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희롱 피해 여경 절도 혐의 고발…“보복 조치 반발”

입력 2021.07.09 (19:34) 수정 2021.07.0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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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 경찰관 10여 명이 징계를 받게 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그런데 피해자 소속 경찰서가 해당 여경을 절도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입 여경 한 명을 상대로 2년 가까이 성희롱을 일삼은 남성 경찰관들.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한 상급자들.

강원도 태백의 작은 경찰서에 벌어진 이 사건으로 경찰관 10여 명이 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피해 여경이 피의자로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번 성희롱 사건에 대한 경찰청의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소속 경찰서가 이 여경을 절도 혐의로 고발한 겁니다.

발단은 성희롱을 당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해당 여경은 성희롱을 참다못해 지난해 9월 태백경찰서 감사실에 피해를 신고합니다.

석 달 뒤, 경찰서는 이 여경에 대한 감찰을 시작합니다.

이 여경이 관리하던 유실물 일부가 없어졌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감찰 결과는 고발로 이어졌습니다.

유실물을 이 여경이 훔쳤다고 판단한 겁니다.

해당 여경은 없어진 물품이 현금 4,000원과 구형 스마트폰 1대인데, 자신은 이런 게 분실됐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합니다.

또, 업무소홀에 해당할지 몰라도 절도는 아니라며 이번 고발은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직적인 보복이라고 주장합니다.

[피해 경찰관/음성변조 : "업무소홀 책임이 아니라 이거는 이제 저를 범죄자로 만드는 거죠. '저 말고 다른 직원이 이런 일이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강원경찰청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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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성희롱 피해 여경 절도 혐의 고발…“보복 조치 반발”
    • 입력 2021-07-09 19:34:10
    • 수정2021-07-09 19: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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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 경찰관 10여 명이 징계를 받게 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그런데 피해자 소속 경찰서가 해당 여경을 절도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입 여경 한 명을 상대로 2년 가까이 성희롱을 일삼은 남성 경찰관들.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한 상급자들.

강원도 태백의 작은 경찰서에 벌어진 이 사건으로 경찰관 10여 명이 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피해 여경이 피의자로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번 성희롱 사건에 대한 경찰청의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소속 경찰서가 이 여경을 절도 혐의로 고발한 겁니다.

발단은 성희롱을 당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해당 여경은 성희롱을 참다못해 지난해 9월 태백경찰서 감사실에 피해를 신고합니다.

석 달 뒤, 경찰서는 이 여경에 대한 감찰을 시작합니다.

이 여경이 관리하던 유실물 일부가 없어졌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감찰 결과는 고발로 이어졌습니다.

유실물을 이 여경이 훔쳤다고 판단한 겁니다.

해당 여경은 없어진 물품이 현금 4,000원과 구형 스마트폰 1대인데, 자신은 이런 게 분실됐다는 것도 몰랐다고 말합니다.

또, 업무소홀에 해당할지 몰라도 절도는 아니라며 이번 고발은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직적인 보복이라고 주장합니다.

[피해 경찰관/음성변조 : "업무소홀 책임이 아니라 이거는 이제 저를 범죄자로 만드는 거죠. '저 말고 다른 직원이 이런 일이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강원경찰청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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