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환기구 꼭 열어야…물건 쌓아두면 안돼”

입력 2021.07.04 (07:26) 수정 2021.07.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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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올 여름 첫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냉방기 사용도 늘고 있죠.

이럴 때일수록 냉방기 화재 위험 없는 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예전에는 에어컨 실외기를 바깥에 달았지만, 요즘 새로 짓는 건물들은 내부에 실외기실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먼지나 벌레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실외기실 환기구를 닫았다가 에어컨을 그대로 가동하기도 하는데 이러면 불이 날 위험이 많습니다.

또 실외기 주변에 물건을 쌓아두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냉방기 화재를 막기 위해 점검해야 할 것들을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4일 전남 나주시의 한 아파트. 건물 19층 창문 밖으로 자욱한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에어컨 실외기실에서 불이 시작된 건데요.

같은 날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에서도 사용하던 선풍기에서 불이 나 큰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처럼 선풍기나 에어컨 등 냉방기로 인한 화재 사고가 늘고 있는데요.

최근 3년간 선풍기, 에어컨 관련 화재는 1,070여 건으로 해마다 3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6월을 기준으로 벌써 70건을 넘어섰습니다.

[이선규/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조사분석팀 주임 : "계절용 기기다 보니까 보통 여름철에만 사용을 하게 되는데 겨울철에 보관하면서 먼지 같은 게 많이 쌓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 먼지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고 여름에 사용하게 됐을 때 그 쌓여 있는 먼지로 인해가지고 화재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사용한 지 오래된 선풍기를 살펴봤는데요.

대부분 선풍기를 청소할 때 날개와 덮개만 닦아내는데 모터 부분을 분해해보면 이렇게 먼지가 가득합니다.

이 상태에서 선풍기를 오래 틀어놓으면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모터가 과열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 : "선풍기의 구동 모터 부분하고 날개 부분 사이나 이런 틈새에 먼지들이 많이 끼거나 이물질이 끼는 경우에 모터의 회전에 부담을 주면서 오히려 모터 자체 구동부의 발열이라든지 과열, 또 이런 부분들이 고장이 원인이 되기도 하거든요. 여러 가지 습기를 머금은 먼지 같은 것들이 절연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문제를 만들어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를 유발하는 상황들도 있거든요."]

오래된 선풍기는 모터에 이상이 없는지 반드시 점검한 뒤 사용해야 합니다.

비교적 새 선풍기라도 겨우내 사용하지 않던 것을 꺼내 쓸 때에는 먼지를 충분히 제거하고 사용 중 모터 부분이 뜨겁게 느껴지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에어컨의 경우, 실내에 설치된 본체보단 실외기의 전기 합선이나 과열로 인해 불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외기 과열은 에어컨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뜨거운 바람이 순환되지 않고 주변에 머무르면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외기실은 비좁거나 짐을 쌓아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공기 순환이 어려운 상황.

실제로 환기가 잘 됐을 때와 안 됐을 때 실외기 주변의 온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30도를 약간 웃돌던 주변 온도가 창문을 닫자 불과 10분 만에 42도 가까이 올라갔는데요.

뜨거워진 내부 전선이 녹아 합선이 되고 그로 인해 전기 스파크가 주변으로 튀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 : "실외기는 한번 설치되면 대부분 사실 별도로 점검을 하거나 관리가 잘 안되거든요. 실외기 공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또 벽에서의 이격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실외기가 더 많이 가동이 돼야 되는 상황이 되면서 과열이 되고 그래서 화재로 이어지는 이런 상황들이 자주 발생을 하거든요."]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선 전선이 낡거나 벗겨졌는지 미리 점검하고 제때 교체해 줘야 합니다.

또 에어컨을 틀 때는 실외기실의 전용 환기구를 반드시 열어 통풍이 잘 되도록 해야 하는데요.

만약 실외기 팬이 작동하지 않거나 평소와 달리 소음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선규/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조사분석팀 주임 : "일단 냉방기기 자체가 전력 소모가 매우 큰 제품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멀티 콘센트 같은데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에어컨의 경우 벽체에 있는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서 사용하는 편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되고요. 그리고 실외기실 같은 데도 가연물이 될 수 있을 만한 물건은 가급적이면 적치를 하지 말고 실외기실은 실외기실 용도로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여름철 급증하는 냉방기 화재. 평소 관리만 잘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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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환기구 꼭 열어야…물건 쌓아두면 안돼”
    • 입력 2021-07-04 07:26:06
    • 수정2021-07-04 11: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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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올 여름 첫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냉방기 사용도 늘고 있죠.

