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문화 유산 속으로 들어 온 ‘창비’

입력 2021.06.10 (19:41) 수정 2021.06.1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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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은 벽돌 건물, 1927년 일제강점기 때 지은 부산 최초의 개인병원, 옛 백제병원입니다.

폐업 후에는 일본 장교 숙소와 부산치안사령부, 중화민국 임시 대사관으로 역사의 곡절 따라 명패를 바꿔 달았습니다.

2012년 최초로 부산시 근대건조물로 지정됐고, 2014년에는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근대문화유산입니다.

이곳 옛 백제병원 건물에 한국문학을 이끈 계간지 창작과 비평의 출판사 창비가 독자들을 위한 공간 '창비 부산'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책을 출판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부산 독자들에게 독서를 통한 새로운 소통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왜 창비는 부산 근대부산문화유산속으로 들어왔을까요?

또 이 공간은 어떻게 거듭날까요?

문화톡톡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 2층에 자리 잡은 '창비 부산'.

낡은 건물 내부는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상처 난 문짝조차 바꾸지 않고 조심스레 시를 집어넣었습니다.

1972년 화재로 탄 서까래도 철거하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했습니다.

역사를 품은 건물의 탈바꿈은 이용객에게 현대식 도서관보다 더 편안하고, 독서의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더 하는 여백을 던져 줍니다.

[김정희/부산시 동구 : "지금 현재 여기 이 공간에서 느끼는 우리의 감정이나 우리의 생각이나 이런 분위기나 이런 것들이 진짜 문화지 않나. 이걸 즐길 수 있는 게 문화의 힘이지 않나? 그래서 이 공간을 앞으로도 좀 더 많이 이용하자는 생각을 했고."]

철저히 비상업적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창비 부산'.

국내 대표 출판사는 왜 이곳을 택했을까?

[이교성/창비 부산 대표 : "책이라는 것이 조용하게 혼자 읽을 수 있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었고요. 그런 부분에서 원도심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부분들 그다음에 원도심이라는 부분을 통해서 책과 함께 결합 시키는 부분들이 훨씬 더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들이 직접 쓴 그림과 원고, 그리고 작가들이 직접 사용한 집필 도구들로 꾸며진 작가의 방에서 독자는 작가를 더 가까이 느낍니다.

독자와 작가들이 만나 대화하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장류진, 신경숙, 김금희, 김유담 소설가가 차례로 창비 부산을 찾습니다.

["실제로 독자들을 만나고 작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독자들 같은 경우는 작가들 모습을 좀 보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고, 모여서 그 공간에서 책을 가지고 토론을 하고 싶은 욕구를 말씀하셨어요."]

디지털 시대, 출판사는 '독자'를 만나기 위해 '역사'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역사와 책, 독자가 함께하는 이 공간을 매개로, 책이 부산 시민 속으로 얼마나 더 가까이 다가갈 지 기대됩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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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0 19:41:25
    • 수정2021-06-10 19:52:06
    뉴스7(부산)
세월의 무게가 내려앉은 벽돌 건물, 1927년 일제강점기 때 지은 부산 최초의 개인병원, 옛 백제병원입니다.

폐업 후에는 일본 장교 숙소와 부산치안사령부, 중화민국 임시 대사관으로 역사의 곡절 따라 명패를 바꿔 달았습니다.

2012년 최초로 부산시 근대건조물로 지정됐고, 2014년에는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근대문화유산입니다.

이곳 옛 백제병원 건물에 한국문학을 이끈 계간지 창작과 비평의 출판사 창비가 독자들을 위한 공간 '창비 부산'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책을 출판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부산 독자들에게 독서를 통한 새로운 소통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왜 창비는 부산 근대부산문화유산속으로 들어왔을까요?

또 이 공간은 어떻게 거듭날까요?

문화톡톡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 2층에 자리 잡은 '창비 부산'.

낡은 건물 내부는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상처 난 문짝조차 바꾸지 않고 조심스레 시를 집어넣었습니다.

1972년 화재로 탄 서까래도 철거하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했습니다.

역사를 품은 건물의 탈바꿈은 이용객에게 현대식 도서관보다 더 편안하고, 독서의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더 하는 여백을 던져 줍니다.

[김정희/부산시 동구 : "지금 현재 여기 이 공간에서 느끼는 우리의 감정이나 우리의 생각이나 이런 분위기나 이런 것들이 진짜 문화지 않나. 이걸 즐길 수 있는 게 문화의 힘이지 않나? 그래서 이 공간을 앞으로도 좀 더 많이 이용하자는 생각을 했고."]

철저히 비상업적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창비 부산'.

국내 대표 출판사는 왜 이곳을 택했을까?

[이교성/창비 부산 대표 : "책이라는 것이 조용하게 혼자 읽을 수 있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었고요. 그런 부분에서 원도심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부분들 그다음에 원도심이라는 부분을 통해서 책과 함께 결합 시키는 부분들이 훨씬 더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들이 직접 쓴 그림과 원고, 그리고 작가들이 직접 사용한 집필 도구들로 꾸며진 작가의 방에서 독자는 작가를 더 가까이 느낍니다.

독자와 작가들이 만나 대화하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장류진, 신경숙, 김금희, 김유담 소설가가 차례로 창비 부산을 찾습니다.

["실제로 독자들을 만나고 작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독자들 같은 경우는 작가들 모습을 좀 보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고, 모여서 그 공간에서 책을 가지고 토론을 하고 싶은 욕구를 말씀하셨어요."]

디지털 시대, 출판사는 '독자'를 만나기 위해 '역사'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역사와 책, 독자가 함께하는 이 공간을 매개로, 책이 부산 시민 속으로 얼마나 더 가까이 다가갈 지 기대됩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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