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동 수백 차례 학대…교사 6명·원장 모두 실형

입력 2021.09.06 (19:17) 수정 2021.09.0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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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 아동 등 원생 11명을 수백 차례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 6명, 그리고 이를 방조한 원장에게 모두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학대가 의심됐지만 옮길 곳이 마땅히 없어 CCTV 영상을 보여달란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던 장애 아동의 부모들은,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신지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이가 들고 있는 물건을 빼앗아 들더니, 지나가면서 머리를 밀칩니다.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누워 있는 아이의 다리를 거칠게 잡아끕니다.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지난해 일어난 일들입니다.

1살에서 6살이던 피해 원생 11명 가운데엔 자폐나 뇌 병변 등을 앓고 있는 장애 아동 6명이 포함됐습니다.

CCTV로 확인된 학대만 2백 차례가 넘습니다.

인천지법은 보육 교사 6명 가운데 장애 아동 통합 보육반의 담임 33살 A씨에게 징역 4년, 주임 30살 B씨에게 징역 3년을, 나머지 교사들에겐 1년에서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자신들의 앉은 키보다도 작은 아동들을 힘으로써 학대했다"며 "서로의 범행을 묵인했고 점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어린이집 전체에 학대가 번져나갔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원장 46살 C씨에겐 검찰 구형보다 많은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원장이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교사들의 학대를 멈출 수 있었고, 해당 교사들이 이번 어린이집에서만 학대를 했다는 점에서 원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들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뛰어다녔던 부모들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지켜주지 못했다는 그 마음 때문에 너무 너무 힘들었는데, 가해자들 죗값 받을 수 있게 정말 많이 노력했고……. 저희 아이들한테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벗은 거 같아서 감사드립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전기성/그래픽: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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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 아동 수백 차례 학대…교사 6명·원장 모두 실형
    • 입력 2021-09-06 19:17:44
    • 수정2021-09-06 19: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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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 아동 등 원생 11명을 수백 차례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 6명, 그리고 이를 방조한 원장에게 모두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학대가 의심됐지만 옮길 곳이 마땅히 없어 CCTV 영상을 보여달란 말조차 꺼내기 어려웠던 장애 아동의 부모들은,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신지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이가 들고 있는 물건을 빼앗아 들더니, 지나가면서 머리를 밀칩니다.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누워 있는 아이의 다리를 거칠게 잡아끕니다.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지난해 일어난 일들입니다.

1살에서 6살이던 피해 원생 11명 가운데엔 자폐나 뇌 병변 등을 앓고 있는 장애 아동 6명이 포함됐습니다.

CCTV로 확인된 학대만 2백 차례가 넘습니다.

인천지법은 보육 교사 6명 가운데 장애 아동 통합 보육반의 담임 33살 A씨에게 징역 4년, 주임 30살 B씨에게 징역 3년을, 나머지 교사들에겐 1년에서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자신들의 앉은 키보다도 작은 아동들을 힘으로써 학대했다"며 "서로의 범행을 묵인했고 점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어린이집 전체에 학대가 번져나갔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원장 46살 C씨에겐 검찰 구형보다 많은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원장이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교사들의 학대를 멈출 수 있었고, 해당 교사들이 이번 어린이집에서만 학대를 했다는 점에서 원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들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뛰어다녔던 부모들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지켜주지 못했다는 그 마음 때문에 너무 너무 힘들었는데, 가해자들 죗값 받을 수 있게 정말 많이 노력했고……. 저희 아이들한테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벗은 거 같아서 감사드립니다."]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전기성/그래픽:이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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