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대응이 최선

입력 2003.09.28 (00: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방송 : 2003년 9월 28(일) 밤 9:30~10:10 / KBS1
■취재 : 홍사훈 기자 sahoon@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오프닝 멘트: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한지 일주일 뒤 미국에도 강력한 허리케인 이사벨이 동부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그러나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미국의 방재시스템은 우리와 매우 달랐습니다.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미국의 재난 대비체계를 현지 취재했습니다.

*홍사훈 기자:
높이 13미터의 파도가 해변을 삼킬듯 밀어 닥칩니다. 파도와 함께 발생한 해일은 바닷가 저지대를 순식간에 휩쓸어 버렸습니다. 허리케인 이사벨이 정통으로 상륙한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아우터 뱅크스 입니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지 불과 일주일 뒤인 지난 19일의 일입니다. 아우터 뱅크스에 상륙한 허리케인 이사벨은 시속 150km가 넘는 살인적인 강풍으로 도로의 신호등을 넘어뜨리고 가로수를 뿌리채 뽑아버립니다. 주택가는 물바다가 됐고 곳곳에서 최악의 정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피해 주민:
"모두 휩쓸고 갔습니다. 바닷물에 잠겨 바닥도 엉망진창이고 정말 피해가 막심합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은 한반도 전체 면적의 두배 가량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사망자 수는 36명에 불과했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교통사고와 전기 시설을 복구하다 감전돼 사망한 것이고, 허리케인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서 사망한 사람은 열명이 채 안됐습니다. 태풍 매미로 130명의 인명 피해를 낸 우리완 매우 대조적입니다. 막강한 허리케인이 정면으로 상륙한 미국이 생각보다 적은 피해로 그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홍사훈 기자:
이사벨이 상륙하기 사흘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국립 허리케인 센터는 벌써 비상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3시간 마다 한번씩 하루 8차례 허리케인의 현재 위치와 위력, 앞으로 진로 등 상세한 정보를 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에게 방송합니다.

<녹취>
*맥스/허리케인센터 국장:
"밤 11시 현재, 이사벨은 노스케롤라이나 남단 동쪽 250마일 지점에서 시속 13마일 속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이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 워싱턴의 국립 기상대의 수퍼 컴퓨터외에도 프린스턴 대학과 오클라호마 대학의 수퍼컴퓨터가 긴급 동원됐습니다.

*홍사훈 기자<현장에서>:
"허리케인의 진로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허리케인이 현재
정확히 어떤 상태냐 하는 것입니다. 허리케인 사냥꾼이라 불리는 이 비행기가 하루에 3차례씩 허리케인의 중심으로 들어갑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 구름속엔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녹취>
(이사벨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요?)
"매우 강력한 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일순간 기체 진동이 사라지고 사방이 고요해집니다. 허리케인의 눈에 들어선 것입니다. 허리케인 사냥꾼은 중심부의 기압과 풍속 등 모든 실제 자료를 측정해 허리케인 센터로 송신합니다. 이 자료들은 바로 수퍼 컴퓨터에 입력돼 진로 예측에 결정적인 도움을 줍니다.

*로버트/허리케인 센터 수신팀장:
"조종사와 계속 교신하며 언제 어느 지점의 관측자료가 필요하니 어느 쪽으로 비행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홍사훈 기자:
미 공군에선 이런 허리케인 감시 비행기를 4대나 보유하고 있습니다.위험한 임무이긴 하지만 허리케인의 정확한 현재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덕분에 미국의 허리케인 진로 예측 적중률은 85%에 이릅니다.

*데이비스/美 53 항공대 소령:
"군과 정부기관의 완벽한 협력으로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위기 관리청 직원들이 이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허리케인 센터에 직접 파견됩니다.

*앨먼/뉴욕주 위기관리청 직원:
여기 있으면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것보다 정보를 더 빨리 직접 받을 수 있어서 더 빨리 대피를 시킬 수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 이사벨의 피해가 예상되는 동부 지역 9개 주에서 모두 25명의 연방 위기관리청 직원들이 파견됐습니다.

*윌리엄/죠지아주 위기관리청 직원:
"CNN을 보면 허리케인에 대해 알 수있지만 질문은 못합니다. 기상 레이더가 뭘 나타내는지 설명은 못합니다. 예보관들을 방해하지 않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저희밖에 없습니다."

