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美 대화 제안 거절…중국과는 밀착 행보

입력 2021.06.26 (08:25) 수정 2021.06.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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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북한을 향해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거듭 보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을 내세워 대화 요구를 일축하는 담화를 곧바로 내놨습니다.

북한은 미국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혈맹인 중국과는 밀착 행보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인데요.

오늘 이슈앤한반도에서는 미국과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의도와 북·중 밀착행보의 배경,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먼저 화면 보시고 전문가와 함께 이어가겠습니다.

[리포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북 메신저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성 김 대북특별대표.

일본까지 포함한 3국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이런저런 조건을 붙이지 말고 일단 만나서 협의를 시작하자는 메시지도 북측에 보냈습니다.

[성 김/美 대북 특별대표/6월 21일 : "북한이 우리의 대북 지원과 언제 어디서나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를 계속 희망합니다."]

성 김 대표는 남북 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와 식량 등 민생 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 능동적인 접근법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성 김/美 대북 특별대표 : "한국의 의미 있는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 등 여러 관여 정책에 대해 미국은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 정부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저희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싶습니다."]

한미 양국은 한미 워킹그룹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 협력뿐만 아니라 대북 제재 문제 등을 긴밀하게 협의하기 위해 한미 간에 꾸려진 협의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국내 일각에선 남북 관계 개선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최종건/외교부 1차관/6월 22일, 국회 외통위 : "(한미워킹그룹을 종료하면) 당연히 이런 게 북한에 (대화) 신호가 되지 않겠습니까? 워킹그룹에 대해 이미 나와 있는 인식들이 제재만 이야기하는 플랫폼이어서..."]

미국은 다만,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지속해서 지킬 것”이라며 대북 제재를 견고하게 이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성 김 대표가 서울에 왔다는 거 자체만으로 북한에 주는 신호는 분명히 있다. 그동안은 교착 상태였는데 이젠 대화로 갈 수 있는 샅바 싸움이 시작됐다, 방점은 대화라고 봅니다."]

성 김 대표의 방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외 메시지가 발표된 직후에 이뤄져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는데요.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이틀 연속 담화를 발표하며 미국의 대화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외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김정은 위원장.

[조선중앙TV/6월 18일 :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미국은 이를 북미 대화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美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6월 20일 : "우리는 평양으로부터 명확한 신호가 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방향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말이죠. "]

이번 주 그의 발언을 우리는 ‘흥미로운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꿈보다 해몽”이라는 속담을 써가며 미국이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음 날 리선권 북한 외무상도 두 줄짜리 짤막한 담화로 거들었습니다.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어떤 접촉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내용.

담화는 김여정 부부장이 미국의 기대를 일축하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연쇄 담화는 조건 없이 만나자는 미국을 향해 구체적인 협상안부터 가져오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와 대결 입장에 공식 표명에 대해서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또 최고지도자 수준에서 반응하지 않고 실무적 차원에서의 미지근한 반응으로 북한은 볼 수 있는...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은 상당히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연쇄 담화 이후에도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담화에서 미국과 대결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은 만큼 당분간 대화 재개의 조건을 놓고 북미 간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모인 날 중국 주재 북한대사와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서로의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2주년을 기념하며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다짐하는 내용이었는데요.

북·중 양국 대사의 이례적인 기고문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지난 21일, 북한 노동신문 4면에 실린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의 기고문입니다.

“지금 북·중 관계는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며 “북·중 친선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공동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리룡남 중국 주재 북한대사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북·중 양국이 긴밀히 단결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면 적대 세력의 악랄한 도전을 분쇄할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북·중 양국 대사의 상호 기고는 이례적인 일로, 특히 한미 당국이 대북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을 끌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도 미국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당분간 북한과 중국 사이의 관계는 밀접한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요."]

실제로 북·중 양국은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과 북·중 우호 협력 조약 60주년을 앞두고 연일 친선 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 방중 3주년과 시진핑 주석 방북 2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좌담회를 북한 측과 함께 마련했습니다.

북한주재 중국 대사관이 개최한 시 주석 방북 2주년 기념 사진전엔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등 북한의 고위 간부들이 참석하면서 대면 외교도 재개됐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점차 북·중 국경이 열리면서 북한의 경제 상황의 악화를 늦추는 또는 그것을 풀어 가는 이런 차원에서의 북·중 협력은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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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美 대화 제안 거절…중국과는 밀착 행보
    • 입력 2021-06-26 08:25:33
    • 수정2021-06-26 09: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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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북한을 향해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거듭 보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을 내세워 대화 요구를 일축하는 담화를 곧바로 내놨습니다.

