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 부실 수사’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대통령 말만 믿었는데 피눈물”

입력 2021.10.07 (21:33) 수정 2021.10.0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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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임 부사관의 성추행과 '늑장 수사' 속에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 중사 사건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15명이 기소됐는데 부실 수사와 관련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단 한 명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방부는 최종 수사 결과에서 입건자 25명 중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피해자 국선변호인과 공군양성평등센터장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부실 수사 의혹 당사자들은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블랙박스 등 자료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20비행단 군사경찰, 사건을 송치받고도 55일 동안 가해자를 조사하지 않은 군 검사는 형사처벌을 피하게 됐습니다.

모두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섭니다.

국방부 검찰단 관계자는 초동 수사가 미진했다면서도 직무유기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즉 의식적으로 수사를 포기했는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 지휘책임이 있는 전익수 공군법무실장 등도 불기소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했어야 하는지 규정상 명확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난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현충일 추념사 :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반드시 바로잡겠습니다. 나는 우리 군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습니다."]

[고 이 중사 아버지 : "대통령님만 믿고 장관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결과를 봤는데 왜, 왜 이런 결과가 나와야 되는 겁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피가 거꾸로 섭니다."]

과연 군 스스로 변화할 역량이 있는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약속조차 빈말이 된 것은 아닌지 거센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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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동 부실 수사’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대통령 말만 믿었는데 피눈물”
    • 입력 2021-10-07 21:33:49
    • 수정2021-10-07 21: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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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임 부사관의 성추행과 '늑장 수사' 속에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 중사 사건의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15명이 기소됐는데 부실 수사와 관련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단 한 명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방부는 최종 수사 결과에서 입건자 25명 중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피해자 국선변호인과 공군양성평등센터장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부실 수사 의혹 당사자들은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블랙박스 등 자료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20비행단 군사경찰, 사건을 송치받고도 55일 동안 가해자를 조사하지 않은 군 검사는 형사처벌을 피하게 됐습니다.

모두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섭니다.

국방부 검찰단 관계자는 초동 수사가 미진했다면서도 직무유기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즉 의식적으로 수사를 포기했는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 지휘책임이 있는 전익수 공군법무실장 등도 불기소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했어야 하는지 규정상 명확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난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현충일 추념사 :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반드시 바로잡겠습니다. 나는 우리 군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습니다."]

[고 이 중사 아버지 : "대통령님만 믿고 장관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결과를 봤는데 왜, 왜 이런 결과가 나와야 되는 겁니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피가 거꾸로 섭니다."]

과연 군 스스로 변화할 역량이 있는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약속조차 빈말이 된 것은 아닌지 거센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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