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38년 만에 사라지는 의경…마지막 경쟁률이 무려

입력 2021.06.24 (18:02) 수정 2021.06.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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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지난 10일 의무경찰 의경 선발 현장입니다.

첫 관문은 팔굽혀펴기.

1분에 20개를 완수해야 합니다.

응시생들은 가슴과 바닥 사이 감독관 주먹에 상체가 닿지 않으려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이어서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눈에 띄는 문신이 있는지 확인하는 외형 검사까지.

이런 의경 선발 시험이 올해로 막을 내립니다.

오는 2023년 의무경찰제도 폐지를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의경 선발입니다.

전국에서 뽑는 숫자는 329명.

후임병 경례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18개월의 의경 생활을 마칠 사람들입니다.

그래도 경쟁률은 31대 1에 달했습니다.

의경이 탄생한 건 1983년입니다.

이때부터 기존의 전투경찰, 전경을 작전 전경과 의경으로 나눠서 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의경은 교통, 방범 등의 업무를 주로 하다가 2013년 전경이 폐지된 이후에는 시위 대응까지 도맡습니다.

시위 관련 임무 중에서도 차벽 위에 서서 시위대를 막는 게 가장 힘들어서 여기에 투입된 의경들을 죽음의 조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다섯 걸음이라는 간격을 두고 이곳은 전쟁터였는데 저쪽은 우아한 일상이었다.'

2016년 처음 시위 현장에 출동한 의경이 바로 옆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던 사람을 바라보며 적은 글입니다.

시위 현장의 고충을 감안하더라도 일반 군대보다 복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아 입영대상자 사이에선 꾸준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하며 의경 시험서도 재수, 삼수생이 생겨나자 '의경 고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습니다.

특히 운전병은 이른바 꽃보직으로 불리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하며 특혜 의혹이 일었던 게 그 인기를 보여 주는 사롑니다.

경찰은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 수석 아들의 코너링 등 운전 실력이 좋아 뽑았다"고 말했다가 구설에 휩싸였습니다.

의경 폐지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입니다.

정부는 군 병력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의경 폐지 방침을 정했고, 2018년부터 정원을 줄여 나갔습니다.

올 입영자를 더해 '은색 무궁화 봉오리' 계급장의 의경은 49만9천 명이 됩니다.

40여 년의 역사를 마칠 마지막 의경들의 건투를 빕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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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38년 만에 사라지는 의경…마지막 경쟁률이 무려
    • 입력 2021-06-24 18:02:11
    • 수정2021-06-24 18:21:01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지난 10일 의무경찰 의경 선발 현장입니다.

첫 관문은 팔굽혀펴기.

1분에 20개를 완수해야 합니다.

응시생들은 가슴과 바닥 사이 감독관 주먹에 상체가 닿지 않으려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이어서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눈에 띄는 문신이 있는지 확인하는 외형 검사까지.

이런 의경 선발 시험이 올해로 막을 내립니다.

오는 2023년 의무경찰제도 폐지를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의경 선발입니다.

전국에서 뽑는 숫자는 329명.

후임병 경례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18개월의 의경 생활을 마칠 사람들입니다.

그래도 경쟁률은 31대 1에 달했습니다.

의경이 탄생한 건 1983년입니다.

이때부터 기존의 전투경찰, 전경을 작전 전경과 의경으로 나눠서 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의경은 교통, 방범 등의 업무를 주로 하다가 2013년 전경이 폐지된 이후에는 시위 대응까지 도맡습니다.

시위 관련 임무 중에서도 차벽 위에 서서 시위대를 막는 게 가장 힘들어서 여기에 투입된 의경들을 죽음의 조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다섯 걸음이라는 간격을 두고 이곳은 전쟁터였는데 저쪽은 우아한 일상이었다.'

2016년 처음 시위 현장에 출동한 의경이 바로 옆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던 사람을 바라보며 적은 글입니다.

시위 현장의 고충을 감안하더라도 일반 군대보다 복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아 입영대상자 사이에선 꾸준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기록하며 의경 시험서도 재수, 삼수생이 생겨나자 '의경 고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습니다.

특히 운전병은 이른바 꽃보직으로 불리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하며 특혜 의혹이 일었던 게 그 인기를 보여 주는 사롑니다.

경찰은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 수석 아들의 코너링 등 운전 실력이 좋아 뽑았다"고 말했다가 구설에 휩싸였습니다.

의경 폐지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입니다.

정부는 군 병력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의경 폐지 방침을 정했고, 2018년부터 정원을 줄여 나갔습니다.

올 입영자를 더해 '은색 무궁화 봉오리' 계급장의 의경은 49만9천 명이 됩니다.

40여 년의 역사를 마칠 마지막 의경들의 건투를 빕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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