징물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평양 려명거리다.
[조선중앙TV : "만리마 속도 창조의 자랑찬 증견자, 만리마 속도 창조의 고향 려명거리!"]
북한 매체는 최근 천리마 운동을 다시 강조하며 ‘평양 속도’와 같은 속도전 구호를 끊임없이 등장시키고 있다.
북한의 근로자들 역시 천리마 운동 다시 배우기가 한창이다.
[김주송/김정숙제사공장 조사공 : "천리마 작업반을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의 한결같은 심정입니다."]
[리효영/룡성 기계연합기업소 노동자 : "수령님께서 바라시는 일이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기어이 해내야 하는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충실성의 전통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북한식 속도전의 이면에는 주민 사상 교양이라는 목적이 뒤따른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천리마 운동 기본 구호가 뭐냐면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이런 구호에요. 그래서 한 개 작업반이 한사람처럼 묶어서 사상 개조를 해서 그 사람이 정말 당을 위해 일하게끔 이게 바로 천리마 운동이에요."]
결국 대북제재와 국경봉쇄가 이어지는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의 속도전을 다시 강조하면서 주민 결속을 끌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집권 10년이 고난의 행군 수준으로 경제위기거든요. 대북제재, 코로나, 경제정책 실패로 인해서 김정은 체제가 설정했던 모든 목표들이 미달이 됐어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해놨기 때문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노력동원하고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은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 과정에서 물질적인 보상 제도도 시행하기로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훈 북한 내각 부총리는 5월 21일 노동신문을 통해 건설장 일꾼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우승한 조에 대한 물질적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내부 경쟁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
북한 조선중앙TV도 최근 공사 현장에서 실적을 내는 근로자들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5월 23일 : "조선인민군 전리맥 소속부대의 한태성, 리경일, 김금혁 동무들은 매일 계획을 150% 이상 넘쳐 수행해서 부대가 앞서 나가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북한이 주민 결속이나 군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거 말고도 노동신문 보면 만세대 공사장에 모두 다 이름을 붙여 놨어요. 누구누구 이름부대 누구누구 부대 평양의 여단거리 이렇게 다 할당해서 강제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어요. 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인거죠."]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수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수령을 굳게 믿고 자력갱생을 높이 발휘할 때 위대한 승리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오늘의 새로운 평양 속도의 창조자들이 더욱 굳게 새겨 안는 진리입니다!"]
70년 전의 구호 ‘평양 속도’까지 부활 시켜 경제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북한.
고비 때마다 등장하는 북한식 속도전이 평양 만 세대 주택 연내 완공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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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29 08:09:59
- 수정2021-05-29 08:33:36
[앵커]
최단기간 안에 최상의 성과를 내는 북한의 건설 방식을 ‘속도전’이라고 하는데요.
저희 남북의창 자주 시청하시는 분들은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네, 최근 북한이 평양 만 세대 주택 건설 현장에서 ‘평양 속도’라는 구호를 꺼내 들었습니다.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에서 썼던 구호라고요?
그렇습니다. 공사 속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 이례적으로 성과급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는데요.
고비 때 마다 등장하는 북한의 속도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출근 준비에 바쁜 한 여성.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착용하고 평양시 만 세대 주택건설 현장에 도착했다.
원래 화초사업소에서 일하던 이 여성은 주택 건설 현장으로 일터를 옮겼다고 한다.
[리혜련/평양 화초사업소 노동자 : "그때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께서는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은 저와 같은 평양 수도 시민들을 위해서 우리 당이 벼르고 준비해 온 숙원 사업이라고 절절하게 연설하셨습니다."]
지난 3월,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의 대대적인 착공식을 연 북한 당국은 각계각층의 근로자들을 건설 현장에 대거 투입해 공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단기간,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북한식 속도전이 펼쳐진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핵심 구호는 ‘평양 속도’다.
[조선중앙TV : "여기는 새로운 ‘평양 속도’ 건설 신화 창조로 들끓는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입니다!"]
북한 매체는 착공 일주일 만에 기초굴착공사가 마무리됐고, 두 달 만에 콘크리트 작업에 돌입했다며 평양 속도전을 선전하고 있다.
‘평양 속도’는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평양을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등장한 경제 선동 구호이다.
