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 개방 조례, “시기·정서 역행” 논란

입력 2021.10.08 (21:48) 수정 2021.10.0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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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도의회가 최근 학교 도서관을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자는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와 교사들은 코로나19 상황과 학생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안혜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학교 도서관을 주민에게 개방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지난달 경북도의회에서 발의됐습니다.

초.중.고 학교 도서관은 경북 관내에만 9백여 곳.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지역 사회를 위해 개방할 수 있다는 '학교 도서관 진흥법'에 따른 것이라고 도의회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발의 열흘도 안 돼 2천여 건의 반대 서명이 접수되는 등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외부인들이 학교에서 일으키는 각종 범죄, 사고를 막기 위해 학교 출입 보안을 강화했는데, 도서관이 개방되면 이런 조치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겁니다.

또 학생 책이 대부분인 학교 도서관을 어른들에게 개방하는 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코로나19 확산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반대의 이유로 꼽힙니다.

[윤경희/학부모 : "지역 사회에 도서관이 굉장히 잘 돼 있어요. 굳이 학교에 있는 도서관을...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주인이어야지, 동네 주민들이 주인이 될 순 없지 않을까…."]

이에 대해 도의회는 인구 소멸 시대에 학교와 지역사회 공존을 위한 조례였지만, 지역 사회의 반발이 큰 만큼 조례 처리 일정을 잠정 연기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병준/경북도의회 의원/조례안 대표 발의 : "학생들의 안전과 도서관 시설, (이용객) 동선 등에 대한 도교육청과 지자체의 역할, 비용 추계 부분, 전담인력 배치율 관계, 현재 개방된 (타 지자체의) 실태를 면밀히 검토해서…."]

경북도의회가 코로나 상황과 학생 정서를 외면한 채 섣부른 조례안을 추진하면서 교육현장의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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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도서관 개방 조례, “시기·정서 역행” 논란
    • 입력 2021-10-08 21:48:09
    • 수정2021-10-08 22:01:59
    뉴스9(대구)
[앵커]

경북도의회가 최근 학교 도서관을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자는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와 교사들은 코로나19 상황과 학생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안혜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학교 도서관을 주민에게 개방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지난달 경북도의회에서 발의됐습니다.

초.중.고 학교 도서관은 경북 관내에만 9백여 곳.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지역 사회를 위해 개방할 수 있다는 '학교 도서관 진흥법'에 따른 것이라고 도의회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발의 열흘도 안 돼 2천여 건의 반대 서명이 접수되는 등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외부인들이 학교에서 일으키는 각종 범죄, 사고를 막기 위해 학교 출입 보안을 강화했는데, 도서관이 개방되면 이런 조치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겁니다.

또 학생 책이 대부분인 학교 도서관을 어른들에게 개방하는 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코로나19 확산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반대의 이유로 꼽힙니다.

[윤경희/학부모 : "지역 사회에 도서관이 굉장히 잘 돼 있어요. 굳이 학교에 있는 도서관을...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주인이어야지, 동네 주민들이 주인이 될 순 없지 않을까…."]

이에 대해 도의회는 인구 소멸 시대에 학교와 지역사회 공존을 위한 조례였지만, 지역 사회의 반발이 큰 만큼 조례 처리 일정을 잠정 연기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병준/경북도의회 의원/조례안 대표 발의 : "학생들의 안전과 도서관 시설, (이용객) 동선 등에 대한 도교육청과 지자체의 역할, 비용 추계 부분, 전담인력 배치율 관계, 현재 개방된 (타 지자체의) 실태를 면밀히 검토해서…."]

경북도의회가 코로나 상황과 학생 정서를 외면한 채 섣부른 조례안을 추진하면서 교육현장의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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