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변희수 전 하사 전역 처분 위법”…성전환 복무 관련 첫 판례

입력 2021.10.07 (21:31) 수정 2021.10.0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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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군인이고 싶었던 하사 변희수의 마지막 바람이었습니다.

정부는 외면했지만 끝까지 답을 듣고 싶어했고, 시민사회의 힘을 믿는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갔습니다.

변 전 하사가 세상을 떠난지 일곱 달 만에 법원은 군의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성전환 수술로 명백히 여성이었던 만큼 장애가 있다고 보는 건 잘못됐다는 겁니다.

성용희 기잡니다.

[리포트]

2019년 11월, 변희수 하사는 휴가 중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군 복무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두 달 뒤 육군은 심신장애 3급으로 판정해 변 하사에게 강제 전역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후 변 전 하사는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첫 변론 전인 올해 3월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대전지법 행정2부는 변 전 하사가 제기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쟁점이었던 변 전 하사의 '심신장애' 여부에 대해 육군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습니다.

성전환 수술로 성별 전환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변 전 하사가 수술 직후 법원에 여성으로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이를 군에 보고한 만큼, 육군이 남성을 기준으로 변 전 하사의 상태를 판단해 전역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유족의 원고 자격 승계도 문제없다고 봤습니다.

군인의 지위는 상속 대상이 아니지만 전역 처분 취소에 따라 회복될 수 있는 급여지급권은 상속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법원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합니다."]

1심 판결에 대해 육군은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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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7 21:31:04
    • 수정2021-10-07 22: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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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군인이고 싶었던 하사 변희수의 마지막 바람이었습니다.

정부는 외면했지만 끝까지 답을 듣고 싶어했고, 시민사회의 힘을 믿는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갔습니다.

변 전 하사가 세상을 떠난지 일곱 달 만에 법원은 군의 전역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성전환 수술로 명백히 여성이었던 만큼 장애가 있다고 보는 건 잘못됐다는 겁니다.

성용희 기잡니다.

[리포트]

2019년 11월, 변희수 하사는 휴가 중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군 복무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두 달 뒤 육군은 심신장애 3급으로 판정해 변 하사에게 강제 전역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후 변 전 하사는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첫 변론 전인 올해 3월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대전지법 행정2부는 변 전 하사가 제기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쟁점이었던 변 전 하사의 '심신장애' 여부에 대해 육군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습니다.

성전환 수술로 성별 전환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변 전 하사가 수술 직후 법원에 여성으로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이를 군에 보고한 만큼, 육군이 남성을 기준으로 변 전 하사의 상태를 판단해 전역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유족의 원고 자격 승계도 문제없다고 봤습니다.

군인의 지위는 상속 대상이 아니지만 전역 처분 취소에 따라 회복될 수 있는 급여지급권은 상속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법원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합니다."]

1심 판결에 대해 육군은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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