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못한 소방관…“로켓배송보다 생명” 탈퇴 잇따라

입력 2021.06.21 (19:27) 수정 2021.06.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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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동식 대장의 영결식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화재와 관련해 쿠팡 측의 대응을 비판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빠른 배송을 내세워 규모를 키우는 동안 노동자들은 화재와 과로 모든 것에 노출돼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이런 이유로 쿠팡 회원에서 탈퇴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두가 기적을 바랐습니다.

20년 넘게 화재와 구조 현장 누볐습니다.

베테랑 소방관이기에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동료 품으로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날, 일단 초기 진압이 이뤄진 것으로 보였다죠,

경기 광주소방서에서 지원나온 김동식 대장을 비롯한 5명이 잔불 진화에 투입됐습니다.

[김영달/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 "(발화점까지) 너무 가깝게 가지 마시고 화재 진압하시면서 몸조심하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뭐라고 말하셨어요?) 알았다고 하시고, 고생했으니까 들어가서 쉬라고..."]

하지만 갑작스레 다시 연소가 일어났고, 대피한 대원들 사이에서 김 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두로 진입했던 김 대장은 탈출 대열에선 맨 마지막에 있었다죠.

결국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유독가스와 열기로 가득찼던 지하 2층이었습니다.

김 대장은 일반적으로 20분 정도 버틸 수 있는 산소통 하나 메고 있었다는데요.

불길 잘 안잡혔습니다.

안타까운 시간만 흘렀죠.

그리고 토요일 오전 안전진단 이뤄졌고요,

바로 구조대 투입됐습니다.

실종 47시간 만에 김 대장,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수종/경기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 "발견된 위치는 입구에서 직선거리로 보행 거리 말고요, 직선거리로 50m 지점입니다."]

1994년 입문했습니다.

27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입니다.

늘 현장에 도착하면 다른 대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주변을 한 바퀴 먼저 돌아봤다죠.

[김정옥/故 김동식 구조대장 지인 : "보낼 자신이 없어요. 못 보내겠어요. 너무 갑자기 갈 친구가 아닌 것 같았어요."]

[윤종석/광주소방서 구조대 : "소방관들은 불을 보거나 구조 현장에 가면 또 앞에 나서서 들어가고 진입하는 게 맞는 거니까. 대장님이 먼저 진입하시고 후배들을 이끌어 주신 것에 대해선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쿠팡 단기사원도 빈소 찾았습니다.

방명록에 적힌 이름인데 고마움 또 미안함 담아 정성껏 쓴 듯합니다.

이 분이 불이 난 현장에서 일했던 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날, 근무자들은 다행히 모두 대피를 했다죠.

하지만 화재로 일터를 잃었습니다.

쿠팡 측은 상시직 1,700명에게는 정상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단기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다른 쿠팡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밝혔습니다.

로켓 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을 내세웁니다.

이커머스 대표 주자가 됐습니다.

밖으로 쿠팡은 급성장했습니다만, 안으로는 노동자들에게 지나친 업무량을 강요한단 문제가 제기돼 왔죠.

과로사대책위는 쿠팡에서 지난해 4명, 올해 2명의 과로사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거든요.

보안과 업무 방해를 이유로 물류센터 안에서 직원들은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없다는데요,

그래서 화재 직후에 신고가 이뤄지지 못했단 주장도 나오고 있죠.

화재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태도가 이번 사고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윱니다.

로켓 배송보다 생명이 중요하다.

이제 쿠팡 안 씁니다.

소비자들의 릴레이 이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탈퇴했다는 인증, 그 탈퇴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있따랐고요,

관련 문구 2만 회 이상 언급됐다죠.

로켓 배송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업체들 명단도 공유되고 있다는데요.

쿠팡 측은 탈퇴 회원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고요.