이럴 때일수록 냉방기 화재 위험 없는 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예전에는 에어컨 실외기를 바깥에 달았지만, 요즘 새로 짓는 건물들은 내부에 실외기실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먼지나 벌레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실외기실 환기구를 닫았다가 에어컨을 그대로 가동하기도 하는데 이러면 불이 날 위험이 많습니다.

또 실외기 주변에 물건을 쌓아두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냉방기 화재를 막기 위해 점검해야 할 것들을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5월 14일 전남 나주시의 한 아파트. 건물 19층 창문 밖으로 자욱한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에어컨 실외기실에서 불이 시작된 건데요.

같은 날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에서도 사용하던 선풍기에서 불이 나 큰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처럼 선풍기나 에어컨 등 냉방기로 인한 화재 사고가 늘고 있는데요.

최근 3년간 선풍기, 에어컨 관련 화재는 1,070여 건으로 해마다 3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6월을 기준으로 벌써 70건을 넘어섰습니다.

[이선규/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조사분석팀 주임 : "계절용 기기다 보니까 보통 여름철에만 사용을 하게 되는데 겨울철에 보관하면서 먼지 같은 게 많이 쌓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 먼지를 제대로 청소하지 않고 여름에 사용하게 됐을 때 그 쌓여 있는 먼지로 인해가지고 화재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사용한 지 오래된 선풍기를 살펴봤는데요.

대부분 선풍기를 청소할 때 날개와 덮개만 닦아내는데 모터 부분을 분해해보면 이렇게 먼지가 가득합니다.

이 상태에서 선풍기를 오래 틀어놓으면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모터가 과열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 : "선풍기의 구동 모터 부분하고 날개 부분 사이나 이런 틈새에 먼지들이 많이 끼거나 이물질이 끼는 경우에 모터의 회전에 부담을 주면서 오히려 모터 자체 구동부의 발열이라든지 과열, 또 이런 부분들이 고장이 원인이 되기도 하거든요. 여러 가지 습기를 머금은 먼지 같은 것들이 절연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문제를 만들어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를 유발하는 상황들도 있거든요."]

오래된 선풍기는 모터에 이상이 없는지 반드시 점검한 뒤 사용해야 합니다.

비교적 새 선풍기라도 겨우내 사용하지 않던 것을 꺼내 쓸 때에는 먼지를 충분히 제거하고 사용 중 모터 부분이 뜨겁게 느껴지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에어컨의 경우, 실내에 설치된 본체보단 실외기의 전기 합선이나 과열로 인해 불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외기 과열은 에어컨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뜨거운 바람이 순환되지 않고 주변에 머무르면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실외기실은 비좁거나 짐을 쌓아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공기 순환이 어려운 상황.

실제로 환기가 잘 됐을 때와 안 됐을 때 실외기 주변의 온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30도를 약간 웃돌던 주변 온도가 창문을 닫자 불과 10분 만에 42도 가까이 올라갔는데요.

뜨거워진 내부 전선이 녹아 합선이 되고 그로 인해 전기 스파크가 주변으로 튀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 : "실외기는 한번 설치되면 대부분 사실 별도로 점검을 하거나 관리가 잘 안되거든요. 실외기 공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또 벽에서의 이격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실외기가 더 많이 가동이 돼야 되는 상황이 되면서 과열이 되고 그래서 화재로 이어지는 이런 상황들이 자주 발생을 하거든요."]

에어컨 실외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선 전선이 낡거나 벗겨졌는지 미리 점검하고 제때 교체해 줘야 합니다.

또 에어컨을 틀 때는 실외기실의 전용 환기구를 반드시 열어 통풍이 잘 되도록 해야 하는데요.

만약 실외기 팬이 작동하지 않거나 평소와 달리 소음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선규/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조사분석팀 주임 : "일단 냉방기기 자체가 전력 소모가 매우 큰 제품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멀티 콘센트 같은데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에어컨의 경우 벽체에 있는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서 사용하는 편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되고요. 그리고 실외기실 같은 데도 가연물이 될 수 있을 만한 물건은 가급적이면 적치를 하지 말고 실외기실은 실외기실 용도로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여름철 급증하는 냉방기 화재. 평소 관리만 잘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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