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찬 40대, PD 사칭해 여성들 접촉…처벌근거 없어 불안

입력 2021.09.07 (00:00) 수정 2021.09.07 (00: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전과자가 방송사 PD를 사칭해 젊은 여성들을 만났다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보호관찰소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여성을 만난 행위만으로는 처벌할 근거가 없어 피해 여성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고은 씨는, 올초 자신을 방송사 PD로 소개한 남성을 만났습니다

방송 출연 기회를 주겠다며 다른 여성도 소개해달라고 했습니다.

[최고은/대학생/PD 지망생 : "아나운서라든지 모델 쪽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나중에 한 번 더 미팅을 해서…교양 프로그램 리포터도 자기가 얼마든지 써줄 수 있다."]

20대 대학생인 김 모 씨도 이 카페에서 같은 남성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4차례 성범죄로 출소 뒤 전자발찌를 찬 40대 김 모 씨였습니다.

김 씨에게 속아서 만난 여성들이 속출했지만, 현행법상 처벌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김 모 씨/대학생/음성변조 : "고소가 아예 접수가 안 됐어요. 제가 성추행을 당했을 수도 있는 건데 그 일이 벌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김 씨는 낮 시간대엔 이동에 큰 제한이 없다는 점을 노려, 집 근처로 여성들을 불러냈습니다.

보호관찰소는 여성을 유인한 사실을 파악해 중단하라고 경고했지만 김 씨는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 준수 사항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사건은 지난 5월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모임에는 지난달 23일에도 김 씨가 한 대학의 무용과 학생에게 접근했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서혜진/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더 심한 행위로도, 중한 정도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그래도 보호관찰 과정에서 조금 더 엄중하게 바라봐야 될 거 같고..."]

피해자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청와대 국민 청원 등을 검토 중입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김대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자발찌 찬 40대, PD 사칭해 여성들 접촉…처벌근거 없어 불안
    • 입력 2021-09-07 00:00:55
    • 수정2021-09-07 00:09:25
    뉴스라인 W
[앵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전과자가 방송사 PD를 사칭해 젊은 여성들을 만났다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보호관찰소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여성을 만난 행위만으로는 처벌할 근거가 없어 피해 여성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전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고은 씨는, 올초 자신을 방송사 PD로 소개한 남성을 만났습니다

방송 출연 기회를 주겠다며 다른 여성도 소개해달라고 했습니다.

[최고은/대학생/PD 지망생 : "아나운서라든지 모델 쪽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나중에 한 번 더 미팅을 해서…교양 프로그램 리포터도 자기가 얼마든지 써줄 수 있다."]

20대 대학생인 김 모 씨도 이 카페에서 같은 남성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4차례 성범죄로 출소 뒤 전자발찌를 찬 40대 김 모 씨였습니다.

김 씨에게 속아서 만난 여성들이 속출했지만, 현행법상 처벌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김 모 씨/대학생/음성변조 : "고소가 아예 접수가 안 됐어요. 제가 성추행을 당했을 수도 있는 건데 그 일이 벌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김 씨는 낮 시간대엔 이동에 큰 제한이 없다는 점을 노려, 집 근처로 여성들을 불러냈습니다.

보호관찰소는 여성을 유인한 사실을 파악해 중단하라고 경고했지만 김 씨는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 준수 사항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사건은 지난 5월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모임에는 지난달 23일에도 김 씨가 한 대학의 무용과 학생에게 접근했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서혜진/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더 심한 행위로도, 중한 정도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그래도 보호관찰 과정에서 조금 더 엄중하게 바라봐야 될 거 같고..."]

피해자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청와대 국민 청원 등을 검토 중입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김대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