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구조에 층층이 쌓은 물품…왜 불에 취약한가
입력 2021.06.18 (21:09)
수정 2021.06.1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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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난 물류센터는 경기도 이천에 있습니다.
지난해 이천시에 새로 들어선 물류센터는 57개나 됩니다.
해마다 전국에는 3백 개 안팎의 물류센터가 새로 생기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지난해에는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화재도 같이 늘었는데, 특히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4월엔 경기 군포와 이천 물류센터에 큰 불이 나서 22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38명이 숨졌습니다.
불과 석 달 뒤 용인 물류센터에서도 13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물류센터가 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 전문가와 현장 노동자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공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번에 불을 키운 건 층과 층 사이의 바닥 구조물이었습니다.
각 층의 천장이자 바닥은 이른바 'PC구조물'이었습니다.
겉은 콘크리트지만, 그 사이에 스티로폼이 차 있습니다.
강한 화염을 쬐면, 콘크리트 안의 스티로폼은 유독가스를 뿜으며 녹아서 흐르고, 이게 다시 불을 키웁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바닥에서 난 불이 천장에 갈 때, 스티로폼이 구멍 사이로 녹아 가지고 떨어지면서, 이게 연료예요.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거예요. 현장에서 펑펑 소리 났다고 그랬잖아요."]
탁 트인 구조인데다, 물류센터 곳곳에 설치된 환기 장치는 화재 진압에는 오히려 방해가 됐습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공기 유동'이 아주 좋았대요. 곳곳에 선풍기부터 해서 환기장치가… 소방대원님들이 상당히 힘들었다, 여기저기 불이 펑펑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끄면 살아나고 하는 게."]
많은 물품이 들어왔다 나가다 보니 작업장에 항상 먼지가 많았고, 누전과 합선 위험이 있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한민/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 지부장 : "(그곳에) 먼지가 콘센트에 많이 쌓여 있어요. 그것을 오래 있다 보니까 먼지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고. 거기서 불꽃이 튀면 진짜 화재가 날 수 있겠다…"]
관리자들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 불이 나면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모 씨/쿠팡 덕평물류센터 2년 근무/음성변조 : "문제는 저희는 아무런 연락 수단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목소리로, 큰 소리로 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쿠팡은 화재가 난지 32시간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최석규 조창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 제작:김현갑
불이 난 물류센터는 경기도 이천에 있습니다.
지난해 이천시에 새로 들어선 물류센터는 57개나 됩니다.
해마다 전국에는 3백 개 안팎의 물류센터가 새로 생기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지난해에는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화재도 같이 늘었는데, 특히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4월엔 경기 군포와 이천 물류센터에 큰 불이 나서 22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38명이 숨졌습니다.
불과 석 달 뒤 용인 물류센터에서도 13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물류센터가 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 전문가와 현장 노동자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공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번에 불을 키운 건 층과 층 사이의 바닥 구조물이었습니다.
각 층의 천장이자 바닥은 이른바 'PC구조물'이었습니다.
겉은 콘크리트지만, 그 사이에 스티로폼이 차 있습니다.
강한 화염을 쬐면, 콘크리트 안의 스티로폼은 유독가스를 뿜으며 녹아서 흐르고, 이게 다시 불을 키웁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바닥에서 난 불이 천장에 갈 때, 스티로폼이 구멍 사이로 녹아 가지고 떨어지면서, 이게 연료예요.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거예요. 현장에서 펑펑 소리 났다고 그랬잖아요."]
탁 트인 구조인데다, 물류센터 곳곳에 설치된 환기 장치는 화재 진압에는 오히려 방해가 됐습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공기 유동'이 아주 좋았대요. 곳곳에 선풍기부터 해서 환기장치가… 소방대원님들이 상당히 힘들었다, 여기저기 불이 펑펑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끄면 살아나고 하는 게."]
많은 물품이 들어왔다 나가다 보니 작업장에 항상 먼지가 많았고, 누전과 합선 위험이 있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한민/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 지부장 : "(그곳에) 먼지가 콘센트에 많이 쌓여 있어요. 그것을 오래 있다 보니까 먼지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고. 거기서 불꽃이 튀면 진짜 화재가 날 수 있겠다…"]
관리자들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 불이 나면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모 씨/쿠팡 덕평물류센터 2년 근무/음성변조 : "문제는 저희는 아무런 연락 수단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목소리로, 큰 소리로 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쿠팡은 화재가 난지 32시간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최석규 조창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 제작: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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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1-06-18 22: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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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난 물류센터는 경기도 이천에 있습니다.