*홍사훈 기자:
연방 위기 관리청은 허리케인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 노스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주정부에 주민 대피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고, 허리케인 상륙 사흘전부터 주민들의 대피가 시작됐습니다. 해안가에 있는 주택단지들부터 텅텅 비기 시작했습니다.

*피해 주민:
"저희 집은 튼튼하지만 나무들이 유리창 깨고 집으로 쓰러지기 때문에 대피하기로 했습니다."

*홍사훈 기자:
방송에선 대피하기전에 창문을 어떻게 막아야 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물건들을 챙겨야 하는지를 반복해서 보도합니다.

<방송화면 녹취>
"허리케인을 견디는데 1인당 7겔론의 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 손전등에 용량에 맞는 배터리를 반드시 새로 끼워 넣으셔야 합니다."

*살리나스/폭스 뉴스 기자:
"재난에 처한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무엇을 해야할 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홍사훈 기자:
특히 허리케인 철이 시작되는 6월부턴 동네 수퍼마켓마다 대피소가
어디 있고, 긴급 전화번호는 몇 번인지 등이 적힌 책자가 무료로 배포됩니다. 도로 곳곳엔 대피소가 어디 있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주민들이 평상시에도 대피소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김종선/마이애미 거주 교포:
"저도 처음에는 우리집 두고 갈필요가 뭐가 있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한번 당하고 나니까 안 가고는 안됩니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고 워낙 심하니까 다 준비해놓고 2,3일 전에 떠나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홍사훈 기자:
이사벨 상륙 이틀전, 상황이 심상치 않게 전개됩니다. 3대의 수퍼 컴퓨터가 노스 캐롤라이나 남부 해안 지역에 해일 발생을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중심이 접근하면 10에서 11피트 높이의 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 센터에 파견된 연방 위기 관리청 직원들은 곧바로 워싱턴 본부와 백악관을 연결해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녹취>
*美 위기관리청 워싱턴 본부:
"만여명이 고립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홍사훈 기자:
해일 예상 지역엔 경찰과 주 방위군이 투입돼 남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마지막 대피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경찰차 녹취>
"강제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니 즉시 떠나주십시요!"

*홍사훈 기자:
19일, 이사벨이 예상 지점에 상륙했고 실제로 해일이 밀려들었지만 주민들은 모두 대피하고 난 뒤였습니다.

*카를로스/ 플로리다주 재해방지센터 팀장:
"허리케인을 막을 순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 시키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홍사훈 기자:
첨단 기술로 허리케인의 진로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피해 예상 지역에 충분한 피해방지 노력을 하는 것이 미국이 허리케인 피해를 최소화 시킨 비결입니다.

*홍사훈 기자:
미국에서 이같은 신속하고 체계적인 허리케인 방재 시스템이 마련된 것은 1992년 사상최악의 피해를 낸 허리케인 앤드류를 겪고 난 뒤부텁니다. 당시 사망자가 45명이나 생기면서 미 정부는 허리케인 예보와 이에대한 방재활동이 연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윌리엄/ 죠지아주 위기관리청 직원:
"(앤드류 이후) 정부가 재해를 미리 대비하는 것과 국민들에게 정부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홍사훈 기자:
앤드류를 겪고 난 뒤 달라진 또 하나가 해안지역 건물들입니다. 마이애미 시내의 이 병원은 최근 벽과 창문을 철골로 둘러싸는 보강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새로 짓는 건물은 물론이고, 기존의 건물들도 허리케인 내구 설계를 적용해 보강할 것이 의무화됐기 때문입니다.

