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우려’ 지하차도 차단봉…안전 보완 시설 필요

입력 2021.07.06 (19:12) 수정 2021.07.0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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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초량 지하차도 참사는 전국 지하차도에 차량 진입 시설을 만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침수 사실을 모르고 지하차도에 들어왔다 피해를 보는 일이 다시 없게 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 차단 시설이 오히려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행정안전부 시범사업으로 차단 시설을 설치한 경남 창원시 한 지하차도입니다.

'진입 금지 문구'가 써진 천막 형태로, 바닥에서 2m가량 띄워져 있어 부딪힐 위험이 적고 눈에도 잘 띕니다.

[경남 창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어쨌든 시인성이 제일 중요하니까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봉만 설치하지는 않거든요. 일단 저희 시는."]

부산은 어떨까?

지난해 3명이 숨진 초량 지하차도 참사 이후 시내 21곳에 차단 시설이 설치됐습니다.

지하차도에 물이 차면 차단봉을 내려 차량 진입을 막습니다.

부산시는 이곳을 포함해 편도 3차로 이상의 지하차도에는 천막 설치를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바람에 날릴 우려가 있는 데다 예산도 훨씬 많이 소요돼 이처럼 차단봉을 설치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지하차도의 유지와 관리를 맡고 있는 각 자치단체의 사정에 맞게 차단 시설을 만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시가 설치한 이 차단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속도를 높여 달리는 도로 가운데 차단봉이 설치됐을 때 충돌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에는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에 설치했던 차단봉을 모두 철거하기도 했습니다.

차단봉에 가로막혀 정차해있던 화물차를 뒤따르던 승합차가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지는 등 1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 : "주행하다가 정차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1m도 안 되는 높이에 차단봉이 설치되면 차량이 주행하면서 치고 나갈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전문가들은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차단봉을 설치한 만큼, 전면 철거보다는 지하차도 주변에 점멸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사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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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돌 우려’ 지하차도 차단봉…안전 보완 시설 필요
    • 입력 2021-07-06 19:12:28
    • 수정2021-07-06 19:49:09
    뉴스7(부산)
[앵커]

지난해 초량 지하차도 참사는 전국 지하차도에 차량 진입 시설을 만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침수 사실을 모르고 지하차도에 들어왔다 피해를 보는 일이 다시 없게 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 차단 시설이 오히려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행정안전부 시범사업으로 차단 시설을 설치한 경남 창원시 한 지하차도입니다.

'진입 금지 문구'가 써진 천막 형태로, 바닥에서 2m가량 띄워져 있어 부딪힐 위험이 적고 눈에도 잘 띕니다.

[경남 창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어쨌든 시인성이 제일 중요하니까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봉만 설치하지는 않거든요. 일단 저희 시는."]

부산은 어떨까?

지난해 3명이 숨진 초량 지하차도 참사 이후 시내 21곳에 차단 시설이 설치됐습니다.

지하차도에 물이 차면 차단봉을 내려 차량 진입을 막습니다.

부산시는 이곳을 포함해 편도 3차로 이상의 지하차도에는 천막 설치를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바람에 날릴 우려가 있는 데다 예산도 훨씬 많이 소요돼 이처럼 차단봉을 설치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지하차도의 유지와 관리를 맡고 있는 각 자치단체의 사정에 맞게 차단 시설을 만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시가 설치한 이 차단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속도를 높여 달리는 도로 가운데 차단봉이 설치됐을 때 충돌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4년에는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에 설치했던 차단봉을 모두 철거하기도 했습니다.

차단봉에 가로막혀 정차해있던 화물차를 뒤따르던 승합차가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지는 등 1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 : "주행하다가 정차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1m도 안 되는 높이에 차단봉이 설치되면 차량이 주행하면서 치고 나갈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전문가들은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차단봉을 설치한 만큼, 전면 철거보다는 지하차도 주변에 점멸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사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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