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통의상으로 탈레반에 ‘반기’…역사학자 잘랄리 박사

입력 2021.09.24 (00:11) 수정 2021.09.24 (00: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는데요.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등이 논의됐습니다.

특히 탈레반 정권에서 여성 인권 탄압에 대한 우려가 큰데요.

이런 상황에서 아프간 출신의 한 여성 역사학자가 SNS를 통한 '저항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영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두낫 터치 마이클로즈.

지난 11일 아프간에 있는 아메리칸대학의 전직 역사학과 교수, 바하르 잘랄리 박사가 SNS에 올린 글 입니다.

잘랄리 박사는 화려한 아프간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과 함께 이 해시태그를 달았는데요.

이 날은 카불의 한 대학에서 검은 옷으로 온몸을 가린 여성들이 탈레반 지지 집회를 연 날이었습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그날 전 너무 두려웠고 전 세계 사람들이 그 모습이 아프간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그 일이 있던 날 밤 이곳 워싱턴 DC에서 제 사진을 올렸어요."]

잘랄리 박사의 이 해시태그 캠페인에 많은 아프간 여성들이 동참했는데요.

색색의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고 평화적 저항 운동에 나선 겁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현재 (아프간인들은) 문화적 대량학살을 겪고 있어요. 우리의 정체성, 주권, 문화와 유산이 공격받고 있어요. 의복도 저항의 무기가 될 수 있어요."]

탈레반이 주장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른 복장 제한이라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코란은 여성에게 천으로 몸을 가리는 것을 의무화하지 않아요, 제 평생 아프간에서 그런 옷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종류의 검정 옷이 주는 시각 효과는 결국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협박을 하기 위한 거예요."]

그러면서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기위해 투쟁하는 아프간인들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탈레반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군대를 가진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고 있어요. 파키스탄은 오래 전부터 아프간을 의존국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이건 외세의 침략이고 그래서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잘랄리 박사는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오늘의 아프간은 탈레반이 마지막으로 통치했던 20년 전과는 아주 다릅니다. 아프간의 용감한 시민들의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나갈 거에요. 이들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버려지지 않게 국제사회가 도와주세요."]

KBS 뉴스 양영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프간 전통의상으로 탈레반에 ‘반기’…역사학자 잘랄리 박사
    • 입력 2021-09-24 00:11:46
    • 수정2021-09-24 00:15:01
    뉴스라인 W
[앵커]

오늘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는데요.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등이 논의됐습니다.

특히 탈레반 정권에서 여성 인권 탄압에 대한 우려가 큰데요.

이런 상황에서 아프간 출신의 한 여성 역사학자가 SNS를 통한 '저항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영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두낫 터치 마이클로즈.

지난 11일 아프간에 있는 아메리칸대학의 전직 역사학과 교수, 바하르 잘랄리 박사가 SNS에 올린 글 입니다.

잘랄리 박사는 화려한 아프간 전통 의상을 입은 사진과 함께 이 해시태그를 달았는데요.

이 날은 카불의 한 대학에서 검은 옷으로 온몸을 가린 여성들이 탈레반 지지 집회를 연 날이었습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그날 전 너무 두려웠고 전 세계 사람들이 그 모습이 아프간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그 일이 있던 날 밤 이곳 워싱턴 DC에서 제 사진을 올렸어요."]

잘랄리 박사의 이 해시태그 캠페인에 많은 아프간 여성들이 동참했는데요.

색색의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고 평화적 저항 운동에 나선 겁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현재 (아프간인들은) 문화적 대량학살을 겪고 있어요. 우리의 정체성, 주권, 문화와 유산이 공격받고 있어요. 의복도 저항의 무기가 될 수 있어요."]

탈레반이 주장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른 복장 제한이라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코란은 여성에게 천으로 몸을 가리는 것을 의무화하지 않아요, 제 평생 아프간에서 그런 옷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종류의 검정 옷이 주는 시각 효과는 결국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협박을 하기 위한 거예요."]

그러면서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기위해 투쟁하는 아프간인들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탈레반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군대를 가진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고 있어요. 파키스탄은 오래 전부터 아프간을 의존국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이건 외세의 침략이고 그래서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잘랄리 박사는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하르 잘랄리/아프간 아메리칸대 전직 역사학 교수 : "오늘의 아프간은 탈레반이 마지막으로 통치했던 20년 전과는 아주 다릅니다. 아프간의 용감한 시민들의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나갈 거에요. 이들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버려지지 않게 국제사회가 도와주세요."]

KBS 뉴스 양영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