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명 “경선연기, 후보 입장만 주장 어려워”…“역선택은 업무방해죄”

입력 2021.07.12 (21:35) 수정 2021.07.12 (22: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자격으로 만납니다.

나는 변방의 진흙밭을 뒹구는 장수다. 과거 이재명 지사는 변방, 흙수저, 이렇게 밑바닥을 강조하는 말들에 힘을 줘왔는데, 대선에 다시 도전하는 지금, 말의 결이 좀 달라졌습니다.

이제 사이다가 아닌 국밥의 역할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또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변한 건 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답변]

네, 반갑습니다.

[앵커]

내 언어는 다른 정치인과 다르다. 추상적이지 않고 직선적이고 분명하다, 스스로 이렇게 평가를 했는데, 이번 예비 경선 때 보니까 조금 바뀌었어요. 전략입니까?

[답변]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경선이 매우 중요한 1차 과제가 되니까

네거티브도 하고 심하게 공격할 수 있는데, 저는 이제 수성하는 입장이고, 내부의 균열 요인이나 갈등 요인이 많아지면, 본선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때리면 안 되는 권투를 하고 있는 거죠.

[앵커]

이 후보에 대해서 추진력이 장점이라고도 하는데, 그게 '불안하다', 라는 평도 있습니다.

지금 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도 이 얘기를 계속 하죠.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답변]

일을 하지 않으면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일을 하고 성과를 많이 내면 불안하게 보일 수 있죠.

남들이 안 하던 일을 많이 하다 보니까, 마구 일을 저지르는 것 같은데,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불안한 일,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일은 시도하지 않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당 안에서 지금 경선을 연기하자, 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던데, 2주 순연하자, 이런 의견에는 어떻게 보시는지?

[답변]

주최 측이나 심판이 정하면 그에 충실하게 따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2주 내에 상당한 조치가 돼서 완화되면 다행인데, 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제가 방역행정을 1선에서 책임지는 입장에서 그것 무시하고 후보 입장만 주장하기가 좀 어려운 게 사실이죠.

언제나 방역과 저에게 공식적으로 주어진 책임이 먼저 아니겠습니까?

[앵커]

이제 결선 흥행을 위해서 각 캠프마다 선거인단이 돼 달라고 홍보 중이죠. 그런데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선거인단 신청을 했어요.

그래서 역선택이다, 이런 논란이 생겼는데요.

[답변]

상대 정당이, 그중에서 쉽게 이길 수 있는, 즉 우리 입장에서 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역으로 선택해서 그 사람을 후보로 뽑히게 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는 일이긴 하지만, 더 심하게 말씀드리면 사실 형사법상의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개인이 판단해서 참여하는 것 말고 경쟁하는 정당의 상대 지휘부가 저쪽 정당의 약한 후보를 찍어라, 이렇게 하는 경우는 없었죠. 처음 봅니다.

[앵커]

여당 대선 후보에게 정권 심판론은 숙명 같은 짐일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 후보께서는 그런데 여권의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심판론에서 조금 살짝 비켜 있다, 라는 평가도 있는데, 우선 이 평가에 동의하시는지요?

[답변]

그 평가는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밖에서 보면 모두가 친문이지만, 또 안에서 보면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죠. 그리고 저는 어쨌든 당내 세력 관계를 보면 비주류가 분명하기 때문에, 아마 국민들께서도 좀 달리 보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앵커]

그러면 이제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변]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달라야 하지만, 차별화하진 않는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공과를, 공은 취하고 과는 이렇게 할 순 없고, 같이 책임져야죠.

저도 문재인 정부, 민주당 정부의 일원 아닙니까?

[앵커]

그럼 대표적인 과, 뭐가 있을까요?

[답변]

제일 아쉬운 것은 우리 국민들께서 모두 동의하는 것처럼 부동산 정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관료들의 저항 때문에 실제로 대통령께서 부동산으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 라고 말씀하셨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못 벌게 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상대 후보를 조금 얘기를 해 보죠.

