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발생’ 출입구 사흘전 우리도 이용…“14시간 고립됐다 탈출”

입력 2021.08.28 (06:09) 수정 2021.08.2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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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테러가 일어난 카불 공항 출입구를 테러 발생 사흘 전, 우리도 이용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로 위기를 벗어난 셈인데요.

아프간인들의 국내 이송을 맡았던 우리 외교관과 장병들이 긴박했던 탈출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시 데리러오겠다'던 약속을 지킨 김일응 주아프간대사관 공사참사관, 사진 속 남성은 대사관에서 1년간 함께 일한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버스에서) 내려서부터 감정적으로 그런 게 있었고요."]

아찔했던 순간들도 전했습니다.

테러 발생 불과 사흘전, 바로 그 문을 통해 1차로 모인 아프간인 26명을 데리고 나왔다는 겁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공항 진입을) 우선은 '애비 게이트'로 하고, 그 다음에 '이스트 게이트'로 해보자라는 (미군의) 조언이 있어서 그런 식으로 공지를 했던 거고요."]

자살폭탄 테러 첩보는 우리도 입수했던 상황, 한꺼번에 데리고 나오기 위해 전세버스를 가까스로 동원했는데, 이번엔 탈레반이 가로막았습니다.

여행증명서가 원본이 아닌 사본이라고 트집을 잡은 겁니다.

물도 음식도 없이 14시간을 버스 안에서 고립됐습니다.

에어컨은 없었고 지친 아이들은 울었습니다.

결국 몇몇은 탈진했고, 탈레반에 구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14시간 동안 같이 있다보니 사람들이 얼굴이 사색이 돼서 내려오는데…"]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가장 먼저 카불에 들어갔던 공군 정예특수요원들도 초조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이○○/하사/공군정예특수부대 : "위험 지역이어서 개인 무장을 엄청 신경썼고, 쪽잠을 자고 교대를 하면서 계속 대기를 하였습니다."]

아프간 사람들과 함께 생사의 고비를 넘긴 이들의 소회는 이랬습니다.

[이태규/소령/군수송기 조종사 : "한국 땅에서 안전하고 좋은 기억만 갖고 잘 적응해서 살아가기를 기원하기로 했습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되건 안 되건 이걸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국격과 책임을 져야되는 건데 그걸 보여준 거 같아서 그게 제일 가장 기쁩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화면제공: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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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 발생’ 출입구 사흘전 우리도 이용…“14시간 고립됐다 탈출”
    • 입력 2021-08-28 06:09:07
    • 수정2021-08-28 07: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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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테러가 일어난 카불 공항 출입구를 테러 발생 사흘 전, 우리도 이용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로 위기를 벗어난 셈인데요.

아프간인들의 국내 이송을 맡았던 우리 외교관과 장병들이 긴박했던 탈출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다시 데리러오겠다'던 약속을 지킨 김일응 주아프간대사관 공사참사관, 사진 속 남성은 대사관에서 1년간 함께 일한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버스에서) 내려서부터 감정적으로 그런 게 있었고요."]

아찔했던 순간들도 전했습니다.

테러 발생 불과 사흘전, 바로 그 문을 통해 1차로 모인 아프간인 26명을 데리고 나왔다는 겁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공항 진입을) 우선은 '애비 게이트'로 하고, 그 다음에 '이스트 게이트'로 해보자라는 (미군의) 조언이 있어서 그런 식으로 공지를 했던 거고요."]

자살폭탄 테러 첩보는 우리도 입수했던 상황, 한꺼번에 데리고 나오기 위해 전세버스를 가까스로 동원했는데, 이번엔 탈레반이 가로막았습니다.

여행증명서가 원본이 아닌 사본이라고 트집을 잡은 겁니다.

물도 음식도 없이 14시간을 버스 안에서 고립됐습니다.

에어컨은 없었고 지친 아이들은 울었습니다.

결국 몇몇은 탈진했고, 탈레반에 구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14시간 동안 같이 있다보니 사람들이 얼굴이 사색이 돼서 내려오는데…"]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가장 먼저 카불에 들어갔던 공군 정예특수요원들도 초조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이○○/하사/공군정예특수부대 : "위험 지역이어서 개인 무장을 엄청 신경썼고, 쪽잠을 자고 교대를 하면서 계속 대기를 하였습니다."]

아프간 사람들과 함께 생사의 고비를 넘긴 이들의 소회는 이랬습니다.

[이태규/소령/군수송기 조종사 : "한국 땅에서 안전하고 좋은 기억만 갖고 잘 적응해서 살아가기를 기원하기로 했습니다."]

[김일응/주아프간 대사관 공사참사관 : "되건 안 되건 이걸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국격과 책임을 져야되는 건데 그걸 보여준 거 같아서 그게 제일 가장 기쁩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화면제공: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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