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 교환’ 물밑으론 “영변 재가동”…북미협상 지렛대?

입력 2021.08.30 (21:28) 수정 2021.08.3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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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지난 2월부터 재가동한 것 같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움직임이 포착된 곳은 5메가와트 원자로와 방사 화학 실험실 두 곳입니다.

5메가와트 원자로는 폐연료봉을 만드는 곳인데 지난달 초부터 냉각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구요.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방사화학실험실에 증기를 공급하는 화력발전소가 2월부터 7월 사이 가동됐다는 겁니다.

5개월은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데 걸리는 기간이기도 한데요.

두 정황을 조합하면 북한이 올해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남북 정상 간엔 친서가 오갔던 이 기간에,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한 이유는 뭘까요?

윤 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는 한미 당국이 북한 핵 활동 재개의 신호탄으로 보고 주시해 온 시설입니다.

IAEA가 밝힌대로 5개월 가동됐다면 북한은 플루토늄을 최대 5~7kg 정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플루토늄을 좀 더 보충해서 나름대로 핵의 다종화를 시도한다고 보면 되죠.”]

북한이 핵 능력 고도화를 다시 시작했다는 의미와 함께, 핵 활동을 유예한다는 북미간 ‘신사협정’이 끝났다는 뜻도 있습니다.

특히 원자로를 재가동한 7월은 남북 정상간 친서가 오갔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북한의 화전양면술로,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해온 미국에 대한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준형/한동대 교수/전 국립외교원장 : “결국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된다는 일종의 사인으로 볼 수는 있는 거죠. 바이든 정부에게 하나의 도전거리지만, 판 자체를 깨는 그런 수준의 도발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변 핵시설 가동 정황은 통상 위성사진 등을 통해 알려져왔는데, 이번엔 IAEA 보고서를 통해 먼저 공개됐습니다.

IAEA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북한을 대화로 유인하려는 배경이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대해 미 정부 관계자는 “대화와 외교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김 대북특별대표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노규덕/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여전히 북핵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높은 우선순위에 속한다고 봅니다. 지난주에 성 김 대표가 서울에 와서 한미 양자 협의를 가진 것도 그렇고...”]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의 핵 미사일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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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서 교환’ 물밑으론 “영변 재가동”…북미협상 지렛대?
    • 입력 2021-08-30 21:28:20
    • 수정2021-08-30 21: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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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지난 2월부터 재가동한 것 같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움직임이 포착된 곳은 5메가와트 원자로와 방사 화학 실험실 두 곳입니다.

5메가와트 원자로는 폐연료봉을 만드는 곳인데 지난달 초부터 냉각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구요.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방사화학실험실에 증기를 공급하는 화력발전소가 2월부터 7월 사이 가동됐다는 겁니다.

5개월은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데 걸리는 기간이기도 한데요.

두 정황을 조합하면 북한이 올해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남북 정상 간엔 친서가 오갔던 이 기간에,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한 이유는 뭘까요?

윤 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는 한미 당국이 북한 핵 활동 재개의 신호탄으로 보고 주시해 온 시설입니다.

IAEA가 밝힌대로 5개월 가동됐다면 북한은 플루토늄을 최대 5~7kg 정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플루토늄을 좀 더 보충해서 나름대로 핵의 다종화를 시도한다고 보면 되죠.”]

북한이 핵 능력 고도화를 다시 시작했다는 의미와 함께, 핵 활동을 유예한다는 북미간 ‘신사협정’이 끝났다는 뜻도 있습니다.

특히 원자로를 재가동한 7월은 남북 정상간 친서가 오갔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북한의 화전양면술로,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해온 미국에 대한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준형/한동대 교수/전 국립외교원장 : “결국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된다는 일종의 사인으로 볼 수는 있는 거죠. 바이든 정부에게 하나의 도전거리지만, 판 자체를 깨는 그런 수준의 도발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변 핵시설 가동 정황은 통상 위성사진 등을 통해 알려져왔는데, 이번엔 IAEA 보고서를 통해 먼저 공개됐습니다.

IAEA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북한을 대화로 유인하려는 배경이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대해 미 정부 관계자는 “대화와 외교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김 대북특별대표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노규덕/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여전히 북핵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높은 우선순위에 속한다고 봅니다. 지난주에 성 김 대표가 서울에 와서 한미 양자 협의를 가진 것도 그렇고...”]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의 핵 미사일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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