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목숨 바쳤는데…“이름조차 몰라”

입력 2021.09.01 (21:52) 수정 2021.09.0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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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월 1일 오늘이 '제주 해병대의 날'인 것, 알고 계셨나요?

6·25 전쟁 당시 해병대에 입대해 참전한 제주도민 3천여 명을 기리는 날인데요,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호국관이 건립되고 있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았습니다.

보도에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0년 9월 15일, 국군과 연합군이 인천에 상륙해 6·25 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

이 속엔 제주에서 자원 입대한 해병대 3·4기 대원이 있었습니다.

빛바랜 흑백 사진 속에 앳돼 보이는 청년들.

당시 열악한 생활 환경을 보여주는, 흙바닥 위에 깔린 지푸라기들.

한 달도 채 안 되는 훈련을 받고 참전한 대원들은 무려 3천여 명으로, 이들 중 120여 명은 여성이었습니다.

이들이 제주를 떠나 전쟁터로 나간 9월 1일이 '제주 해병대의 날'로 지정된 데 이어, 과거 생활 공간을 개보수한 호국관도 설립되고 있습니다.

[최한결/대위/해병대 9여단 : "군사훈련을 한 번도 받아보시지 않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자원 입대를 하셔서,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을 갖고 모이셨기 때문에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기억돼야 한다.)"]

올해 안에 공사를 마쳐 민간인들에게 공개하기로 한 이윱니다.

호국관 부지 안에 설치된 상징탑엔 이 해병 3·4기 생존자와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는 게 전우회 설명입니다.

특히 여성 해병대원들은 다른 지역으로 파견된 데다 집으로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어 군번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일부는 이름조차 모른다는 겁니다.

전우회는 여성 대원들이 교사와 학생들이었던 만큼 제주도 교육청에 관련 기록을 모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영찬/해병대 3·4기 전우회 수석부회장 : "제대로 조사가 돼서, 제주 여성의 훌륭한 점이 역사적으로 기록이 남아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6·25 전쟁이 끝난 지 어느덧 70년이 지났지만, 백발의 노인들은 지금도 동료의 이름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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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에 목숨 바쳤는데…“이름조차 몰라”
    • 입력 2021-09-01 21:52:37
    • 수정2021-09-01 22:26:09
    뉴스9(제주)
[앵커]

9월 1일 오늘이 '제주 해병대의 날'인 것, 알고 계셨나요?

6·25 전쟁 당시 해병대에 입대해 참전한 제주도민 3천여 명을 기리는 날인데요,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호국관이 건립되고 있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았습니다.

보도에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0년 9월 15일, 국군과 연합군이 인천에 상륙해 6·25 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

이 속엔 제주에서 자원 입대한 해병대 3·4기 대원이 있었습니다.

빛바랜 흑백 사진 속에 앳돼 보이는 청년들.

당시 열악한 생활 환경을 보여주는, 흙바닥 위에 깔린 지푸라기들.

한 달도 채 안 되는 훈련을 받고 참전한 대원들은 무려 3천여 명으로, 이들 중 120여 명은 여성이었습니다.

이들이 제주를 떠나 전쟁터로 나간 9월 1일이 '제주 해병대의 날'로 지정된 데 이어, 과거 생활 공간을 개보수한 호국관도 설립되고 있습니다.

[최한결/대위/해병대 9여단 : "군사훈련을 한 번도 받아보시지 않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자원 입대를 하셔서,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을 갖고 모이셨기 때문에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기억돼야 한다.)"]

올해 안에 공사를 마쳐 민간인들에게 공개하기로 한 이윱니다.

호국관 부지 안에 설치된 상징탑엔 이 해병 3·4기 생존자와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는 게 전우회 설명입니다.

특히 여성 해병대원들은 다른 지역으로 파견된 데다 집으로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어 군번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일부는 이름조차 모른다는 겁니다.

전우회는 여성 대원들이 교사와 학생들이었던 만큼 제주도 교육청에 관련 기록을 모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영찬/해병대 3·4기 전우회 수석부회장 : "제대로 조사가 돼서, 제주 여성의 훌륭한 점이 역사적으로 기록이 남아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6·25 전쟁이 끝난 지 어느덧 70년이 지났지만, 백발의 노인들은 지금도 동료의 이름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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