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에…연이자 2,000% 뜯어낸 불법 대부업자 적발

입력 2021.08.12 (21:49) 수정 2021.08.1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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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빌린 돈보다 20배나 많은 돈을 이자로 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최대 2,000%가 넘는 연이자로 폭리를 취해온 대부업자들이 자치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금융대출을 받기 어려운 일용직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코로나19 속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피해자들이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의 한 주택에 수사관들이 들이닥칩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야 해서."]

불법대출 영업에 사용된 노트북과 태블릿PC, 통장들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자치경찰에 적발된 대부업자 A 씨 등 2명은 불법 고금리 대부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SNS에 홍보 글을 올리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한 번에 100만 원에서 500만 원씩 빌려주며 이자 15%를 떼고, 약속된 한 달 이내에 상환을 못 하면, 하루에 10만 원의 이자를 받아내는 식이었습니다.

170만 원을 대출받은 한 채무자는 한 달여 만에 원금의 1.5배가 넘는 290만 원을 갚아야 했습니다.

연 이자율은 최고 2,147%, 당시 법정 최고이자율 24%의 100배에 가깝습니다.

이런 식으로 2017년 8월부터 최근까지 62명에게 22억 4천여만 원을 빌려주고, 2억 1천만 원의 부당 수익을 챙겼습니다.

피해자들은 주로 금융기관의 대출이 막힌 사업주나 신용등급이 낮은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등이었습니다.

[불법 대부업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100만 원 정도 빌렸다가, 이게 갈수록 커지더라고요. 계속 빌리게 되고. 이자 감당도 힘들어지고, 계속 빌리게 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때는."]

적발된 업자들은 대출금 상환이 늦어지면 피해자 주소지나 사업장에 찾아가거나, 온라인에 채무자의 얼굴과 신분증 사진과 함께 채무 사실을 공개하는 등 압박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원혁/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관 : "불법 대부업이 아니면 생활이 곤란할 정도의 생계 유지형인 분들도 많이 있었고, (제도권 금융 안에서) 대출되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대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주도 자치경찰은 일당 2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1명을 구속하고, 추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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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시국에…연이자 2,000% 뜯어낸 불법 대부업자 적발
    • 입력 2021-08-12 21:48:59
    • 수정2021-08-12 22:03:44
    뉴스9(제주)
[앵커]

빌린 돈보다 20배나 많은 돈을 이자로 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최대 2,000%가 넘는 연이자로 폭리를 취해온 대부업자들이 자치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금융대출을 받기 어려운 일용직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코로나19 속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피해자들이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의 한 주택에 수사관들이 들이닥칩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야 해서."]

불법대출 영업에 사용된 노트북과 태블릿PC, 통장들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자치경찰에 적발된 대부업자 A 씨 등 2명은 불법 고금리 대부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SNS에 홍보 글을 올리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한 번에 100만 원에서 500만 원씩 빌려주며 이자 15%를 떼고, 약속된 한 달 이내에 상환을 못 하면, 하루에 10만 원의 이자를 받아내는 식이었습니다.

170만 원을 대출받은 한 채무자는 한 달여 만에 원금의 1.5배가 넘는 290만 원을 갚아야 했습니다.

연 이자율은 최고 2,147%, 당시 법정 최고이자율 24%의 100배에 가깝습니다.

이런 식으로 2017년 8월부터 최근까지 62명에게 22억 4천여만 원을 빌려주고, 2억 1천만 원의 부당 수익을 챙겼습니다.

피해자들은 주로 금융기관의 대출이 막힌 사업주나 신용등급이 낮은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 등이었습니다.

[불법 대부업 피해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100만 원 정도 빌렸다가, 이게 갈수록 커지더라고요. 계속 빌리게 되고. 이자 감당도 힘들어지고, 계속 빌리게 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때는."]

적발된 업자들은 대출금 상환이 늦어지면 피해자 주소지나 사업장에 찾아가거나, 온라인에 채무자의 얼굴과 신분증 사진과 함께 채무 사실을 공개하는 등 압박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원혁/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관 : "불법 대부업이 아니면 생활이 곤란할 정도의 생계 유지형인 분들도 많이 있었고, (제도권 금융 안에서) 대출되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대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주도 자치경찰은 일당 2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1명을 구속하고, 추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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