북한 당국은 1950년대 속도전을 통해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평양시 건설자들의 헌신적인 투쟁에 의해 14분 만에 살림집 한 세대씩 조립하는 놀라운 속도가 창조됐으며 기적적인 이 건설 속도를 두고 사람들은 ‘평양 속도’라고 불렀습니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제가 인민학교 1학년 입학할 때 그 구호를 본 기억이 나요. 제가 그때 8살이었거든요. 그때 구호가 뭐냐면 미국놈들이 이 전쟁을 끝낼 당시 말한 게 100년이 지나도 평양이 복구가 안 될 것이라고 그랬는데 우리가 빨리 평양을 복구해야 된다. 이게 당 구호였어요."]
1950년대 후반엔 ‘천리마 운동’이 등장했다.
[北 기록영화 ‘한평생 인민들 속에서’ : "강선 제강소가 들끓으면 전국이 다 들끓게 됩니다. 천리마를 탄 기세로 달리자!"]
실제 이러한 속도전은 북한 공업 분야 성장률을 높이고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1990년대 중 후반 고난의 행군 당시 ‘강계정신’‘희천 속도’등을 내세우며 경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속도전에 주력했다.
당 창건 70주년이었던 2015년부터 본격적인 속도전 열풍이 일기 시작했고, 2016년 7차 당 대회를 앞두고는 북한 전역으로 속도전을 확산시켰다.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와 백두산영웅청년 발전소 등 대형 공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됐다.
당시 방영된 기록영화는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속도전식 건설에 얼마나 치중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그처럼 방대한 건설 공사를 인민군대를 내세워 짧은 기간에 해재낄 결심을 내리셨습니다."]
인민군 복장을 갖춘 북한 군인들이 제대로 된 안전장치 하나 없이 돌을 나르고 담을 쌓는가 하면, 폭포수를 맞으며 벽에 통나무를 박아 넣고, 대못을 잡은 동료의 손 위로 망치질을 하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담겨있다.
그뿐만 아니라 목까지 물에 잠기는 개천에선 이른바 인간 다리가 만들어졌다.
군인들 어깨에 나무판자를 올려 다리를 만들면 다른 군인들이 밟고 지나가며 공사 자재를 옮기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강조되는 건 어김없이 속도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이 바다를 메우라고 하면 바다를 메우고, 산을 떠 옮기라고 하면 산을 떠 옮겨야 합니다. 대비약, 대혁신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켜 건설에서 조선속도를 창조하여야 합니다."]
2016년 열린 7차 당대회는 새로운 속도전의 탄생을 알렸다. 바로 ‘만리마 속도’다.
천리마보다도 열 배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라는 의미의 만리마 속도.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만리마 시대가 열렸다고 선포하면서 만리마는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속도전 구호로 자리매김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6년 5월 :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로운 조선 속도를 창조하며 10년을 1년으로 주름잡아 내달리는 만리마 시대를 열어놓았습니다."]
만리마 속도전의 대표 상징물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평양 려명거리다.
[조선중앙TV : "만리마 속도 창조의 자랑찬 증견자, 만리마 속도 창조의 고향 려명거리!"]
북한 매체는 최근 천리마 운동을 다시 강조하며 ‘평양 속도’와 같은 속도전 구호를 끊임없이 등장시키고 있다.
북한의 근로자들 역시 천리마 운동 다시 배우기가 한창이다.
[김주송/김정숙제사공장 조사공 : "천리마 작업반을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의 한결같은 심정입니다."]
[리효영/룡성 기계연합기업소 노동자 : "수령님께서 바라시는 일이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기어이 해내야 하는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충실성의 전통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북한식 속도전의 이면에는 주민 사상 교양이라는 목적이 뒤따른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천리마 운동 기본 구호가 뭐냐면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이런 구호에요. 그래서 한 개 작업반이 한사람처럼 묶어서 사상 개조를 해서 그 사람이 정말 당을 위해 일하게끔 이게 바로 천리마 운동이에요."]