*더그브릿/ 건설회사 이사:
"해안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 등에 따라 설계 등급이 달라집니다. 해안에서 가까울수록 강풍과 해일에 더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홍사훈 기자:
해안가 일반 주택들도 의무 규정은 없지만 창문마다 허리케인 대비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존 컬버/ 마이애미 주민:
"십 수년전 앤드류를 겪고 난 뒤 이런 시설을 많이 설치하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미국 동부 해안 지역엔 일년에 평균 다섯차례 이상 허리케인이 지나갑니다. 그렇지만 정확한 진로 예측에다 정부 기구들의 발빠른 대응,거기에 주민들의 몸에 밴 사전 대비로 허리케인을 별 피해없이 극복하고 있습니다. 자연 재해로부터 해방되는 안전한 미국은 거져 얻어진 것이 아니라 엄청난 투자와 노력 끝에 얻어진 결실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신속한 대응이 최선
    • 입력 2003-09-28 00:00:00
    취재파일K
■방송 : 2003년 9월 28(일) 밤 9:30~10:10 / KBS1 ■취재 : 홍사훈 기자 sahoon@kbs.co.kr ■제작 :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 (전화)02-781-4321 (팩스)02-781-4398 (인터넷)http://www.kbs.co.kr/4321 *오프닝 멘트: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한지 일주일 뒤 미국에도 강력한 허리케인 이사벨이 동부 해안에 상륙했습니다. 그러나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미국의 방재시스템은 우리와 매우 달랐습니다.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미국의 재난 대비체계를 현지 취재했습니다. *홍사훈 기자: 높이 13미터의 파도가 해변을 삼킬듯 밀어 닥칩니다. 파도와 함께 발생한 해일은 바닷가 저지대를 순식간에 휩쓸어 버렸습니다. 허리케인 이사벨이 정통으로 상륙한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아우터 뱅크스 입니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지 불과 일주일 뒤인 지난 19일의 일입니다. 아우터 뱅크스에 상륙한 허리케인 이사벨은 시속 150km가 넘는 살인적인 강풍으로 도로의 신호등을 넘어뜨리고 가로수를 뿌리채 뽑아버립니다. 주택가는 물바다가 됐고 곳곳에서 최악의 정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피해 주민: "모두 휩쓸고 갔습니다. 바닷물에 잠겨 바닥도 엉망진창이고 정말 피해가 막심합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은 한반도 전체 면적의 두배 가량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사망자 수는 36명에 불과했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교통사고와 전기 시설을 복구하다 감전돼 사망한 것이고, 허리케인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서 사망한 사람은 열명이 채 안됐습니다. 태풍 매미로 130명의 인명 피해를 낸 우리완 매우 대조적입니다. 막강한 허리케인이 정면으로 상륙한 미국이 생각보다 적은 피해로 그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홍사훈 기자: 이사벨이 상륙하기 사흘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국립 허리케인 센터는 벌써 비상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3시간 마다 한번씩 하루 8차례 허리케인의 현재 위치와 위력, 앞으로 진로 등 상세한 정보를 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에게 방송합니다. <녹취> *맥스/허리케인센터 국장: "밤 11시 현재, 이사벨은 노스케롤라이나 남단 동쪽 250마일 지점에서 시속 13마일 속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이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 워싱턴의 국립 기상대의 수퍼 컴퓨터외에도 프린스턴 대학과 오클라호마 대학의 수퍼컴퓨터가 긴급 동원됐습니다. *홍사훈 기자<현장에서>: "허리케인의 진로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허리케인이 현재 정확히 어떤 상태냐 하는 것입니다. 허리케인 사냥꾼이라 불리는 이 비행기가 하루에 3차례씩 허리케인의 중심으로 들어갑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 구름속엔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녹취> (이사벨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요?) "매우 강력한 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일순간 기체 진동이 사라지고 사방이 고요해집니다. 허리케인의 눈에 들어선 것입니다. 허리케인 사냥꾼은 중심부의 기압과 풍속 등 모든 실제 자료를 측정해 허리케인 센터로 송신합니다. 이 자료들은 바로 수퍼 컴퓨터에 입력돼 진로 예측에 결정적인 도움을 줍니다. *로버트/허리케인 센터 수신팀장: "조종사와 계속 교신하며 언제 어느 지점의 관측자료가 필요하니 어느 쪽으로 비행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홍사훈 기자: 미 공군에선 이런 허리케인 감시 비행기를 4대나 보유하고 있습니다.위험한 임무이긴 하지만 허리케인의 정확한 현재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덕분에 미국의 허리케인 진로 예측 적중률은 85%에 이릅니다. *데이비스/美 53 항공대 소령: "군과 정부기관의 완벽한 협력으로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위기 관리청 직원들이 이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허리케인 센터에 직접 파견됩니다. *앨먼/뉴욕주 위기관리청 직원: 여기 있으면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것보다 정보를 더 빨리 직접 받을 수 있어서 더 빨리 대피를 시킬 수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 이사벨의 피해가 예상되는 동부 지역 9개 주에서 모두 25명의 연방 위기관리청 직원들이 파견됐습니다. *윌리엄/죠지아주 위기관리청 직원: "CNN을 보면 허리케인에 대해 알 수있지만 질문은 못합니다. 