북한은 미국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혈맹인 중국과는 밀착 행보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인데요.

오늘 이슈앤한반도에서는 미국과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의도와 북·중 밀착행보의 배경,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먼저 화면 보시고 전문가와 함께 이어가겠습니다.

[리포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북 메신저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성 김 대북특별대표.

일본까지 포함한 3국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이런저런 조건을 붙이지 말고 일단 만나서 협의를 시작하자는 메시지도 북측에 보냈습니다.

[성 김/美 대북 특별대표/6월 21일 : "북한이 우리의 대북 지원과 언제 어디서나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를 계속 희망합니다."]

성 김 대표는 남북 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와 식량 등 민생 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 능동적인 접근법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성 김/美 대북 특별대표 : "한국의 의미 있는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 등 여러 관여 정책에 대해 미국은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 정부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저희도 긴밀하게 협조하고 싶습니다."]

한미 양국은 한미 워킹그룹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 협력뿐만 아니라 대북 제재 문제 등을 긴밀하게 협의하기 위해 한미 간에 꾸려진 협의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국내 일각에선 남북 관계 개선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최종건/외교부 1차관/6월 22일, 국회 외통위 : "(한미워킹그룹을 종료하면) 당연히 이런 게 북한에 (대화) 신호가 되지 않겠습니까? 워킹그룹에 대해 이미 나와 있는 인식들이 제재만 이야기하는 플랫폼이어서..."]

미국은 다만,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 김 대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지속해서 지킬 것”이라며 대북 제재를 견고하게 이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성 김 대표가 서울에 왔다는 거 자체만으로 북한에 주는 신호는 분명히 있다. 그동안은 교착 상태였는데 이젠 대화로 갈 수 있는 샅바 싸움이 시작됐다, 방점은 대화라고 봅니다."]

성 김 대표의 방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외 메시지가 발표된 직후에 이뤄져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북한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는데요.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이틀 연속 담화를 발표하며 미국의 대화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외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김정은 위원장.

[조선중앙TV/6월 18일 :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미국은 이를 북미 대화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美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6월 20일 : "우리는 평양으로부터 명확한 신호가 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방향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말이죠. "]

이번 주 그의 발언을 우리는 ‘흥미로운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꿈보다 해몽”이라는 속담을 써가며 미국이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습니다.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음 날 리선권 북한 외무상도 두 줄짜리 짤막한 담화로 거들었습니다.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어떤 접촉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내용.

담화는 김여정 부부장이 미국의 기대를 일축하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연쇄 담화는 조건 없이 만나자는 미국을 향해 구체적인 협상안부터 가져오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와 대결 입장에 공식 표명에 대해서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또 최고지도자 수준에서 반응하지 않고 실무적 차원에서의 미지근한 반응으로 북한은 볼 수 있는...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은 상당히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연쇄 담화 이후에도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담화에서 미국과 대결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은 만큼 당분간 대화 재개의 조건을 놓고 북미 간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들이 서울에서 모인 날 중국 주재 북한대사와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서로의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2주년을 기념하며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다짐하는 내용이었는데요.

북·중 양국 대사의 이례적인 기고문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지난 21일, 북한 노동신문 4면에 실린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의 기고문입니다.

“지금 북·중 관계는 역사의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며 “북·중 친선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공동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리룡남 중국 주재 북한대사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북·중 양국이 긴밀히 단결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면 적대 세력의 악랄한 도전을 분쇄할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북·중 양국 대사의 상호 기고는 이례적인 일로, 특히 한미 당국이 대북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을 끌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도 미국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당분간 북한과 중국 사이의 관계는 밀접한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요."]

실제로 북·중 양국은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과 북·중 우호 협력 조약 60주년을 앞두고 연일 친선 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 방중 3주년과 시진핑 주석 방북 2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좌담회를 북한 측과 함께 마련했습니다.

북한주재 중국 대사관이 개최한 시 주석 방북 2주년 기념 사진전엔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등 북한의 고위 간부들이 참석하면서 대면 외교도 재개됐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점차 북·중 국경이 열리면서 북한의 경제 상황의 악화를 늦추는 또는 그것을 풀어 가는 이런 차원에서의 북·중 협력은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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