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파업 하루 만에 타결

입력 2021.09.30 (19:07) 수정 2021.09.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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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갑작스런 파업으로 오늘,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낮 시간에도 평소 보다 긴 시간 동안 버스를 기다리느라 어려움을 겪으셨을텐데요.

다행히 하루 만에 노사가 임금협상안에 합의하면서 내일부터는 시내버스 운행이 정상화될 전망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파업 사태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 하루 사이 파업과 합의가 모두 이뤄졌네요.

시민들은 물론 노사 양측에도 긴 하루였을 것 같습니다.

이번 파업 경과를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조금 전인 오후 6시쯤, 대전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 불과 12시간 만에 철회하면서 내일부터 대전지역 모든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할 전망입니다.

이번 파업은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 과정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해 벌어졌습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막판 협상이 10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결국 새벽 2시쯤, 노조가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오늘 새벽 5시 반, 첫차부터 파업이 시작됐습니다.

대전시가 즉각 전세버스와 관용차를 투입하고, 지하철 운행을 늘렸지만 버스 운행률이 평소의 45% 수준에 그치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러자 오전에는 대전시가 긴급 브리핑을 열어 노조가 협상 초기부터 무리한 요구로 파업을 자초했다며 강도높은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 오후 3시부터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재개됐고, 오후 5시부터는 파업에 참여했던 일부 버스회사 노조가 업무 복귀를 선언하면서 협상 타결 쪽으로 기울더니 결국 파업이 종료됐습니다.

[앵커]

이번 파업에서 정년 연장과 유급휴일 문제 등 몇가지 쟁점이 있었는데 어떻게 해결됐나요.

[기자]

네, 마지막까지 쟁점이 된 부분들인데요.

애초 노조 측은 시급도 4.27% 인상을 내세웠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승객 감소로 사측 업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조율할 여지가 있다고 한발 물러서 왔습니다.

문제가 된 정년 문제는 대전은 현재 정년이 만60살까지지만, 똑같이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이나 대구, 인천은 만63살, 부산 만62살, 광주 만61살 등 모두 대전보다 높습니다.

이 때문에 당초 만65살까지 높여달라고 요구했다가 협상과정에서 다시 만 62살로 낮췄고 최종 만61살까지로 내년부터 연장하는데 합의했습니다.

법정공휴일인 유급휴일의 비근무자에 대한 수당 지급 문제도 의견 차를 좁혀 합의했습니다.

연간 법정공휴일 16일에 시내버스기사가 일할 경우 가산 수당 250%를 모두 받게 되고, 비근무자도 절반인 8일에 대해선 수당 100%를 보장받는 등 노조 요구가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습니다.

[앵커]

이번 파업이 14년 만의 파업이라는 점도 이례적이었지만 하루 만에 철회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극적 타결의 배경, 무엇으로 볼 있을까요.

[기자]

네, 사실, 어제까지 협상 과정을 지켜보던 대전시나 관계자들은 진짜 파업까지 가겠느냐 하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코로나 19로 국가적인 비상 상황인데다 임단협 기간만 되면 파업이 하나의 협상 조건으로 등장하곤 했기에 이번에도 으레 타결되겠거니 짐작해 크게 이슈화되지도 않았었습니다.

대전시도 별다른 준비없이 관망하다 오늘 새벽, 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자를 달랑 보내 대전시민들이 많이 놀라고 불편하셨을 겁니다.

일단, 코로나 19라는 비상 상황 속에 파업을 이어가는 것이 노조는 물론 사측과 대전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내버스 업계는 또 지난해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어 재정이 어려워졌다며 대전시로부터 천백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보조금 추가 지출이 불가피한 노사간 임금 협상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애초 노사 간 상당 부분 협의가 진행된 상태라 막판 타결은 시간 문제였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실제 오늘 오전 대전시가 브리핑에서 "새벽까지 이뤄진 협상에서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졌는데 막판에 노조가 협상타결 격려금으로 노조원 1인당 50만 원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콕 짚어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협상에서 이 부분도 기사 한 명당 위로금으로 20만 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합의됐습니다.

대전시는 준공영제가 서비스 개선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인데 2007년에 이어 두번째 파업이 발생한 데 큰 유감이라며 이번 참에 제도상 문제점을 발굴해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파업이 끝났는데요.

임금 협상이 끝날 때마다 곧 버스 요금이 오르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네, 대전시가 오늘 오전 긴급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정리된 노조 요구안에 따라 추가되는 원가가 연간 63억 원 정도 추산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쟁점이 되는 것을 모두 수용하면 연간 최소 백억 원 이상 시비로 지원해야 해서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대전시가 투입한 예산이 천백억 원에 달합니다.

대전시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이면 내년에는 천2백억, 천3백억에 달하는 시비를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현 단계에서 시내버스 요금 인상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고 있지만, 코로나 19로 승객 수가 준 데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이 연간 천억 원을 넘어가는 상황은 분명 요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전 시내버스는 지금 6년째 요금이 동결된 상태인데요.

