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8시간 짜리 오징어게임을 30분 만에”…당신도 ‘빨리 감기’ 중독?

입력 2021.10.11 (18:01) 수정 2021.10.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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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한글날 대체공휴일인 오늘,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디 나가 놀기도 어려운 요즘 이렇게 팝콘 하나 끼고,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밀린 드라마 모아 보는 재미 이거 제법 꿀맛입니다.

문제는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보고싶은 '콘텐츠’가 너무 많다는 것.

이렇다 보니 최근 젊은이들이 드라마·영화 등 각종 콘텐츠를 빠르게 넘겨 가며 보는 일명 ‘빨리 감기' 현상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영상 속도를 패스트포워드, 즉 1.25배나 1.5배 많게는 2배속으로 올려 시청하는 방식입니다.

좀 늘어지는 부분은 건너 뛴다든지 빠른 속도로 보는 건데, 책 읽을 때 페이지를 휙휙 넘기는 거랑 비슷하죠.

예를 들어 ‘오징어 게임’ 9회 전편을 원래 속도로 정주행 한다면 8시간쯤 걸립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10초 넘기기 버튼을 적절히 활용하면 5시간 이내 속주행이 가능합니다.

이 빨리 감기조차 성에 안 찬다 하는 분들 위해 시리즈 물량을 30분 내외로 압축한 영상도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10분~20분 사이 요약된 영상으로 줄거리만 대충 훑는 식입니다.

'15분 만에 몰아보기'라는 제목의 이 요약본 영상은 조회수 300만을 넘었습니다.

월 정액제로 영화나 도서 등 콘텐츠를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1배속은 이제 슬로모션 느낌... 무조건 2배속이다", "초등학생 아들도 빨리감기하려고 리모콘 안 놓는다" 등등 반응과 풍경은 다양합니다.

이처럼 빠른 배속에 익숙해지다보니 몇 시간 내내 ‘1배속’으로 진행되는 영화와 뮤지컬 관람을 못견뎌 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공연 보다 지루한 장면에서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뻔했다"는 이 분, 유튜브를 계속 빨리감기해 보는 게 버릇이 됐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코로나19로 활성화된 비대면 녹화 수업도 1.5에서 2배속으로 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어딜가나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 사회의 단면으로 보입니다.

[유튜브 '파비앙 Fabien Yoon' : "엘리베이터에 타자 마자 더이상 탈 사람이 없으면 닫힘 버튼을 연타하는 거에요."]

[샘 해밍턴 : "한국 왔을 때 사람들은 왜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지 모르겠어요. 빨리 음식 나오는거 좋지만 저도 빨리 먹고 빨리 나가야 되잖아요."]

물론 '실시간', 즉 '리얼타임'의 시간적 순행을 강조하며 느릿한 정주행을 고수하는 분들 여전히 많습니다만 이른바 '킬러 콘텐츠'가 쏟아질수록 대중들의 관전 풍경도 갈수록 속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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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8시간 짜리 오징어게임을 30분 만에”…당신도 ‘빨리 감기’ 중독?
    • 입력 2021-10-11 18:01:44
    • 수정2021-10-11 18:28:52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한글날 대체공휴일인 오늘,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디 나가 놀기도 어려운 요즘 이렇게 팝콘 하나 끼고,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밀린 드라마 모아 보는 재미 이거 제법 꿀맛입니다.

문제는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보고싶은 '콘텐츠’가 너무 많다는 것.

이렇다 보니 최근 젊은이들이 드라마·영화 등 각종 콘텐츠를 빠르게 넘겨 가며 보는 일명 ‘빨리 감기' 현상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영상 속도를 패스트포워드, 즉 1.25배나 1.5배 많게는 2배속으로 올려 시청하는 방식입니다.

좀 늘어지는 부분은 건너 뛴다든지 빠른 속도로 보는 건데, 책 읽을 때 페이지를 휙휙 넘기는 거랑 비슷하죠.

예를 들어 ‘오징어 게임’ 9회 전편을 원래 속도로 정주행 한다면 8시간쯤 걸립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10초 넘기기 버튼을 적절히 활용하면 5시간 이내 속주행이 가능합니다.

이 빨리 감기조차 성에 안 찬다 하는 분들 위해 시리즈 물량을 30분 내외로 압축한 영상도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10분~20분 사이 요약된 영상으로 줄거리만 대충 훑는 식입니다.

'15분 만에 몰아보기'라는 제목의 이 요약본 영상은 조회수 300만을 넘었습니다.

월 정액제로 영화나 도서 등 콘텐츠를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1배속은 이제 슬로모션 느낌... 무조건 2배속이다", "초등학생 아들도 빨리감기하려고 리모콘 안 놓는다" 등등 반응과 풍경은 다양합니다.

이처럼 빠른 배속에 익숙해지다보니 몇 시간 내내 ‘1배속’으로 진행되는 영화와 뮤지컬 관람을 못견뎌 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공연 보다 지루한 장면에서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뻔했다"는 이 분, 유튜브를 계속 빨리감기해 보는 게 버릇이 됐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코로나19로 활성화된 비대면 녹화 수업도 1.5에서 2배속으로 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어딜가나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 사회의 단면으로 보입니다.

[유튜브 '파비앙 Fabien Yoon' : "엘리베이터에 타자 마자 더이상 탈 사람이 없으면 닫힘 버튼을 연타하는 거에요."]

[샘 해밍턴 : "한국 왔을 때 사람들은 왜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지 모르겠어요. 빨리 음식 나오는거 좋지만 저도 빨리 먹고 빨리 나가야 되잖아요."]

물론 '실시간', 즉 '리얼타임'의 시간적 순행을 강조하며 느릿한 정주행을 고수하는 분들 여전히 많습니다만 이른바 '킬러 콘텐츠'가 쏟아질수록 대중들의 관전 풍경도 갈수록 속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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