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넷플릭스는 한국에 세금을 더 낼까?

입력 2021.10.11 (18:04) 수정 2021.10.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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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 구독료로 연간 수천억 매출 올리는 넷플릭스.

최근엔 '오징어 게임' 같은 '빅히트' 콘텐츠도 공급받아서 일석이조 쾌재를 부르는 중인데요.

세금은 쥐꼬리만큼만 냈단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런 넷플릭스 같은 회사, 세금 더 내게 만들 방법이 생겼다는데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사실 우리 코너에서 이 소식 한 번 짚은 적이 있는데, 변화가 있나 봐요?

[기자]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있었고, 이때 '글로벌 법인세' 또는 '디지털세' 합의라고 떠들썩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적용하려면 G7보다는 더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했고, 그 합의가 이번에 OECD와 G20이 주도한 포괄적 이행체계 화상 총회에서 136개 나라 지지로 이뤄졌습니다.

[브뤼노 르메르/프랑스 재무장관/지난 8일 : "조세 혁명입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조세 혁명을 통해 우리는 효율적으로 디지털 대기업들에 대해 과세할 것입니다."]

[앵커]

세금 얌체들한테서 세금 더 걷자는 얘기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네, 넷플릭스 예를 들어보죠.

지난해 우리나라 매출은 4천1백억여 원입니다.

그런데 법인세는 달랑 21억 원만 부담했습니다.

매출의 80% 정도인 3천2백억 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회계 꼼수로 매출 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춘 겁니다.

구글은요, 지난해 우리나라 매출이 한 4조 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영업이익은 1조 원이 넘고, 그래서 법인세는 한 2천8백억 원 정도 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이 정도 될 거라는 용혜인 의원실 추정이고요.

사실은 구글이 공개를 안 해서 모릅니다.

그래서 지난해 실제 법인세는 달랑 97억 원만 냈습니다.

[앵커]

와, 말도 안 돼요.

들을 때마다 화가 납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기자]

넷플릭스나 유튜브.

콘텐츠 구독료나 검색 광고, 이런 눈에 안 보이는 거로 돈을 법니다.

옛날처럼 물건 수입해와서 가게에 진열해두고 파는 게 아닙니다.

국세청, 관세청이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회사만 알죠. 자진 신고해야 한다는 건데, 회사 입장에선 대륙별로 세율 낮은 한 두 나라에 모아서 신고하는 게 절세도 되고, 편합니다.

그래서 구글은 우리나라 매출 대부분을 아시아 거점인 싱가포르에 신고합니다.

애플, 페이스북 다 마찬가지인데, 이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예전 외환은행 팔고 떠난 '론스타'보다 더한 세금 도둑 행태인 거죠.

[앵커]

앞으론 어떻게 막겠단 거죠?

[기자]

이번 합의 내용, 두 흐름이 있습니다.

일단 어떤 기업한테 부과할 것이냐?

'전 세계적으로 영업하면서 연결 매출액 27조 원, 영업이익률 10%가 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 전부'는 앞으로 초과이익의 최소 4분의 1은 영업장 있는 나라에 법인세를 내야 합니다.

전부 다가 아닌 4분의 1이지만, 이것도 혁명적인 변화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그래도 절세를 하려고 지금처럼 다른 나라로 매출을 옮겨 신고한다고? 그 자체는 막지 않을게. 하지만 그 절세 가능한 나라들도 앞으로는 법인세율을 15% 아래로는 낮출 수 없어, 라는 규정입니다.

세금 낮춰서 기업 본사 '페이퍼 컴퍼니' 유치하던 '세금 인하 경쟁'이 멈출 거란 기대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삼성전자도 대상이라던데, '디지털세'라면 삼성전자는 무관한 거 아닌가요?

[기자]

애초엔 '디지털세'였는데, 이 성격이 변했습니다.

주로 미국 기업을 겨냥하다 보니 미국이 반발했고, 협의 과정에서 일정 기준 넘는 모든 다국적 기업으로 대상을 넓힌 겁니다.

그러니까 시작은 '디지털세'였는데, 결국은 '글로벌 법인세'가 된 거죠.

그래서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 같은 우리 기업도 갑자기 빨려 들어가게 된 거고요.

[앵커]

우리는 오히려 피해 보는 거 아닌가요?

[기자]

부총리 말 먼저 들어보시죠.

[홍남기/경제부총리/지난 6일/국회 국정감사 : "국내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 기반은 확보하게 되겠습니다. 우리 기업에 부과하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과세권 행사하는 게 훨씬 더 클 것으로…."]

[앵커]

플러스 마이너스 하면 우리는 이익이라는 거죠?

[기자]

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이런 회사들한테 걷을 세금이 훨씬 많아질 거고, 반대로 국내 기업 가운데에선 해당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이번 규제에 해당하는 '크고 수익성 높은 기업' 우리나라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도뿐입니다.

사실 이번 개혁은 세금 더 걷으려고 하는 거니까 세금이 줄면 이상한 일이긴 합니다.