지난해 이천시에 새로 들어선 물류센터는 57개나 됩니다.
해마다 전국에는 3백 개 안팎의 물류센터가 새로 생기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지난해에는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화재도 같이 늘었는데, 특히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4월엔 경기 군포와 이천 물류센터에 큰 불이 나서 22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38명이 숨졌습니다.
불과 석 달 뒤 용인 물류센터에서도 13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물류센터가 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 전문가와 현장 노동자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공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번에 불을 키운 건 층과 층 사이의 바닥 구조물이었습니다.
각 층의 천장이자 바닥은 이른바 'PC구조물'이었습니다.
겉은 콘크리트지만, 그 사이에 스티로폼이 차 있습니다.
강한 화염을 쬐면, 콘크리트 안의 스티로폼은 유독가스를 뿜으며 녹아서 흐르고, 이게 다시 불을 키웁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바닥에서 난 불이 천장에 갈 때, 스티로폼이 구멍 사이로 녹아 가지고 떨어지면서, 이게 연료예요.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거예요. 현장에서 펑펑 소리 났다고 그랬잖아요."]
탁 트인 구조인데다, 물류센터 곳곳에 설치된 환기 장치는 화재 진압에는 오히려 방해가 됐습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공기 유동'이 아주 좋았대요. 곳곳에 선풍기부터 해서 환기장치가… 소방대원님들이 상당히 힘들었다, 여기저기 불이 펑펑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끄면 살아나고 하는 게."]
많은 물품이 들어왔다 나가다 보니 작업장에 항상 먼지가 많았고, 누전과 합선 위험이 있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한민/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 지부장 : "(그곳에) 먼지가 콘센트에 많이 쌓여 있어요. 그것을 오래 있다 보니까 먼지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고. 거기서 불꽃이 튀면 진짜 화재가 날 수 있겠다…"]
관리자들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 불이 나면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모 씨/쿠팡 덕평물류센터 2년 근무/음성변조 : "문제는 저희는 아무런 연락 수단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목소리로, 큰 소리로 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쿠팡은 화재가 난지 32시간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최석규 조창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 제작:김현갑
불이 난 물류센터는 경기도 이천에 있습니다.
지난해 이천시에 새로 들어선 물류센터는 57개나 됩니다.
해마다 전국에는 3백 개 안팎의 물류센터가 새로 생기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지난해에는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화재도 같이 늘었는데, 특히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4월엔 경기 군포와 이천 물류센터에 큰 불이 나서 22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38명이 숨졌습니다.
불과 석 달 뒤 용인 물류센터에서도 13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물류센터가 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 전문가와 현장 노동자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공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번에 불을 키운 건 층과 층 사이의 바닥 구조물이었습니다.
각 층의 천장이자 바닥은 이른바 'PC구조물'이었습니다.
겉은 콘크리트지만, 그 사이에 스티로폼이 차 있습니다.
강한 화염을 쬐면, 콘크리트 안의 스티로폼은 유독가스를 뿜으며 녹아서 흐르고, 이게 다시 불을 키웁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바닥에서 난 불이 천장에 갈 때, 스티로폼이 구멍 사이로 녹아 가지고 떨어지면서, 이게 연료예요.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거예요. 현장에서 펑펑 소리 났다고 그랬잖아요."]
탁 트인 구조인데다, 물류센터 곳곳에 설치된 환기 장치는 화재 진압에는 오히려 방해가 됐습니다.
[최현호/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공기 유동'이 아주 좋았대요. 곳곳에 선풍기부터 해서 환기장치가… 소방대원님들이 상당히 힘들었다, 여기저기 불이 펑펑하면서 다시 살아나고 끄면 살아나고 하는 게."]
많은 물품이 들어왔다 나가다 보니 작업장에 항상 먼지가 많았고, 누전과 합선 위험이 있었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한민/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 지부장 : "(그곳에) 먼지가 콘센트에 많이 쌓여 있어요. 그것을 오래 있다 보니까 먼지가 굉장히 많이 쌓여있고. 거기서 불꽃이 튀면 진짜 화재가 날 수 있겠다…"]
관리자들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해, 불이 나면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김 모 씨/쿠팡 덕평물류센터 2년 근무/음성변조 : "문제는 저희는 아무런 연락 수단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 목소리로, 큰 소리로 외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쿠팡은 화재가 난지 32시간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최석규 조창훈/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 제작: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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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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