화재 예방을 위해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에 대한 특별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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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오지 못한 소방관…“로켓배송보다 생명” 탈퇴 잇따라
    • 입력 2021-06-21 19:27:43
    • 수정2021-06-21 19:35:07
    뉴스7(창원)
[앵커]

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동식 대장의 영결식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화재와 관련해 쿠팡 측의 대응을 비판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빠른 배송을 내세워 규모를 키우는 동안 노동자들은 화재와 과로 모든 것에 노출돼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요.

이런 이유로 쿠팡 회원에서 탈퇴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두가 기적을 바랐습니다.

20년 넘게 화재와 구조 현장 누볐습니다.

베테랑 소방관이기에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동료 품으로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날, 일단 초기 진압이 이뤄진 것으로 보였다죠,

경기 광주소방서에서 지원나온 김동식 대장을 비롯한 5명이 잔불 진화에 투입됐습니다.

[김영달/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 "(발화점까지) 너무 가깝게 가지 마시고 화재 진압하시면서 몸조심하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뭐라고 말하셨어요?) 알았다고 하시고, 고생했으니까 들어가서 쉬라고..."]

하지만 갑작스레 다시 연소가 일어났고, 대피한 대원들 사이에서 김 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두로 진입했던 김 대장은 탈출 대열에선 맨 마지막에 있었다죠.

결국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유독가스와 열기로 가득찼던 지하 2층이었습니다.

김 대장은 일반적으로 20분 정도 버틸 수 있는 산소통 하나 메고 있었다는데요.

불길 잘 안잡혔습니다.

안타까운 시간만 흘렀죠.

그리고 토요일 오전 안전진단 이뤄졌고요,

바로 구조대 투입됐습니다.

실종 47시간 만에 김 대장,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수종/경기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 "발견된 위치는 입구에서 직선거리로 보행 거리 말고요, 직선거리로 50m 지점입니다."]

1994년 입문했습니다.

27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입니다.

늘 현장에 도착하면 다른 대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주변을 한 바퀴 먼저 돌아봤다죠.

[김정옥/故 김동식 구조대장 지인 : "보낼 자신이 없어요. 못 보내겠어요. 너무 갑자기 갈 친구가 아닌 것 같았어요."]

[윤종석/광주소방서 구조대 : "소방관들은 불을 보거나 구조 현장에 가면 또 앞에 나서서 들어가고 진입하는 게 맞는 거니까. 대장님이 먼저 진입하시고 후배들을 이끌어 주신 것에 대해선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쿠팡 단기사원도 빈소 찾았습니다.

방명록에 적힌 이름인데 고마움 또 미안함 담아 정성껏 쓴 듯합니다.

이 분이 불이 난 현장에서 일했던 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날, 근무자들은 다행히 모두 대피를 했다죠.

하지만 화재로 일터를 잃었습니다.

쿠팡 측은 상시직 1,700명에게는 정상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단기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다른 쿠팡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밝혔습니다.

로켓 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을 내세웁니다.

이커머스 대표 주자가 됐습니다.

밖으로 쿠팡은 급성장했습니다만, 안으로는 노동자들에게 지나친 업무량을 강요한단 문제가 제기돼 왔죠.

과로사대책위는 쿠팡에서 지난해 4명, 올해 2명의 과로사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거든요.

보안과 업무 방해를 이유로 물류센터 안에서 직원들은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없다는데요,

그래서 화재 직후에 신고가 이뤄지지 못했단 주장도 나오고 있죠.

화재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태도가 이번 사고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윱니다.

로켓 배송보다 생명이 중요하다.

이제 쿠팡 안 씁니다.

소비자들의 릴레이 이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탈퇴했다는 인증, 그 탈퇴 방법을 공유하는 글들이 있따랐고요,

관련 문구 2만 회 이상 언급됐다죠.

로켓 배송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업체들 명단도 공유되고 있다는데요.

쿠팡 측은 탈퇴 회원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파악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고요.

화재 예방을 위해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에 대한 특별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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