OECD도 "15% 최저세율로 매년 179조 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며, "과세권 분배로 개발도상국도 재정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글로벌 법인세, 도입은 2023년, 예정대로 될지도 지켜봐야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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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1 18:04:49
    • 수정2021-10-11 18:28:52
    통합뉴스룸ET
[앵커]

우리나라에서 구독료로 연간 수천억 매출 올리는 넷플릭스.

최근엔 '오징어 게임' 같은 '빅히트' 콘텐츠도 공급받아서 일석이조 쾌재를 부르는 중인데요.

세금은 쥐꼬리만큼만 냈단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런 넷플릭스 같은 회사, 세금 더 내게 만들 방법이 생겼다는데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사실 우리 코너에서 이 소식 한 번 짚은 적이 있는데, 변화가 있나 봐요?

[기자]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있었고, 이때 '글로벌 법인세' 또는 '디지털세' 합의라고 떠들썩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적용하려면 G7보다는 더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했고, 그 합의가 이번에 OECD와 G20이 주도한 포괄적 이행체계 화상 총회에서 136개 나라 지지로 이뤄졌습니다.

[브뤼노 르메르/프랑스 재무장관/지난 8일 : "조세 혁명입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조세 혁명을 통해 우리는 효율적으로 디지털 대기업들에 대해 과세할 것입니다."]

[앵커]

세금 얌체들한테서 세금 더 걷자는 얘기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네, 넷플릭스 예를 들어보죠.

지난해 우리나라 매출은 4천1백억여 원입니다.

그런데 법인세는 달랑 21억 원만 부담했습니다.

매출의 80% 정도인 3천2백억 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회계 꼼수로 매출 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춘 겁니다.

구글은요, 지난해 우리나라 매출이 한 4조 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영업이익은 1조 원이 넘고, 그래서 법인세는 한 2천8백억 원 정도 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이 정도 될 거라는 용혜인 의원실 추정이고요.

사실은 구글이 공개를 안 해서 모릅니다.

그래서 지난해 실제 법인세는 달랑 97억 원만 냈습니다.

[앵커]

와, 말도 안 돼요.

들을 때마다 화가 납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기자]

넷플릭스나 유튜브.

콘텐츠 구독료나 검색 광고, 이런 눈에 안 보이는 거로 돈을 법니다.

옛날처럼 물건 수입해와서 가게에 진열해두고 파는 게 아닙니다.

국세청, 관세청이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회사만 알죠. 자진 신고해야 한다는 건데, 회사 입장에선 대륙별로 세율 낮은 한 두 나라에 모아서 신고하는 게 절세도 되고, 편합니다.

그래서 구글은 우리나라 매출 대부분을 아시아 거점인 싱가포르에 신고합니다.

애플, 페이스북 다 마찬가지인데, 이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예전 외환은행 팔고 떠난 '론스타'보다 더한 세금 도둑 행태인 거죠.

[앵커]

앞으론 어떻게 막겠단 거죠?

[기자]

이번 합의 내용, 두 흐름이 있습니다.

일단 어떤 기업한테 부과할 것이냐?

'전 세계적으로 영업하면서 연결 매출액 27조 원, 영업이익률 10%가 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 전부'는 앞으로 초과이익의 최소 4분의 1은 영업장 있는 나라에 법인세를 내야 합니다.

전부 다가 아닌 4분의 1이지만, 이것도 혁명적인 변화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그래도 절세를 하려고 지금처럼 다른 나라로 매출을 옮겨 신고한다고? 그 자체는 막지 않을게. 하지만 그 절세 가능한 나라들도 앞으로는 법인세율을 15% 아래로는 낮출 수 없어, 라는 규정입니다.

세금 낮춰서 기업 본사 '페이퍼 컴퍼니' 유치하던 '세금 인하 경쟁'이 멈출 거란 기대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삼성전자도 대상이라던데, '디지털세'라면 삼성전자는 무관한 거 아닌가요?

[기자]

애초엔 '디지털세'였는데, 이 성격이 변했습니다.

주로 미국 기업을 겨냥하다 보니 미국이 반발했고, 협의 과정에서 일정 기준 넘는 모든 다국적 기업으로 대상을 넓힌 겁니다.

그러니까 시작은 '디지털세'였는데, 결국은 '글로벌 법인세'가 된 거죠.

그래서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 같은 우리 기업도 갑자기 빨려 들어가게 된 거고요.

[앵커]

우리는 오히려 피해 보는 거 아닌가요?

[기자]

부총리 말 먼저 들어보시죠.

[홍남기/경제부총리/지난 6일/국회 국정감사 : "국내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 기반은 확보하게 되겠습니다. 우리 기업에 부과하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과세권 행사하는 게 훨씬 더 클 것으로…."]

[앵커]

플러스 마이너스 하면 우리는 이익이라는 거죠?

[기자]

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이런 회사들한테 걷을 세금이 훨씬 많아질 거고, 반대로 국내 기업 가운데에선 해당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이번 규제에 해당하는 '크고 수익성 높은 기업' 우리나라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도뿐입니다.

사실 이번 개혁은 세금 더 걷으려고 하는 거니까 세금이 줄면 이상한 일이긴 합니다.

OECD도 "15% 최저세율로 매년 179조 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며, "과세권 분배로 개발도상국도 재정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글로벌 법인세, 도입은 2023년, 예정대로 될지도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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