지금 시점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한 상대입니다.

[답변]

사실 정치의 핵심은 새 길을 내는 것이죠. 윤석열 총장께서 공부 열심히 하신다는데..

이제 한 100일, 넉 달 이렇게 지났으니까 좀 알맹이도 보여주시고, 이제 포장지는 좀 걷으시고 그러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거대 국가 과제들, 이것들을 과연 몇 달의 벼락치기 공부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는 조금 걱정되긴 합니다.

[앵커]

윤 전 총장에 대한 가족 검증 문제에서 검증은 가급적 후보자 본인 문제로 제한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럼 가족이 검증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인가요?

[답변]

그것은 약간 와전된 겁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국가 경영을 책임질 대통령은 가족 본인 포함해서 무한 검증의 대상이 됩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윤 총장의 부인에 관한 문제 중에서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직업 문제라든지, 사생활에 관한 얘기들은 결혼한 후의 남편에게 검증의 대상으로 삼기는 적절치 않다..

[앵커]

이 후보께서도 몇몇 사안이 검증 대상이 되고 있고요. 검증은 더 치열해질 텐데요.

예를 들어서 형수 욕설 문제 여러 번 사과하셨습니다만, 녹음 파일이 남아서 지금 돌고 있고, 내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우려는 없으신지요?

[답변]

제가 잘못한 것이고 또 이 자리를 빌어서 또 사과 말씀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어차피 운명 같은 거죠.

그것은 어머니와의 관계라든지, 그때는 사실은 공직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요,

그건 사죄드리고. 또 여러 가지 다른 문제들 말씀을 하시는데, 그 문제는 저는 대개 다 사법적으로 또는 의료적으로 언론들의 참여하에 검증은 다 됐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계속 그 얘기를 하면 또 역시 저는 계속 답을 드릴 수밖에 없겠죠.

[앵커]

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최정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터뷰] 이재명 “경선연기, 후보 입장만 주장 어려워”…“역선택은 업무방해죄”
    • 입력 2021-07-12 21:35:32
    • 수정2021-07-12 22:28:47
    뉴스 9
[앵커]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자격으로 만납니다.

나는 변방의 진흙밭을 뒹구는 장수다. 과거 이재명 지사는 변방, 흙수저, 이렇게 밑바닥을 강조하는 말들에 힘을 줘왔는데, 대선에 다시 도전하는 지금, 말의 결이 좀 달라졌습니다.

이제 사이다가 아닌 국밥의 역할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또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변한 건 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답변]

네, 반갑습니다.

[앵커]

내 언어는 다른 정치인과 다르다. 추상적이지 않고 직선적이고 분명하다, 스스로 이렇게 평가를 했는데, 이번 예비 경선 때 보니까 조금 바뀌었어요. 전략입니까?

[답변]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경선이 매우 중요한 1차 과제가 되니까

네거티브도 하고 심하게 공격할 수 있는데, 저는 이제 수성하는 입장이고, 내부의 균열 요인이나 갈등 요인이 많아지면, 본선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때리면 안 되는 권투를 하고 있는 거죠.

[앵커]

이 후보에 대해서 추진력이 장점이라고도 하는데, 그게 '불안하다', 라는 평도 있습니다.

지금 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도 이 얘기를 계속 하죠.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답변]

일을 하지 않으면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일을 하고 성과를 많이 내면 불안하게 보일 수 있죠.

남들이 안 하던 일을 많이 하다 보니까, 마구 일을 저지르는 것 같은데,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불안한 일,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일은 시도하지 않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당 안에서 지금 경선을 연기하자, 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던데, 2주 순연하자, 이런 의견에는 어떻게 보시는지?

[답변]

주최 측이나 심판이 정하면 그에 충실하게 따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2주 내에 상당한 조치가 돼서 완화되면 다행인데, 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제가 방역행정을 1선에서 책임지는 입장에서 그것 무시하고 후보 입장만 주장하기가 좀 어려운 게 사실이죠.