결국 대북제재와 국경봉쇄가 이어지는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의 속도전을 다시 강조하면서 주민 결속을 끌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집권 10년이 고난의 행군 수준으로 경제위기거든요. 대북제재, 코로나, 경제정책 실패로 인해서 김정은 체제가 설정했던 모든 목표들이 미달이 됐어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해놨기 때문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노력동원하고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은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 과정에서 물질적인 보상 제도도 시행하기로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훈 북한 내각 부총리는 5월 21일 노동신문을 통해 건설장 일꾼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우승한 조에 대한 물질적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내부 경쟁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
북한 조선중앙TV도 최근 공사 현장에서 실적을 내는 근로자들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5월 23일 : "조선인민군 전리맥 소속부대의 한태성, 리경일, 김금혁 동무들은 매일 계획을 150% 이상 넘쳐 수행해서 부대가 앞서 나가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북한이 주민 결속이나 군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거 말고도 노동신문 보면 만세대 공사장에 모두 다 이름을 붙여 놨어요. 누구누구 이름부대 누구누구 부대 평양의 여단거리 이렇게 다 할당해서 강제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어요. 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인거죠."]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수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수령을 굳게 믿고 자력갱생을 높이 발휘할 때 위대한 승리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오늘의 새로운 평양 속도의 창조자들이 더욱 굳게 새겨 안는 진리입니다!"]
70년 전의 구호 ‘평양 속도’까지 부활 시켜 경제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북한.
고비 때마다 등장하는 북한식 속도전이 평양 만 세대 주택 연내 완공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단기간 안에 최상의 성과를 내는 북한의 건설 방식을 ‘속도전’이라고 하는데요.
저희 남북의창 자주 시청하시는 분들은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네, 최근 북한이 평양 만 세대 주택 건설 현장에서 ‘평양 속도’라는 구호를 꺼내 들었습니다.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에서 썼던 구호라고요?
그렇습니다. 공사 속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 이례적으로 성과급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는데요.
고비 때 마다 등장하는 북한의 속도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출근 준비에 바쁜 한 여성.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착용하고 평양시 만 세대 주택건설 현장에 도착했다.
원래 화초사업소에서 일하던 이 여성은 주택 건설 현장으로 일터를 옮겼다고 한다.
[리혜련/평양 화초사업소 노동자 : "그때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께서는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은 저와 같은 평양 수도 시민들을 위해서 우리 당이 벼르고 준비해 온 숙원 사업이라고 절절하게 연설하셨습니다."]
지난 3월,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의 대대적인 착공식을 연 북한 당국은 각계각층의 근로자들을 건설 현장에 대거 투입해 공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단기간,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북한식 속도전이 펼쳐진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핵심 구호는 ‘평양 속도’다.
[조선중앙TV : "여기는 새로운 ‘평양 속도’ 건설 신화 창조로 들끓는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입니다!"]
북한 매체는 착공 일주일 만에 기초굴착공사가 마무리됐고, 두 달 만에 콘크리트 작업에 돌입했다며 평양 속도전을 선전하고 있다.
‘평양 속도’는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평양을 빠르게 복구하기 위해 등장한 경제 선동 구호이다.
북한 당국은 1950년대 속도전을 통해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평양시 건설자들의 헌신적인 투쟁에 의해 14분 만에 살림집 한 세대씩 조립하는 놀라운 속도가 창조됐으며 기적적인 이 건설 속도를 두고 사람들은 ‘평양 속도’라고 불렀습니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제가 인민학교 1학년 입학할 때 그 구호를 본 기억이 나요. 제가 그때 8살이었거든요. 그때 구호가 뭐냐면 미국놈들이 이 전쟁을 끝낼 당시 말한 게 100년이 지나도 평양이 복구가 안 될 것이라고 그랬는데 우리가 빨리 평양을 복구해야 된다. 이게 당 구호였어요."]
1950년대 후반엔 ‘천리마 운동’이 등장했다.
[北 기록영화 ‘한평생 인민들 속에서’ : "강선 제강소가 들끓으면 전국이 다 들끓게 됩니다. 천리마를 탄 기세로 달리자!"]
실제 이러한 속도전은 북한 공업 분야 성장률을 높이고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1990년대 중 후반 고난의 행군 당시 ‘강계정신’‘희천 속도’등을 내세우며 경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속도전에 주력했다.
당 창건 70주년이었던 2015년부터 본격적인 속도전 열풍이 일기 시작했고, 2016년 7차 당 대회를 앞두고는 북한 전역으로 속도전을 확산시켰다.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와 백두산영웅청년 발전소 등 대형 공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됐다.
