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교수노조, 부산 첫 단체협약 체결

입력 2021.09.03 (21:50) 수정 2021.09.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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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 대학의 위기가 현실화하며 특히 등록금 의존이 높은 사립대학의 처우가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계약직 교수가 늘어나는 등 이런 처우 개선을 위해 교수들도 잇따라 노조 설립에 나서고 있는데요,

경성대에선 노조 결성 이후 부산에서 처음으로 단체협약이 체결됐습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총장이 인사권을 남용하고 교비를 유용했다며, 수차례 총장 퇴진 집회를 벌인 경성대 교수들.

집회 참석 교수 중 6명이 해고되거나 재임용에서 탈락했습니다.

교직원은 총장과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고, 교원은 노동운동 등 단체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경성대 행동강령'이 근거였습니다.

윤리 의식을 높이겠다며 경성대가 2015년 제정한 '행동강령'이 교수와 직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인 것입니다.

이후 노조를 결성한 경성대 교수들은 행동강령 폐지 등을 요구하며 대학 측과 단체교섭을 벌였습니다.

교섭이 시작된 지 1년 반 만에 중노위 조정과 중재를 거쳐 지난달 말 부산에선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김선진/경성대 교수노조 노조위원장 : "갈등 상황 속에서도 교수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 규정들을 포함 시켜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법외 노조였던 교수 노조는 지난해 5월 교원노조법이 개정돼 설립이 가능해졌습니다.

부산에서는 지금까지 경성대와 부산외대, 동명대, 영산대 등이 노조를 설립했고, 전국적으로는 50여 개 대학에서 교수 노조가 생겼습니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 구조조정 압박이 심해진 가운데, 특히 사립대는 인건비 부담으로 비정규 교수 비중을 늘리는 등 불평등이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김경한/전국사학민주화교수연대 대표 : "(비정규 교수는) 교수들의 임용을 계약제로 다루는 내용인데, 이것이 변질돼서 법인 이사장과 총장의 눈 밖에 나면 교수의 직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공립보다는 사립대에 교수노조 설립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십 년 이상 학내 분규를 겪어오다 부산 사립대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교수노조와 단체 협약을 체결한 경성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 교수와 학교, 노사가 손을 잡고 위기를 헤쳐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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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대 교수노조, 부산 첫 단체협약 체결
    • 입력 2021-09-03 21:50:13
    • 수정2021-09-03 22:11:27
    뉴스9(부산)
[앵커]

지역 대학의 위기가 현실화하며 특히 등록금 의존이 높은 사립대학의 처우가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계약직 교수가 늘어나는 등 이런 처우 개선을 위해 교수들도 잇따라 노조 설립에 나서고 있는데요,

경성대에선 노조 결성 이후 부산에서 처음으로 단체협약이 체결됐습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총장이 인사권을 남용하고 교비를 유용했다며, 수차례 총장 퇴진 집회를 벌인 경성대 교수들.

집회 참석 교수 중 6명이 해고되거나 재임용에서 탈락했습니다.

교직원은 총장과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고, 교원은 노동운동 등 단체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경성대 행동강령'이 근거였습니다.

윤리 의식을 높이겠다며 경성대가 2015년 제정한 '행동강령'이 교수와 직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인 것입니다.

이후 노조를 결성한 경성대 교수들은 행동강령 폐지 등을 요구하며 대학 측과 단체교섭을 벌였습니다.

교섭이 시작된 지 1년 반 만에 중노위 조정과 중재를 거쳐 지난달 말 부산에선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김선진/경성대 교수노조 노조위원장 : "갈등 상황 속에서도 교수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 규정들을 포함 시켜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법외 노조였던 교수 노조는 지난해 5월 교원노조법이 개정돼 설립이 가능해졌습니다.

부산에서는 지금까지 경성대와 부산외대, 동명대, 영산대 등이 노조를 설립했고, 전국적으로는 50여 개 대학에서 교수 노조가 생겼습니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 구조조정 압박이 심해진 가운데, 특히 사립대는 인건비 부담으로 비정규 교수 비중을 늘리는 등 불평등이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김경한/전국사학민주화교수연대 대표 : "(비정규 교수는) 교수들의 임용을 계약제로 다루는 내용인데, 이것이 변질돼서 법인 이사장과 총장의 눈 밖에 나면 교수의 직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공립보다는 사립대에 교수노조 설립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십 년 이상 학내 분규를 겪어오다 부산 사립대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교수노조와 단체 협약을 체결한 경성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 교수와 학교, 노사가 손을 잡고 위기를 헤쳐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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