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성·아동 인권 한꺼번에 무너져

입력 2021.09.07 (00:03) 수정 2021.09.07 (00: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여전히 혼란과 공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탄압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부분 숨어 지내고 있는데 특히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했던 고위직 여성들이 더 그렇습니다.

두바이 우수경 특파원이 고위 경찰이었던 여성과 화상 인터뷰를 했는데요.

우 특파원, 인터뷰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제가 화상으로 인터뷰한 여성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경찰 고위직을 지낸 굴라프로즈 에브테카르 씨입니다.

경찰로 일할 당시, 여성과 아동 인권을 위해 많은 일을 했고, 가족 문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장악하자 모든 게 변했습니다.

에브테카르 씨는 탈출을 위해 카불공항에 갔다가 폭행도 당했습니다.

[굴라프로즈 에브테카르 : "우리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탈레반은 국제군과 일했던 경찰과 군인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쉽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이후 탈출이 실패하자 네 차례나 거처를 옮겼고, 집에만 숨어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들이 전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고요, 특히 여성 경찰은 4천 명이나 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은 생존만을 목표로 숨어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탈레반이 자신들은 예전과 같지 않다, 달라졌다 이렇게 강조해왔는데 현실은 다른 거 같은데요.

[기자]

현지에서 전해온 아프가니스탄의 실상은 참담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탈레반이 임신한 여성 경찰관을 잔인하게 사살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는데요.

물론 탈레반은 부인했지만, 그럴수록 아프가니스탄 현지 시민들은 더욱 혼란 속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에브테카르 씨는 강제 결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극도의 공포심을 전했습니다.

특히 탈레반은 어제 새로운 교육 규정을 발표했는데요.

여대생들은 눈만 빼고 다 가리는 니캅을 써야 한다, 수업받는 교실과 출입구도 구별하고 남학생이 학교를 떠날 때까지 여학생은 교실에 머무르라고 명령했습니다.

[앵커]

화상인터뷰도 숨어서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 여성들이 정말 힘든 상황인 거 같아요.

[기자]

네, 제가 실제로 많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요.

이렇게 소통하는 것 자체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피란길에 올랐던 고위직 출신 여성들의 경우는 갑자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연락이 끊기곤 해서 인터뷰하기가 어려웠는데요.

에브테카르 씨는 목숨을 걸고 인터뷰를 하게 된 것에 대해, 그동안 여성과 아동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무너졌다며, 어떻게든 아프간의 현실을 국제사회가 바로 알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KBS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방병훈/영상편집:고응용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프간, 여성·아동 인권 한꺼번에 무너져
    • 입력 2021-09-07 00:03:06
    • 수정2021-09-07 00:16:29
    뉴스라인 W
[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여전히 혼란과 공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탄압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부분 숨어 지내고 있는데 특히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했던 고위직 여성들이 더 그렇습니다.

두바이 우수경 특파원이 고위 경찰이었던 여성과 화상 인터뷰를 했는데요.

우 특파원, 인터뷰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제가 화상으로 인터뷰한 여성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경찰 고위직을 지낸 굴라프로즈 에브테카르 씨입니다.

경찰로 일할 당시, 여성과 아동 인권을 위해 많은 일을 했고, 가족 문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장악하자 모든 게 변했습니다.

에브테카르 씨는 탈출을 위해 카불공항에 갔다가 폭행도 당했습니다.

[굴라프로즈 에브테카르 : "우리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탈레반은 국제군과 일했던 경찰과 군인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쉽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이후 탈출이 실패하자 네 차례나 거처를 옮겼고, 집에만 숨어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들이 전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고요, 특히 여성 경찰은 4천 명이나 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은 생존만을 목표로 숨어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탈레반이 자신들은 예전과 같지 않다, 달라졌다 이렇게 강조해왔는데 현실은 다른 거 같은데요.

[기자]

현지에서 전해온 아프가니스탄의 실상은 참담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탈레반이 임신한 여성 경찰관을 잔인하게 사살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는데요.

물론 탈레반은 부인했지만, 그럴수록 아프가니스탄 현지 시민들은 더욱 혼란 속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에브테카르 씨는 강제 결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극도의 공포심을 전했습니다.

특히 탈레반은 어제 새로운 교육 규정을 발표했는데요.

여대생들은 눈만 빼고 다 가리는 니캅을 써야 한다, 수업받는 교실과 출입구도 구별하고 남학생이 학교를 떠날 때까지 여학생은 교실에 머무르라고 명령했습니다.

[앵커]

화상인터뷰도 숨어서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일반 여성들이 정말 힘든 상황인 거 같아요.

[기자]

네, 제가 실제로 많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요.

이렇게 소통하는 것 자체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피란길에 올랐던 고위직 출신 여성들의 경우는 갑자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연락이 끊기곤 해서 인터뷰하기가 어려웠는데요.

에브테카르 씨는 목숨을 걸고 인터뷰를 하게 된 것에 대해, 그동안 여성과 아동 인권을 위해 노력해왔던 모든 것들이 한 번에 무너졌다며, 어떻게든 아프간의 현실을 국제사회가 바로 알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KBS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방병훈/영상편집:고응용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