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프간 여성 경찰의 증언, “여성들 숨어 지내”

입력 2021.09.07 (06:21) 수정 2021.09.0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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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레반이 정권이 장악한 이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KBS가 화상으로 직접 만났습니다.

여성들은 탄압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부분 숨어 지내고 있고, 특히 아프간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여성에 대한 탄압은 더 심하다고 합니다.

두바이 우수경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경찰 고위직을 지낸 에브테카르 씨.

탈레반 집권 소식에 카불 공항으로 내달렸고 필사의 탈출 행렬 속에 몸을 숨겼습니다.

[굴라프로즈 에브테카르 : "닷새 동안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한 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여성과 아이들을 봤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탈출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공항 쪽으로 간다는 이유만으로 탈레반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습니다.

[에브테카르 : "출입 게이트에서 많은 일이 있었고, 탈레반으로부터 어깨와 등을 구타당했습니다. 남편과 여동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해외 탈출을 포기한 에브테카르는 시내로 돌아와 4차례나 주거지를 옮기며 집에만 숨어 있습니다.

경찰이었던 그녀와 가족들을 탈레반이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브테카르 : "우리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탈레반은 국제군과 일했던 경찰과 군인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쉽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들이 활발히 활동했고 경찰에도 4천명이나 되는 여성 정예 요원들이 있었습니다.

그 대부분이 지금 이처럼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에브테카르 :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게 됐으며, 더 이상 탈레반에 반대하는 시위에 갈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재 모든 국경이 폐쇄돼 아프간은 완전히 고립된 상태이고 다들 '생존'만이 목표가 됐다고 에브테카르는 전합니다.

법도, 인권도 없는 무법 천지의 상황 속에 자신은 탈레반의 어떤 말도 믿을 수 없다고 합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방병훈/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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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아프간 여성 경찰의 증언, “여성들 숨어 지내”
    • 입력 2021-09-07 06:21:42
    • 수정2021-09-07 06: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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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레반이 정권이 장악한 이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KBS가 화상으로 직접 만났습니다.

여성들은 탄압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부분 숨어 지내고 있고, 특히 아프간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여성에 대한 탄압은 더 심하다고 합니다.

두바이 우수경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경찰 고위직을 지낸 에브테카르 씨.

탈레반 집권 소식에 카불 공항으로 내달렸고 필사의 탈출 행렬 속에 몸을 숨겼습니다.

[굴라프로즈 에브테카르 : "닷새 동안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한 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여성과 아이들을 봤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탈출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공항 쪽으로 간다는 이유만으로 탈레반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습니다.

[에브테카르 : "출입 게이트에서 많은 일이 있었고, 탈레반으로부터 어깨와 등을 구타당했습니다. 남편과 여동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해외 탈출을 포기한 에브테카르는 시내로 돌아와 4차례나 주거지를 옮기며 집에만 숨어 있습니다.

경찰이었던 그녀와 가족들을 탈레반이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브테카르 : "우리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탈레반은 국제군과 일했던 경찰과 군인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쉽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들이 활발히 활동했고 경찰에도 4천명이나 되는 여성 정예 요원들이 있었습니다.

그 대부분이 지금 이처럼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에브테카르 :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게 됐으며, 더 이상 탈레반에 반대하는 시위에 갈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재 모든 국경이 폐쇄돼 아프간은 완전히 고립된 상태이고 다들 '생존'만이 목표가 됐다고 에브테카르는 전합니다.

법도, 인권도 없는 무법 천지의 상황 속에 자신은 탈레반의 어떤 말도 믿을 수 없다고 합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방병훈/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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