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한, 연합훈련 중단 압박…한미의 선택은?

입력 2021.08.07 (07:50) 수정 2021.08.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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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압박하는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남북한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던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인데요.

훈련을 강행할 것이냐, 연기할 것이냐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방부는 훈련 시기와 규모 등을 한미가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통신선 복원 닷새 만에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한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지, 먼저 준비된 화면 보시고 전문가와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3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국회를 찾아 최근의 북한 정세 동향을 공유했습니다.

북한이 13개월 만에 다시 남북 소통에 나선 배경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박 원장은 남북한 통신선 복원은‘김정은 위원장이 요청한 것’이라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이 친서를 교환한 것도 통신선 복원에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8월 3일 : "(박지원 국정원장은) 판문점 평양 선언 이행 여건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이 남북한 통신 연락선 복원을 김정은이 요청했다..."]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기념일에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복원된 남북한 통신선.

[서해지구 군 통신선 통화/7월 27일 : "예. 여보세요, 귀측 신호와 통화 음질 양호합니까?"]

남북 군 당국을 잇는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복구된 데 이어, 판문점 남북직통 전화와 남북 연락사무소 채널도 연결됐습니다.

[남북연락사무소 서울사무실/7월 27일 : "잘 들리십니까? 반갑습니다. 1년여 만에 통화가 재개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3일 북측은 남측의 함정 간 국제상선 공통망 호출에도 응답했습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발표에서 통신선 복원이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7월 27일 : "양 정상은 남북 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 시켜 나가자는 데 대해서도 뜻을 같이하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일반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에는 남북한 통신선 복원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이런 방식의 남북 관계를 지속적인 파탄 상태로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지금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굉장히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전략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국경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향후 코로나 백신을 지원받을 상황을 감안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세현/前 통일부 장관/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폭염 때문에 북한이 쌀보다는 옥수수를 많이 심는데, 옥수수 잎이 노랗게 타버릴 정도면 그건 금년 농사는 어떤 점에서는 망쳤다는 이야기가 돼요. (북한이) 의지를 해야만 하는 그런 상황이 됐기 때문에 아마 우리가 이제 통신 연락선 복원하고 필요하면 화상 대화를 통해서라도 서로가 필요한 것을 도와주자..."]

남북 통신선 연락이 재개된 이후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 복원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서해상 공무원 피격사건’이후 중단됐던 대북 인도협력 물자에 대한 반출 승인도 최근 재개했습니다.

남북한 통신선이 복원된 뒤 열린 통일부 출입 기자 간담회.

이인영 장관은 천금과도 같은 남북 소통의 길이 13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통신선 복원 다음 계획도 언급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7월 30일 : "영상회담 시스템 구축 문제를 협의하자고 우리 연락사무소를 통해서 북측에 제의했고, 북측은 우리의 제안을 담은 문건을 접수하였습니다."]

통일부는 대북 인도지원 물자에 대한 반출 승인도 재개했습니다. 북한의 보건, 식량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반출을 승인한 물자의 종류나 지원 주체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7월 30일 : "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우 지속적으로 승인해 나갈 예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실제로 북한은 북미 회담 전제 조건으로 광물 수출과 정제유 수입, 생필품 수입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8월 3일 : "(수입 허용 요구한 생필품에는) 고급 양주, 양복이 포함된다. 평양 상류층 배급용이다. 상류층 생필품이라는 거죠."]

식량난이 심각한 와중에도 북한은 상류층을 위한 생필품 확보에 골몰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한미가 특정 물품 제재 면제를 논의한 건 없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 등을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훈련인데요.

북한은 남북 통신선 복원 닷새 만에 김여정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지난 3월, 전반기 한미훈련이 시작되자 담화를 내고 남측을 맹비난했던 북한.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3월 16일 : "남조선 당국이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달 중순 한미훈련을 앞두고 김여정 부부장이 또다시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한미훈련은 신뢰 회복을 바라는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복원된 남북 통신선에 대해서도“단절된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부승찬/국방부 대변인/8월 2일 : "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과 관련해서 시기, 규모, 방식 등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고요. 한미 당국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군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북한의 위협이나 요구에 밀려서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상황은 한미 양국이 수용하기 어렵고요. 외부적으로 공개되는 부분을 최소화한다거나 이런 방식으로 일종의 수위조절에 나서고 반면에 외교 라인에서는 북한과의 대화와 관여를 지속적으로 강조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상황 관리에 나서지 않을까..."]

김여정 부부장 담화가 나온 이후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싼 공방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지원 국정원장도 국회 정보위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북한이 상응 조치를 할 거라면서 우리측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가 야당 측의 반발을 샀습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8월 3일 :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이 사실상 김여정의 하명 기관으로 전락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우리 국정원의 위상을 아주 창피할 정도로 추락시켰다고 생각을 하고요."]

13개월 만의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한반도 정세에 점진적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연합훈련이 남북 관계를 복원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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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한, 연합훈련 중단 압박…한미의 선택은?
    • 입력 2021-08-07 07:50:47
    • 수정2021-08-07 10: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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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남북의창' 시작하겠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압박하는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남북한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던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인데요.