지난해 연말에도 요금 인상을 준비하다 코로나19로 뒤로 미룬 상태라 이번 임금 협상이 결국 시내버스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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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분석] 파업 하루 만에 타결
    • 입력 2021-09-30 19:07:48
    • 수정2021-09-30 19:29:23
    뉴스7(대전)
[앵커]

갑작스런 파업으로 오늘,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낮 시간에도 평소 보다 긴 시간 동안 버스를 기다리느라 어려움을 겪으셨을텐데요.

다행히 하루 만에 노사가 임금협상안에 합의하면서 내일부터는 시내버스 운행이 정상화될 전망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파업 사태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 하루 사이 파업과 합의가 모두 이뤄졌네요.

시민들은 물론 노사 양측에도 긴 하루였을 것 같습니다.

이번 파업 경과를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조금 전인 오후 6시쯤, 대전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 불과 12시간 만에 철회하면서 내일부터 대전지역 모든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할 전망입니다.

이번 파업은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 과정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해 벌어졌습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막판 협상이 10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결국 새벽 2시쯤, 노조가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오늘 새벽 5시 반, 첫차부터 파업이 시작됐습니다.

대전시가 즉각 전세버스와 관용차를 투입하고, 지하철 운행을 늘렸지만 버스 운행률이 평소의 45% 수준에 그치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러자 오전에는 대전시가 긴급 브리핑을 열어 노조가 협상 초기부터 무리한 요구로 파업을 자초했다며 강도높은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 오후 3시부터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재개됐고, 오후 5시부터는 파업에 참여했던 일부 버스회사 노조가 업무 복귀를 선언하면서 협상 타결 쪽으로 기울더니 결국 파업이 종료됐습니다.

[앵커]

이번 파업에서 정년 연장과 유급휴일 문제 등 몇가지 쟁점이 있었는데 어떻게 해결됐나요.

[기자]

네, 마지막까지 쟁점이 된 부분들인데요.

애초 노조 측은 시급도 4.27% 인상을 내세웠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승객 감소로 사측 업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조율할 여지가 있다고 한발 물러서 왔습니다.

문제가 된 정년 문제는 대전은 현재 정년이 만60살까지지만, 똑같이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서울이나 대구, 인천은 만63살, 부산 만62살, 광주 만61살 등 모두 대전보다 높습니다.

이 때문에 당초 만65살까지 높여달라고 요구했다가 협상과정에서 다시 만 62살로 낮췄고 최종 만61살까지로 내년부터 연장하는데 합의했습니다.

법정공휴일인 유급휴일의 비근무자에 대한 수당 지급 문제도 의견 차를 좁혀 합의했습니다.

연간 법정공휴일 16일에 시내버스기사가 일할 경우 가산 수당 250%를 모두 받게 되고, 비근무자도 절반인 8일에 대해선 수당 100%를 보장받는 등 노조 요구가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습니다.

[앵커]

이번 파업이 14년 만의 파업이라는 점도 이례적이었지만 하루 만에 철회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극적 타결의 배경, 무엇으로 볼 있을까요.

[기자]

네, 사실, 어제까지 협상 과정을 지켜보던 대전시나 관계자들은 진짜 파업까지 가겠느냐 하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코로나 19로 국가적인 비상 상황인데다 임단협 기간만 되면 파업이 하나의 협상 조건으로 등장하곤 했기에 이번에도 으레 타결되겠거니 짐작해 크게 이슈화되지도 않았었습니다.

대전시도 별다른 준비없이 관망하다 오늘 새벽, 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자를 달랑 보내 대전시민들이 많이 놀라고 불편하셨을 겁니다.

일단, 코로나 19라는 비상 상황 속에 파업을 이어가는 것이 노조는 물론 사측과 대전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내버스 업계는 또 지난해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어 재정이 어려워졌다며 대전시로부터 천백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보조금 추가 지출이 불가피한 노사간 임금 협상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애초 노사 간 상당 부분 협의가 진행된 상태라 막판 타결은 시간 문제였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실제 오늘 오전 대전시가 브리핑에서 "새벽까지 이뤄진 협상에서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졌는데 막판에 노조가 협상타결 격려금으로 노조원 1인당 50만 원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콕 짚어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협상에서 이 부분도 기사 한 명당 위로금으로 20만 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합의됐습니다.

대전시는 준공영제가 서비스 개선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인데 2007년에 이어 두번째 파업이 발생한 데 큰 유감이라며 이번 참에 제도상 문제점을 발굴해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파업이 끝났는데요.

임금 협상이 끝날 때마다 곧 버스 요금이 오르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네, 대전시가 오늘 오전 긴급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정리된 노조 요구안에 따라 추가되는 원가가 연간 63억 원 정도 추산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쟁점이 되는 것을 모두 수용하면 연간 최소 백억 원 이상 시비로 지원해야 해서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대전시가 투입한 예산이 천백억 원에 달합니다.

대전시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이면 내년에는 천2백억, 천3백억에 달하는 시비를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현 단계에서 시내버스 요금 인상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고 있지만, 코로나 19로 승객 수가 준 데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이 연간 천억 원을 넘어가는 상황은 분명 요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전 시내버스는 지금 6년째 요금이 동결된 상태인데요.

지난해 연말에도 요금 인상을 준비하다 코로나19로 뒤로 미룬 상태라 이번 임금 협상이 결국 시내버스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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