언제나 방역과 저에게 공식적으로 주어진 책임이 먼저 아니겠습니까?

[앵커]

이제 결선 흥행을 위해서 각 캠프마다 선거인단이 돼 달라고 홍보 중이죠. 그런데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선거인단 신청을 했어요.

그래서 역선택이다, 이런 논란이 생겼는데요.

[답변]

상대 정당이, 그중에서 쉽게 이길 수 있는, 즉 우리 입장에서 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역으로 선택해서 그 사람을 후보로 뽑히게 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는 일이긴 하지만, 더 심하게 말씀드리면 사실 형사법상의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개인이 판단해서 참여하는 것 말고 경쟁하는 정당의 상대 지휘부가 저쪽 정당의 약한 후보를 찍어라, 이렇게 하는 경우는 없었죠. 처음 봅니다.

[앵커]

여당 대선 후보에게 정권 심판론은 숙명 같은 짐일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 후보께서는 그런데 여권의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심판론에서 조금 살짝 비켜 있다, 라는 평가도 있는데, 우선 이 평가에 동의하시는지요?

[답변]

그 평가는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밖에서 보면 모두가 친문이지만, 또 안에서 보면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죠. 그리고 저는 어쨌든 당내 세력 관계를 보면 비주류가 분명하기 때문에, 아마 국민들께서도 좀 달리 보는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앵커]

그러면 이제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변]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달라야 하지만, 차별화하진 않는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공과를, 공은 취하고 과는 이렇게 할 순 없고, 같이 책임져야죠.

저도 문재인 정부, 민주당 정부의 일원 아닙니까?

[앵커]

그럼 대표적인 과, 뭐가 있을까요?

[답변]

제일 아쉬운 것은 우리 국민들께서 모두 동의하는 것처럼 부동산 정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관료들의 저항 때문에 실제로 대통령께서 부동산으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 라고 말씀하셨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못 벌게 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상대 후보를 조금 얘기를 해 보죠.

지금 시점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한 상대입니다.

[답변]

사실 정치의 핵심은 새 길을 내는 것이죠. 윤석열 총장께서 공부 열심히 하신다는데..

이제 한 100일, 넉 달 이렇게 지났으니까 좀 알맹이도 보여주시고, 이제 포장지는 좀 걷으시고 그러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거대 국가 과제들, 이것들을 과연 몇 달의 벼락치기 공부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는 조금 걱정되긴 합니다.

[앵커]

윤 전 총장에 대한 가족 검증 문제에서 검증은 가급적 후보자 본인 문제로 제한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럼 가족이 검증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인가요?

[답변]

그것은 약간 와전된 겁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국가 경영을 책임질 대통령은 가족 본인 포함해서 무한 검증의 대상이 됩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은 윤 총장의 부인에 관한 문제 중에서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직업 문제라든지, 사생활에 관한 얘기들은 결혼한 후의 남편에게 검증의 대상으로 삼기는 적절치 않다..

[앵커]

이 후보께서도 몇몇 사안이 검증 대상이 되고 있고요. 검증은 더 치열해질 텐데요.

예를 들어서 형수 욕설 문제 여러 번 사과하셨습니다만, 녹음 파일이 남아서 지금 돌고 있고, 내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우려는 없으신지요?

[답변]

제가 잘못한 것이고 또 이 자리를 빌어서 또 사과 말씀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어차피 운명 같은 거죠.

그것은 어머니와의 관계라든지, 그때는 사실은 공직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요,

그건 사죄드리고. 또 여러 가지 다른 문제들 말씀을 하시는데, 그 문제는 저는 대개 다 사법적으로 또는 의료적으로 언론들의 참여하에 검증은 다 됐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계속 그 얘기를 하면 또 역시 저는 계속 답을 드릴 수밖에 없겠죠.

[앵커]

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최정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