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틀렸는데 신용카드 발급…비대면 파고든 ‘명의도용’

입력 2021.08.27 (07:30) 수정 2021.08.2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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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시대, 금융권의 비대면 거래가 많아졌습니다.

직접 마주 보고 신분을 확인하지 않다보니 만일의 사고를 위해 더 철저한 본인 확인이 필요한데요.

명의도용을 당한 피해자가 신용카드사와 명의 도용자 사이 카드 발급 상담 내용기록을 확인했더니 잘못 말한 개인정보까지 수정해주며 카드를 발급해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50대 남성은 지난달 가입한 적 없는 신용카드사에서 사용금액 1,700만 원을 결제라는 통지를 받곤 놀랐습니다.

해당 카드사에 확인했더니 누군가 이 남성의 명의를 도용해 알뜰폰을 개통한 뒤 신용카드를 비대면으로 '간편 발급' 받아 사용했던 겁니다.

[명의도용 신용카드 피해자 : "(피해 사실에) 거의 2주에서 3주 가까이 잠도 거의 못 잔 상황이었고..."]

더 황당한 것은 카드사의 허술한 본인확인 과정이었습니다.

카드사 상담원은 명의도용자와 통화하면서 직장 주소를 물어봤습니다.

도용자는 '산단로'라는 주소를 '사단로'라고 잘못 말했습니다.

상담원은 사가 아니라 "뫼 산(山)자 아니냐"며 물었고 그래도 도용자가 틀린 주소를 계속 말했는데도 의심 한번 하지 않고 주소를 맞게 고쳐 신청서에 입력해줬습니다.

도용자는 연 소득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도용자는 "5천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지만 신한카드가 파악한 피해자의 추정 연 소득은 6,500만 원가량이었습니다.

명의도용자는 또 다른 카드사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3백만 원 가까이 사용했습니다.

[명의도용 신용카드 피해자 : "(카드사에서) 계속 갚아야 된다는 식으로 말씀하고 계셔서 변호인 확인을 해서 소송 준비를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큰 신한카드 측은 "피해자 구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지침에 따라 확인절차를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카드사인 삼성카드는 귀책사유가 없다면 피해를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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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정보 틀렸는데 신용카드 발급…비대면 파고든 ‘명의도용’
    • 입력 2021-08-27 07:30:17
    • 수정2021-08-27 07: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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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시대, 금융권의 비대면 거래가 많아졌습니다.

직접 마주 보고 신분을 확인하지 않다보니 만일의 사고를 위해 더 철저한 본인 확인이 필요한데요.

명의도용을 당한 피해자가 신용카드사와 명의 도용자 사이 카드 발급 상담 내용기록을 확인했더니 잘못 말한 개인정보까지 수정해주며 카드를 발급해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50대 남성은 지난달 가입한 적 없는 신용카드사에서 사용금액 1,700만 원을 결제라는 통지를 받곤 놀랐습니다.

해당 카드사에 확인했더니 누군가 이 남성의 명의를 도용해 알뜰폰을 개통한 뒤 신용카드를 비대면으로 '간편 발급' 받아 사용했던 겁니다.

[명의도용 신용카드 피해자 : "(피해 사실에) 거의 2주에서 3주 가까이 잠도 거의 못 잔 상황이었고..."]

더 황당한 것은 카드사의 허술한 본인확인 과정이었습니다.

카드사 상담원은 명의도용자와 통화하면서 직장 주소를 물어봤습니다.

도용자는 '산단로'라는 주소를 '사단로'라고 잘못 말했습니다.

상담원은 사가 아니라 "뫼 산(山)자 아니냐"며 물었고 그래도 도용자가 틀린 주소를 계속 말했는데도 의심 한번 하지 않고 주소를 맞게 고쳐 신청서에 입력해줬습니다.

도용자는 연 소득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도용자는 "5천만 원 미만"이라고 답했지만 신한카드가 파악한 피해자의 추정 연 소득은 6,500만 원가량이었습니다.

명의도용자는 또 다른 카드사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3백만 원 가까이 사용했습니다.

[명의도용 신용카드 피해자 : "(카드사에서) 계속 갚아야 된다는 식으로 말씀하고 계셔서 변호인 확인을 해서 소송 준비를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큰 신한카드 측은 "피해자 구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지침에 따라 확인절차를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카드사인 삼성카드는 귀책사유가 없다면 피해를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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