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석 달…유족들 마르지 않는 눈물

입력 2021.09.09 (21:42) 수정 2021.09.0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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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오늘로 석달이 지났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석달 전 그날 이후 평범했던 일상이 송두리째 변해버린 안타까운 사연을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여름의 햇살이 내리쬐던 6월의 어느날.

요양병원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나선 막내 딸은 버스에 타기 전 설렘 가득한 문자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출발한다던 막내는 싸늘한 주검이 돼 엄마를 찾아왔습니다.

함께 버스를 탄 아버지는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그날 이후 가족의 일상은 멈춰버렸습니다.

[A 씨 아버지 : "우리 막둥이만 볼 수 있다면 제 몸이야 상관없습니다. 그것 외에는 제가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고..."]

발길, 눈길이 닿는 곳마다 막내딸이 아른거려 광주를 떠난 엄마.

낯선 도시에서 종일 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을 다니고, 답장없는 문자로 일상을 전하고 안부를 물으며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언니는 아직도 동생의 죽음을 믿을 수 없습니다.

대학 편입을 준비하면서도 엄마 병간호에 지극정성이었던 착한 동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A 씨 언니 : "매 순간, 매시간 매 공간 여기 왔을 때 동생이랑 여기 갔었는데 동생이 여기 왔었는데…. 막내하고 이런 통화를 했는데…. 막내랑 뭘 했는데..."]

가족 곁으로 돌아가던 고2 아들, 어머니,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은 시민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피폐해진 삶 속에서도 가족의 죽음이 잊히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진의/학동 참사 유가족 대표 : "저희가 발버둥 치지 않으면 관심을 가져주지 않습니다. 정치권, 행정, 정부, 광주시, 동구청 역시 저희가 소리를 내고 도와달라 애원을 해야 저희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참사가 발생한지 석 달.

9명의 사망자 유가족들은 시간이 멈춘 듯 일상을 잃어버린 채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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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 석 달…유족들 마르지 않는 눈물
    • 입력 2021-09-09 21:42:19
    • 수정2021-09-09 22:08:17
    뉴스9(광주)
[앵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오늘로 석달이 지났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석달 전 그날 이후 평범했던 일상이 송두리째 변해버린 안타까운 사연을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여름의 햇살이 내리쬐던 6월의 어느날.

요양병원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나선 막내 딸은 버스에 타기 전 설렘 가득한 문자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출발한다던 막내는 싸늘한 주검이 돼 엄마를 찾아왔습니다.

함께 버스를 탄 아버지는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그날 이후 가족의 일상은 멈춰버렸습니다.

[A 씨 아버지 : "우리 막둥이만 볼 수 있다면 제 몸이야 상관없습니다. 그것 외에는 제가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고..."]

발길, 눈길이 닿는 곳마다 막내딸이 아른거려 광주를 떠난 엄마.

낯선 도시에서 종일 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을 다니고, 답장없는 문자로 일상을 전하고 안부를 물으며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언니는 아직도 동생의 죽음을 믿을 수 없습니다.

대학 편입을 준비하면서도 엄마 병간호에 지극정성이었던 착한 동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A 씨 언니 : "매 순간, 매시간 매 공간 여기 왔을 때 동생이랑 여기 갔었는데 동생이 여기 왔었는데…. 막내하고 이런 통화를 했는데…. 막내랑 뭘 했는데..."]

가족 곁으로 돌아가던 고2 아들, 어머니,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은 시민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피폐해진 삶 속에서도 가족의 죽음이 잊히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진의/학동 참사 유가족 대표 : "저희가 발버둥 치지 않으면 관심을 가져주지 않습니다. 정치권, 행정, 정부, 광주시, 동구청 역시 저희가 소리를 내고 도와달라 애원을 해야 저희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참사가 발생한지 석 달.

9명의 사망자 유가족들은 시간이 멈춘 듯 일상을 잃어버린 채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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