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매일 고통”…분당 택시기사 살인사건 유족은 지금
입력 2021.06.07 (19:13)
수정 2021.06.0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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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년째 택시를 몰며 가족을 부양했던 한 가장이, '묻지마 범죄'로 숨졌습니다.
지난달 14일 일어난 이 사건은 살인, 칼부림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과 함께 일명 '분당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가족들,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갈매기 진짜 많다, 여기!"]
손주를 끔찍이도 아끼던 할아버지였습니다.
택시 운전만 30년째, 성실하게 가족을 부양했던 69살 이 모 씨는 사건이 난 당일도 저녁 택시 영업 중이었습니다.
[KBS 뉴스/5월 15일 아침 : "운행 중인 택시에 탄 승객이 흉기를 휘둘러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버지의 숨이 멎은 날, 가족들의 시간도 함께 멈췄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그냥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것 같아서…. 현관문 소리를 들으면 아버지가 들어오실 것 같은데, 이제 아버지가 없으니까…."]
갑자기 눈물을 흘리거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처참했던 마지막 모습은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저희가 아버지 흉터 있는 데를 다 봤잖아요. 그 (돌아가신) 과정이 상상되니까 그게 너무 고통스러운 거예요."]
악성 댓글도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 팝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정신병력 내세우고 사람 죽였는데, 얘(가해자)는 너희들이 아무리 애써도 집행유예다.' 이런 댓글도 봤어요."]
경찰이 제공한 심리상담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상담해주시는 분이 '어머, 어머 그런 일 겪으셔서 어떡하냐'고…. '너네한테 이런 것 했어'하는 과시용밖에 안 되는 거잖아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간절히 원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국민 청원을 올린 뒤 직접 알리는 일뿐입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이게 사실 어떻게 힘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냥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까…."]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유족 심리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합니다.
[김태경/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가족을 살인으로 잃은 만큼의 벌이, 가해자에게 내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사회가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고요."]
또 사건 직후 4주에서 8주 안에, 전담자를 지정해 1:1로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유지영
30년째 택시를 몰며 가족을 부양했던 한 가장이, '묻지마 범죄'로 숨졌습니다.
지난달 14일 일어난 이 사건은 살인, 칼부림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과 함께 일명 '분당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가족들,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갈매기 진짜 많다, 여기!"]
손주를 끔찍이도 아끼던 할아버지였습니다.
택시 운전만 30년째, 성실하게 가족을 부양했던 69살 이 모 씨는 사건이 난 당일도 저녁 택시 영업 중이었습니다.
[KBS 뉴스/5월 15일 아침 : "운행 중인 택시에 탄 승객이 흉기를 휘둘러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버지의 숨이 멎은 날, 가족들의 시간도 함께 멈췄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그냥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것 같아서…. 현관문 소리를 들으면 아버지가 들어오실 것 같은데, 이제 아버지가 없으니까…."]
갑자기 눈물을 흘리거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처참했던 마지막 모습은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저희가 아버지 흉터 있는 데를 다 봤잖아요. 그 (돌아가신) 과정이 상상되니까 그게 너무 고통스러운 거예요."]
악성 댓글도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 팝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정신병력 내세우고 사람 죽였는데, 얘(가해자)는 너희들이 아무리 애써도 집행유예다.' 이런 댓글도 봤어요."]
경찰이 제공한 심리상담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상담해주시는 분이 '어머, 어머 그런 일 겪으셔서 어떡하냐'고…. '너네한테 이런 것 했어'하는 과시용밖에 안 되는 거잖아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간절히 원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국민 청원을 올린 뒤 직접 알리는 일뿐입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이게 사실 어떻게 힘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냥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까…."]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유족 심리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합니다.
[김태경/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가족을 살인으로 잃은 만큼의 벌이, 가해자에게 내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사회가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고요."]
