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같은 인간” 이상돈 퇴출 시도한 MB 국정원

입력 2021.06.08 (21:25) 수정 2021.06.0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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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주요 인사들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 전해드렸습니다.

KBS는 국정원이 정부에 비판적인 이상돈 당시 중앙대 교수를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송락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명박 정부 때 앞장서 4대강 사업에 반대했던 이상돈 당시 중앙대 교수.

[이상돈/당시 중앙대 교수/2009년 10월 : "하천 본류에다가 30km, 20km마다 주렁주렁 댐을 세운다는 것은 하천 관리에서 역사적으로 없던 일입니다."]

학교 안팎에서 원색적인 비난에 시달려 왔는데, 그 배후에는 국정원이 있었습니다.

시민단체가 정보 공개를 청구해 국정원이 내놓은 당시 내부 문건입니다.

트위터를 활용한 여론전을 폈다는데, 대상에 이상돈 교수가 명시돼 있습니다.

당시 트위터에는 '박쥐 같은 인간', '공천을 받지 못하니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는 글이 게시됐습니다.

이상돈 교수의 홈페이지와 이메일에도 비방 글이 쏟아졌는데,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글을 유포한 것이었습니다.

각개 격파식 집중공략을 하면 위축돼 대정부 비판에 용기가 떨어질 거라는 원세훈 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압박은 온라인에만 그치진 않았습니다.

보수 단체가 대학과 집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학교 측엔 재임용하지 말라고 압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상돈/당시 중앙대 교수 : "국정원이 그런 것 하라는 기관이 아니지 않습니까? 공작의 수준과 하는 행태가 너무나 저질적이고 유치하지 않습니까?"]

국정원은 당사자가 청구하면 일부 사찰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삭제해서 실체 규명은 어렵습니다.

[김남주/내놔라내파일 변호사 : "(사찰 자료를) 특정하라고 요구하거든요,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비밀 정보기관이 나를 사찰한 내용이 어떤 제목으로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국정원은 내일(9일) 국회 정보위에 18대 국회의원 사찰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합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 황종원/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강민수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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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쥐 같은 인간” 이상돈 퇴출 시도한 MB 국정원
    • 입력 2021-06-08 21:25:40
    • 수정2021-06-08 22: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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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주요 인사들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 전해드렸습니다.

KBS는 국정원이 정부에 비판적인 이상돈 당시 중앙대 교수를 조직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송락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명박 정부 때 앞장서 4대강 사업에 반대했던 이상돈 당시 중앙대 교수.

[이상돈/당시 중앙대 교수/2009년 10월 : "하천 본류에다가 30km, 20km마다 주렁주렁 댐을 세운다는 것은 하천 관리에서 역사적으로 없던 일입니다."]

학교 안팎에서 원색적인 비난에 시달려 왔는데, 그 배후에는 국정원이 있었습니다.

시민단체가 정보 공개를 청구해 국정원이 내놓은 당시 내부 문건입니다.

트위터를 활용한 여론전을 폈다는데, 대상에 이상돈 교수가 명시돼 있습니다.

당시 트위터에는 '박쥐 같은 인간', '공천을 받지 못하니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는 글이 게시됐습니다.

이상돈 교수의 홈페이지와 이메일에도 비방 글이 쏟아졌는데,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글을 유포한 것이었습니다.

각개 격파식 집중공략을 하면 위축돼 대정부 비판에 용기가 떨어질 거라는 원세훈 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압박은 온라인에만 그치진 않았습니다.

보수 단체가 대학과 집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학교 측엔 재임용하지 말라고 압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상돈/당시 중앙대 교수 : "국정원이 그런 것 하라는 기관이 아니지 않습니까? 공작의 수준과 하는 행태가 너무나 저질적이고 유치하지 않습니까?"]

국정원은 당사자가 청구하면 일부 사찰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삭제해서 실체 규명은 어렵습니다.

[김남주/내놔라내파일 변호사 : "(사찰 자료를) 특정하라고 요구하거든요,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비밀 정보기관이 나를 사찰한 내용이 어떤 제목으로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국정원은 내일(9일) 국회 정보위에 18대 국회의원 사찰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합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 황종원/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강민수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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