훈련을 강행할 것이냐, 연기할 것이냐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방부는 훈련 시기와 규모 등을 한미가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통신선 복원 닷새 만에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한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지, 먼저 준비된 화면 보시고 전문가와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3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국회를 찾아 최근의 북한 정세 동향을 공유했습니다.

북한이 13개월 만에 다시 남북 소통에 나선 배경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박 원장은 남북한 통신선 복원은‘김정은 위원장이 요청한 것’이라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남북 정상이 친서를 교환한 것도 통신선 복원에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8월 3일 : "(박지원 국정원장은) 판문점 평양 선언 이행 여건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이 남북한 통신 연락선 복원을 김정은이 요청했다..."]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기념일에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복원된 남북한 통신선.

[서해지구 군 통신선 통화/7월 27일 : "예. 여보세요, 귀측 신호와 통화 음질 양호합니까?"]

남북 군 당국을 잇는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복구된 데 이어, 판문점 남북직통 전화와 남북 연락사무소 채널도 연결됐습니다.

[남북연락사무소 서울사무실/7월 27일 : "잘 들리십니까? 반갑습니다. 1년여 만에 통화가 재개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3일 북측은 남측의 함정 간 국제상선 공통망 호출에도 응답했습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발표에서 통신선 복원이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7월 27일 : "양 정상은 남북 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 시켜 나가자는 데 대해서도 뜻을 같이하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일반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에는 남북한 통신선 복원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이런 방식의 남북 관계를 지속적인 파탄 상태로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지금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굉장히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전략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국경 봉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향후 코로나 백신을 지원받을 상황을 감안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세현/前 통일부 장관/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폭염 때문에 북한이 쌀보다는 옥수수를 많이 심는데, 옥수수 잎이 노랗게 타버릴 정도면 그건 금년 농사는 어떤 점에서는 망쳤다는 이야기가 돼요. (북한이) 의지를 해야만 하는 그런 상황이 됐기 때문에 아마 우리가 이제 통신 연락선 복원하고 필요하면 화상 대화를 통해서라도 서로가 필요한 것을 도와주자..."]

남북 통신선 연락이 재개된 이후 우리 정부는 남북 관계 복원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서해상 공무원 피격사건’이후 중단됐던 대북 인도협력 물자에 대한 반출 승인도 최근 재개했습니다.

남북한 통신선이 복원된 뒤 열린 통일부 출입 기자 간담회.

이인영 장관은 천금과도 같은 남북 소통의 길이 13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통신선 복원 다음 계획도 언급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7월 30일 : "영상회담 시스템 구축 문제를 협의하자고 우리 연락사무소를 통해서 북측에 제의했고, 북측은 우리의 제안을 담은 문건을 접수하였습니다."]

통일부는 대북 인도지원 물자에 대한 반출 승인도 재개했습니다. 북한의 보건, 식량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반출을 승인한 물자의 종류나 지원 주체 등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7월 30일 : "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우 지속적으로 승인해 나갈 예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실제로 북한은 북미 회담 전제 조건으로 광물 수출과 정제유 수입, 생필품 수입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8월 3일 : "(수입 허용 요구한 생필품에는) 고급 양주, 양복이 포함된다. 평양 상류층 배급용이다. 상류층 생필품이라는 거죠."]

식량난이 심각한 와중에도 북한은 상류층을 위한 생필품 확보에 골몰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한미가 특정 물품 제재 면제를 논의한 건 없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 등을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훈련인데요.

북한은 남북 통신선 복원 닷새 만에 김여정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지난 3월, 전반기 한미훈련이 시작되자 담화를 내고 남측을 맹비난했던 북한.

[김여정 부부장 담화 대독/3월 16일 : "남조선 당국이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달 중순 한미훈련을 앞두고 김여정 부부장이 또다시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한미훈련은 신뢰 회복을 바라는 남북 정상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복원된 남북 통신선에 대해서도“단절된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부승찬/국방부 대변인/8월 2일 : "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과 관련해서 시기, 규모, 방식 등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고요. 한미 당국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군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북한의 위협이나 요구에 밀려서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상황은 한미 양국이 수용하기 어렵고요. 외부적으로 공개되는 부분을 최소화한다거나 이런 방식으로 일종의 수위조절에 나서고 반면에 외교 라인에서는 북한과의 대화와 관여를 지속적으로 강조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상황 관리에 나서지 않을까..."]

김여정 부부장 담화가 나온 이후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싼 공방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지원 국정원장도 국회 정보위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경우 북한이 상응 조치를 할 거라면서 우리측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가 야당 측의 반발을 샀습니다.

[하태경/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8월 3일 :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이 사실상 김여정의 하명 기관으로 전락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우리 국정원의 위상을 아주 창피할 정도로 추락시켰다고 생각을 하고요."]

13개월 만의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한반도 정세에 점진적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연합훈련이 남북 관계를 복원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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