또 사건 직후 4주에서 8주 안에, 전담자를 지정해 1:1로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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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6-07 19:13:10
- 수정2021-06-07 19:20:42
[앵커]
30년째 택시를 몰며 가족을 부양했던 한 가장이, '묻지마 범죄'로 숨졌습니다.
지난달 14일 일어난 이 사건은 살인, 칼부림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과 함께 일명 '분당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가족들,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갈매기 진짜 많다, 여기!"]
손주를 끔찍이도 아끼던 할아버지였습니다.
택시 운전만 30년째, 성실하게 가족을 부양했던 69살 이 모 씨는 사건이 난 당일도 저녁 택시 영업 중이었습니다.
[KBS 뉴스/5월 15일 아침 : "운행 중인 택시에 탄 승객이 흉기를 휘둘러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버지의 숨이 멎은 날, 가족들의 시간도 함께 멈췄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그냥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것 같아서…. 현관문 소리를 들으면 아버지가 들어오실 것 같은데, 이제 아버지가 없으니까…."]
갑자기 눈물을 흘리거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처참했던 마지막 모습은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저희가 아버지 흉터 있는 데를 다 봤잖아요. 그 (돌아가신) 과정이 상상되니까 그게 너무 고통스러운 거예요."]
악성 댓글도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 팝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정신병력 내세우고 사람 죽였는데, 얘(가해자)는 너희들이 아무리 애써도 집행유예다.' 이런 댓글도 봤어요."]
경찰이 제공한 심리상담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상담해주시는 분이 '어머, 어머 그런 일 겪으셔서 어떡하냐'고…. '너네한테 이런 것 했어'하는 과시용밖에 안 되는 거잖아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간절히 원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국민 청원을 올린 뒤 직접 알리는 일뿐입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이게 사실 어떻게 힘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냥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까…."]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유족 심리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합니다.
[김태경/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가족을 살인으로 잃은 만큼의 벌이, 가해자에게 내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사회가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고요."]
또 사건 직후 4주에서 8주 안에, 전담자를 지정해 1:1로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유지영
30년째 택시를 몰며 가족을 부양했던 한 가장이, '묻지마 범죄'로 숨졌습니다.
지난달 14일 일어난 이 사건은 살인, 칼부림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과 함께 일명 '분당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가족들,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갈매기 진짜 많다, 여기!"]
손주를 끔찍이도 아끼던 할아버지였습니다.
택시 운전만 30년째, 성실하게 가족을 부양했던 69살 이 모 씨는 사건이 난 당일도 저녁 택시 영업 중이었습니다.
[KBS 뉴스/5월 15일 아침 : "운행 중인 택시에 탄 승객이 흉기를 휘둘러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버지의 숨이 멎은 날, 가족들의 시간도 함께 멈췄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그냥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것 같아서…. 현관문 소리를 들으면 아버지가 들어오실 것 같은데, 이제 아버지가 없으니까…."]
갑자기 눈물을 흘리거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처참했던 마지막 모습은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저희가 아버지 흉터 있는 데를 다 봤잖아요. 그 (돌아가신) 과정이 상상되니까 그게 너무 고통스러운 거예요."]
악성 댓글도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 팝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정신병력 내세우고 사람 죽였는데, 얘(가해자)는 너희들이 아무리 애써도 집행유예다.' 이런 댓글도 봤어요."]
경찰이 제공한 심리상담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상담해주시는 분이 '어머, 어머 그런 일 겪으셔서 어떡하냐'고…. '너네한테 이런 것 했어'하는 과시용밖에 안 되는 거잖아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간절히 원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국민 청원을 올린 뒤 직접 알리는 일뿐입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이게 사실 어떻게 힘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냥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까…."]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유족 심리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합니다.
[김태경/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가족을 살인으로 잃은 만큼의 벌이, 가해자에게 내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사회가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고요."]
또 사건 직후 4주에서 8주 안에, 전담자를 지정해 1:1로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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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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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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