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美 철군에 탈레반 장악 현실화…아프간의 미래는?

입력 2021.07.08 (10:51) 수정 2021.07.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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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던 미군의 철수가 본격화하면서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지역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탈레반 귀환을 앞두고 공포와 혼란에 휩싸인 아프간 상황을 <지구촌인>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칸다하르 지역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지난 4일, 무장 반군 탈레반이 이 지역을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코다이 나자르/주민 :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새 은신처를 찾을 겁니다."]

쿤두즈주 주민 2천여 명은 이미 피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쿤두즈주 곳곳이 탈레반에 점령당했기 때문인데요.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피란길에 오른 아프간인이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주마 칸/피난민 : "3일 동안 여섯 식구가 천막 생활을 했습니다. 보다시피 아이들이 맨바닥에 앉아있습니다."]

아프간 주민들의 피난 행렬이 시작된 건, 지난 4월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지난 6일에는, 미 국방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의 90%를 철수시켰다고 전격 발표했는데요.

당초 철군 시한인 9월 11일보다 2개월 이상 빨리 진행된 겁니다.

그리고 이달 들어 지난 1일에는 핵심기지인 바그람 공군기지마저 반환됐습니다.

[존 커비/미 국방부 대변인 : "이제 아프간 정부가 국민과 영토, 주권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아프간의 국가 안보는 아프간 정부에 달려있습니다."]

미군 철수 소식은 곧바로 탈레반의 세력 확장으로 이어졌습니다.

탈레반은 발 빠르게 아프간 전체 421개 지구 중 3분의 1 이상을 점령했습니다.

[탈레반 경찰 :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정부군을 무찌를 것입니다."]

탈레반의 확장세에 아프간 정부군 일부는 싸우기도 전에 항복하거나 국경을 넘어 달아났습니다.

탈레반은 자신들에게 투항하는 아프간군을 환영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종교 국가'를 세우겠다는 탈레반은 여성을 억압하고 서구 사회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요.

이 때문에 아프간 여성들은 여성 인권이 크게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금지하고, 공공장소에서는 눈을 제외하고 모두 가리는 전통 복식,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 "탈레반의 점령이 걱정됩니다. 모든 권리를 잃게 될 겁니다. 심지어 집 밖을 나가는 것 조차도요."]

그동안 미군이나 연합군에 협조했던 아프간인들은 특히나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요.

일부 국민들은 직접 무기를 들고 맞서겠다고 나섰습니다.

[반-탈레반 민병대원 : "우리는 이곳 최전선에 국민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왔습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알카에다 지원 의혹을 받던 아프간을 침공하고 탈레반을 이 지역에서 몰아냈습니다.

이후 20년간, 나토 연합군과 함께 병력을 주둔시켜 탈레반의 세력 확산을 저지해 왔는데요.

오랜 전쟁에 지친 미국이 지난해, 탈레반으로부터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활동을 막겠다는 약속을 받고 철군을 결정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결국, 아무런 결실 없이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미국이 공언했던 아프간의 평화가 실현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인들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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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美 철군에 탈레반 장악 현실화…아프간의 미래는?
    • 입력 2021-07-08 10:51:34
    • 수정2021-07-08 11:02:20
    지구촌뉴스
[앵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던 미군의 철수가 본격화하면서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지역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탈레반 귀환을 앞두고 공포와 혼란에 휩싸인 아프간 상황을 <지구촌인>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칸다하르 지역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지난 4일, 무장 반군 탈레반이 이 지역을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코다이 나자르/주민 :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새 은신처를 찾을 겁니다."]

쿤두즈주 주민 2천여 명은 이미 피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쿤두즈주 곳곳이 탈레반에 점령당했기 때문인데요.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피란길에 오른 아프간인이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주마 칸/피난민 : "3일 동안 여섯 식구가 천막 생활을 했습니다. 보다시피 아이들이 맨바닥에 앉아있습니다."]

아프간 주민들의 피난 행렬이 시작된 건, 지난 4월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지난 6일에는, 미 국방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의 90%를 철수시켰다고 전격 발표했는데요.

당초 철군 시한인 9월 11일보다 2개월 이상 빨리 진행된 겁니다.

그리고 이달 들어 지난 1일에는 핵심기지인 바그람 공군기지마저 반환됐습니다.

[존 커비/미 국방부 대변인 : "이제 아프간 정부가 국민과 영토, 주권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아프간의 국가 안보는 아프간 정부에 달려있습니다."]

미군 철수 소식은 곧바로 탈레반의 세력 확장으로 이어졌습니다.

탈레반은 발 빠르게 아프간 전체 421개 지구 중 3분의 1 이상을 점령했습니다.

[탈레반 경찰 :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정부군을 무찌를 것입니다."]

탈레반의 확장세에 아프간 정부군 일부는 싸우기도 전에 항복하거나 국경을 넘어 달아났습니다.

탈레반은 자신들에게 투항하는 아프간군을 환영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종교 국가'를 세우겠다는 탈레반은 여성을 억압하고 서구 사회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요.

이 때문에 아프간 여성들은 여성 인권이 크게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금지하고, 공공장소에서는 눈을 제외하고 모두 가리는 전통 복식, 부르카 착용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 "탈레반의 점령이 걱정됩니다. 모든 권리를 잃게 될 겁니다. 심지어 집 밖을 나가는 것 조차도요."]

그동안 미군이나 연합군에 협조했던 아프간인들은 특히나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요.

일부 국민들은 직접 무기를 들고 맞서겠다고 나섰습니다.

[반-탈레반 민병대원 : "우리는 이곳 최전선에 국민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왔습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알카에다 지원 의혹을 받던 아프간을 침공하고 탈레반을 이 지역에서 몰아냈습니다.

이후 20년간, 나토 연합군과 함께 병력을 주둔시켜 탈레반의 세력 확산을 저지해 왔는데요.

오랜 전쟁에 지친 미국이 지난해, 탈레반으로부터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활동을 막겠다는 약속을 받고 철군을 결정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결국, 아무런 결실 없이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미국이 공언했던 아프간의 평화가 실현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인들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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