당시 방영된 기록영화는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속도전식 건설에 얼마나 치중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그처럼 방대한 건설 공사를 인민군대를 내세워 짧은 기간에 해재낄 결심을 내리셨습니다."]
인민군 복장을 갖춘 북한 군인들이 제대로 된 안전장치 하나 없이 돌을 나르고 담을 쌓는가 하면, 폭포수를 맞으며 벽에 통나무를 박아 넣고, 대못을 잡은 동료의 손 위로 망치질을 하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담겨있다.
그뿐만 아니라 목까지 물에 잠기는 개천에선 이른바 인간 다리가 만들어졌다.
군인들 어깨에 나무판자를 올려 다리를 만들면 다른 군인들이 밟고 지나가며 공사 자재를 옮기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강조되는 건 어김없이 속도였다.
[北 기록영화 ‘인민군대를 인민의 행복한 창조자로 이끌어 주시어’ :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이 바다를 메우라고 하면 바다를 메우고, 산을 떠 옮기라고 하면 산을 떠 옮겨야 합니다. 대비약, 대혁신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켜 건설에서 조선속도를 창조하여야 합니다."]
2016년 열린 7차 당대회는 새로운 속도전의 탄생을 알렸다. 바로 ‘만리마 속도’다.
천리마보다도 열 배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라는 의미의 만리마 속도.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만리마 시대가 열렸다고 선포하면서 만리마는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속도전 구호로 자리매김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6년 5월 :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로운 조선 속도를 창조하며 10년을 1년으로 주름잡아 내달리는 만리마 시대를 열어놓았습니다."]
만리마 속도전의 대표 상징물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평양 려명거리다.
[조선중앙TV : "만리마 속도 창조의 자랑찬 증견자, 만리마 속도 창조의 고향 려명거리!"]
북한 매체는 최근 천리마 운동을 다시 강조하며 ‘평양 속도’와 같은 속도전 구호를 끊임없이 등장시키고 있다.
북한의 근로자들 역시 천리마 운동 다시 배우기가 한창이다.
[김주송/김정숙제사공장 조사공 : "천리마 작업반을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의 한결같은 심정입니다."]
[리효영/룡성 기계연합기업소 노동자 : "수령님께서 바라시는 일이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기어이 해내야 하는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충실성의 전통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북한식 속도전의 이면에는 주민 사상 교양이라는 목적이 뒤따른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김순영/2018년 탈북 : "천리마 운동 기본 구호가 뭐냐면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이런 구호에요. 그래서 한 개 작업반이 한사람처럼 묶어서 사상 개조를 해서 그 사람이 정말 당을 위해 일하게끔 이게 바로 천리마 운동이에요."]
결국 대북제재와 국경봉쇄가 이어지는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 1950년대 전후 복구 과정의 속도전을 다시 강조하면서 주민 결속을 끌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집권 10년이 고난의 행군 수준으로 경제위기거든요. 대북제재, 코로나, 경제정책 실패로 인해서 김정은 체제가 설정했던 모든 목표들이 미달이 됐어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해놨기 때문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노력동원하고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은 평양시 만 세대 주택 건설 과정에서 물질적인 보상 제도도 시행하기로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훈 북한 내각 부총리는 5월 21일 노동신문을 통해 건설장 일꾼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우승한 조에 대한 물질적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내부 경쟁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
북한 조선중앙TV도 최근 공사 현장에서 실적을 내는 근로자들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5월 23일 : "조선인민군 전리맥 소속부대의 한태성, 리경일, 김금혁 동무들은 매일 계획을 150% 이상 넘쳐 수행해서 부대가 앞서 나가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북한이 주민 결속이나 군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거 말고도 노동신문 보면 만세대 공사장에 모두 다 이름을 붙여 놨어요. 누구누구 이름부대 누구누구 부대 평양의 여단거리 이렇게 다 할당해서 강제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어요. 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인거죠."]
[조선중앙TV 특집 ‘평양 속도’ : "수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수령을 굳게 믿고 자력갱생을 높이 발휘할 때 위대한 승리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오늘의 새로운 평양 속도의 창조자들이 더욱 굳게 새겨 안는 진리입니다!"]
70년 전의 구호 ‘평양 속도’까지 부활 시켜 경제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북한.
고비 때마다 등장하는 북한식 속도전이 평양 만 세대 주택 연내 완공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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