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냉장고서 발견된 1억 주인 마침내 찾았다

[앵커]

지난달 제주에선 중고 김치 냉장고에서 1억 원이 넘는 현금 뭉치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요.

한 달이 넘는 조사 끝에 경찰이 주인을 찾았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건지 문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제주의 한 오피스텔.

화물차 기사가 서울에서 보낸 중고 김치 냉장고를 오피스텔 안으로 배달합니다.

그런데 이 냉장고 바닥에서 현금 1억 1,000만 원이 발견됐습니다.

5만 원권 2,200장이 봉투와 비닐에 담겨 테이프로 꽁꽁 싸여 있던 겁니다.

[당시 현금 발견자 : "봉투에 글자체가 어르신 글자체 같더라고요. 나이 드신 분의 필체가. 누군가 안타깝게 찾고 있겠구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

돈 주인이 이미 고인이 된 60대 서울시민이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유족이 지난해 9월 사망 이후 고인이 쓰던 냉장고를 중고 업체에 넘겼다고 말한 점, 당시 견적을 확인하기 위해 찍어둔 냉장고 사진과 실제 모델이 같은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경찰은 현금 봉투에 적힌 고인의 필적 감정을 국과수에 맡긴 결과 동일 필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김혁진/제주 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분실자가 생전에 받은 보험금, 그리고 일부 재산을 처분한 금액으로 밝혀져서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꼬깃하게 접힌 봉투에 고인이 쓴 손 글씨와 함께 보관된 현금.

양심 있는 시민과 끈질긴 경찰의 수사로 유족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가게 됐습니다.

유실물법에 따라 현금을 발견한 자에게는 5~20%의 보상금이 지급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