기상 레이더가 뭘 나타내는지 설명은 못합니다. 예보관들을 방해하지 않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저희밖에 없습니다." *홍사훈 기자: 연방 위기 관리청은 허리케인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 노스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주정부에 주민 대피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고, 허리케인 상륙 사흘전부터 주민들의 대피가 시작됐습니다. 해안가에 있는 주택단지들부터 텅텅 비기 시작했습니다. *피해 주민: "저희 집은 튼튼하지만 나무들이 유리창 깨고 집으로 쓰러지기 때문에 대피하기로 했습니다." *홍사훈 기자: 방송에선 대피하기전에 창문을 어떻게 막아야 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물건들을 챙겨야 하는지를 반복해서 보도합니다. <방송화면 녹취> "허리케인을 견디는데 1인당 7겔론의 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또 손전등에 용량에 맞는 배터리를 반드시 새로 끼워 넣으셔야 합니다." *살리나스/폭스 뉴스 기자: "재난에 처한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무엇을 해야할 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홍사훈 기자: 특히 허리케인 철이 시작되는 6월부턴 동네 수퍼마켓마다 대피소가 어디 있고, 긴급 전화번호는 몇 번인지 등이 적힌 책자가 무료로 배포됩니다. 도로 곳곳엔 대피소가 어디 있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주민들이 평상시에도 대피소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김종선/마이애미 거주 교포: "저도 처음에는 우리집 두고 갈필요가 뭐가 있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한번 당하고 나니까 안 가고는 안됩니다. 불안해서 살 수가 없고 워낙 심하니까 다 준비해놓고 2,3일 전에 떠나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홍사훈 기자: 이사벨 상륙 이틀전, 상황이 심상치 않게 전개됩니다. 3대의 수퍼 컴퓨터가 노스 캐롤라이나 남부 해안 지역에 해일 발생을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중심이 접근하면 10에서 11피트 높이의 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허리케인 센터에 파견된 연방 위기 관리청 직원들은 곧바로 워싱턴 본부와 백악관을 연결해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녹취> *美 위기관리청 워싱턴 본부: "만여명이 고립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홍사훈 기자: 해일 예상 지역엔 경찰과 주 방위군이 투입돼 남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마지막 대피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경찰차 녹취> "강제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니 즉시 떠나주십시요!" *홍사훈 기자: 19일, 이사벨이 예상 지점에 상륙했고 실제로 해일이 밀려들었지만 주민들은 모두 대피하고 난 뒤였습니다. *카를로스/ 플로리다주 재해방지센터 팀장: "허리케인을 막을 순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 시키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홍사훈 기자: 첨단 기술로 허리케인의 진로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피해 예상 지역에 충분한 피해방지 노력을 하는 것이 미국이 허리케인 피해를 최소화 시킨 비결입니다. *홍사훈 기자: 미국에서 이같은 신속하고 체계적인 허리케인 방재 시스템이 마련된 것은 1992년 사상최악의 피해를 낸 허리케인 앤드류를 겪고 난 뒤부텁니다. 당시 사망자가 45명이나 생기면서 미 정부는 허리케인 예보와 이에대한 방재활동이 연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윌리엄/ 죠지아주 위기관리청 직원: "(앤드류 이후) 정부가 재해를 미리 대비하는 것과 국민들에게 정부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홍사훈 기자: 앤드류를 겪고 난 뒤 달라진 또 하나가 해안지역 건물들입니다. 마이애미 시내의 이 병원은 최근 벽과 창문을 철골로 둘러싸는 보강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새로 짓는 건물은 물론이고, 기존의 건물들도 허리케인 내구 설계를 적용해 보강할 것이 의무화됐기 때문입니다. *더그브릿/ 건설회사 이사: "해안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 등에 따라 설계 등급이 달라집니다. 해안에서 가까울수록 강풍과 해일에 더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홍사훈 기자: 해안가 일반 주택들도 의무 규정은 없지만 창문마다 허리케인 대비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존 컬버/ 마이애미 주민: "십 수년전 앤드류를 겪고 난 뒤 이런 시설을 많이 설치하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미국 동부 해안 지역엔 일년에 평균 다섯차례 이상 허리케인이 지나갑니다. 그렇지만 정확한 진로 예측에다 정부 기구들의 발빠른 대응,거기에 주민들의 몸에 밴 사전 대비로 허리케인을 별 피해없이 극복하고 있습니다. 자연 재해로부터 해방되는 안전한 미국은 거져 얻어진 것이 아니라 엄청난 투자와 노력 끝에 얻어진 결실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