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진짜일까 가짜일까?…미술품 진위 가리는 ‘감식안’의 비밀

입력 2021.08.14 (21:29) 수정 2021.08.1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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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미술 작품을 둘러싼 위작 논란,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곤 하는데, 과연 어떤 게 진짜이고, 어떤 게 가짜일까요.

미술품의 진위는 물론, 좋은 미술품을 알아볼 줄 아는 안목, '감식안'의 비밀을 풀어보는 흥미로운 전시회가 열립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위아래로 나란히 걸린 그림.

구도와 화풍 등을 보면 같은 화가의 작품으로 보이지만, 아래 그림은 위작입니다.

근거가 뭘까?

[황정수/미술사가 : "그림, 서, 글씨, 그다음에 낙관, 세 가지를 다 따져봐야 되는데, 이 위의 인장은 빨간색으로 정확하게 찍혀 있죠. 그런데 아래 것은 인장이 그렇게 뚜렷하지가 않아요."]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이 부채 그림.

왼쪽에 작은 글씨로 '김홍도의 작품'이라 적혀 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원래 그림엔 없었던 글씨를 후대의 감정가가 덧붙이는 바람에, 이름 없는 화가의 진품이 김홍도의 위작으로 바뀐 겁니다.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이 글씨도 가짜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뜻밖에 '흰 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걸 우리가 바로 인쇄할 때 하는 망점이라고 그러는데 그게 드러나요."]

웬만한 전문가들조차 감쪽같이 속이는 위작들.

그 중에서 진짜를 가려내려면 남다른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황정수/미술사가 : "작품만 단순하게 오래 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학습을 하고 그 학습을 하는 과정에서 차원이 다른 세계의 격을 높여가는 과정, 그것을 지속적으로 해야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 미술사에서 감식의 세계를 연 선구적 인물은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이기도 했던 위창 오세창 선생.

추사 김정희의 제자였던 아버지가 평생 수집한 방대한 그림과 글씨를 일찍부터 접했고,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내공을 쌓았습니다.

전시는 당대 최고의 감식안으로 불리는 위창 선생을 기준점으로 삼아 진짜와 가짜, 창조와 모방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안현정/성균관대박물관 학예사·미술평론가 : "우리 미술을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아끼고, 그래서 어떻게 이어나갈까를 보여주는 아주 이런 따뜻한 마음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림과 글씨뿐 아니라 제작 시기를 속인 조선 백자까지, 유물 80여 점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진위를 가려내는 '안목'을 기를 좋은 기회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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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문화] 진짜일까 가짜일까?…미술품 진위 가리는 ‘감식안’의 비밀
    • 입력 2021-08-14 21:29:44
    • 수정2021-08-14 21:37:25
    뉴스 9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미술 작품을 둘러싼 위작 논란,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곤 하는데, 과연 어떤 게 진짜이고, 어떤 게 가짜일까요.

미술품의 진위는 물론, 좋은 미술품을 알아볼 줄 아는 안목, '감식안'의 비밀을 풀어보는 흥미로운 전시회가 열립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위아래로 나란히 걸린 그림.

구도와 화풍 등을 보면 같은 화가의 작품으로 보이지만, 아래 그림은 위작입니다.

근거가 뭘까?

[황정수/미술사가 : "그림, 서, 글씨, 그다음에 낙관, 세 가지를 다 따져봐야 되는데, 이 위의 인장은 빨간색으로 정확하게 찍혀 있죠. 그런데 아래 것은 인장이 그렇게 뚜렷하지가 않아요."]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이 부채 그림.

왼쪽에 작은 글씨로 '김홍도의 작품'이라 적혀 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원래 그림엔 없었던 글씨를 후대의 감정가가 덧붙이는 바람에, 이름 없는 화가의 진품이 김홍도의 위작으로 바뀐 겁니다.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이 글씨도 가짜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뜻밖에 '흰 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걸 우리가 바로 인쇄할 때 하는 망점이라고 그러는데 그게 드러나요."]

웬만한 전문가들조차 감쪽같이 속이는 위작들.

그 중에서 진짜를 가려내려면 남다른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황정수/미술사가 : "작품만 단순하게 오래 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학습을 하고 그 학습을 하는 과정에서 차원이 다른 세계의 격을 높여가는 과정, 그것을 지속적으로 해야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 미술사에서 감식의 세계를 연 선구적 인물은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이기도 했던 위창 오세창 선생.

추사 김정희의 제자였던 아버지가 평생 수집한 방대한 그림과 글씨를 일찍부터 접했고,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내공을 쌓았습니다.

전시는 당대 최고의 감식안으로 불리는 위창 선생을 기준점으로 삼아 진짜와 가짜, 창조와 모방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안현정/성균관대박물관 학예사·미술평론가 : "우리 미술을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아끼고, 그래서 어떻게 이어나갈까를 보여주는 아주 이런 따뜻한 마음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림과 글씨뿐 아니라 제작 시기를 속인 조선 백자까지, 유물 80여 점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진위를 가려내는 '안목'을 기를 좋은 기회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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