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대구 미군기지 반환 터 토지 정화 난항…왜?

입력 2021.11.01 (19:18) 수정 2021.11.0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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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지난해 12월 반환이 결정된 대구 미군기지 캠프워커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헬기장과 활주로 터가 반환 대상인데요.

모두 6만7천여 제곱미터, 축구장 9개 크기에 해당합니다.

헬기장 터에는 대구 대표도서관과 대구평화공원이 건립될 예정이고요.

활주로 터에는 왕복 8차로 도로가 건설됩니다.

약 60년만에 캠프워커 터 일부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개발 사업은 순탄치 않습니다.

반환 터의 토지 정화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구 캠프워커의 토양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죠.

환경부의 환경 조사 보고서를 보면, 이곳 토양과 지하수에서 독성 오염 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와 비소, 벤젠 등이 기준치를 훌쩍 초과해 검출됐고요.

각종 중증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해도 역시 기준치보다 20배나 높게 나왔습니다.

전체 반환 터의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면적, 깊이는 1미터에서 최대 6미터까지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본격적인 정화 작업에 앞서 반환 터에 대한 토지 오염 정밀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문제는 이 오염 조사부터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반환 터에서 1급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지만, 다이옥신의 토양 오염 기준치 자체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 과정에서 빠졌습니다.

지하수 조사 과정에서도 독성물질인 '과불화화합물' 역시 기준치가 없어 빠진 채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게다가 토양 오염으로 반환 터 주변 지역과 지하수에 대한 오염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정밀 조사는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조사의 신뢰성입니다.

국방부의 토양 오염 조사 결과에 대한 교차 검증을 위해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별도 조사를 해봤는데, 오염 농도 차이가 심하게 났습니다.

최대 5배 가까이 차이가 난 건데요.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조사 구간을 더 확대해 추가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토지 정화 과정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추가 정밀 조사가 마무리 되면, 본격적인 토지 정화 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역시 우려되는 부분, 적지 않습니다.

토지 정화 기준이 터 사용 계획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토양오염법에 따라 1지역, 2지역, 3지역으로 나뉘는데, 3지역으로 갈수록 정화 기준이 느슨합니다.

도서관과 공원 예정 터는 주거 공간 기준인 1지역이지만, 순환도로 예정 터는 3지역이다보니, 정화가 부실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앞서 대구 반환 터와 같은 절차를 거쳐 정화 작업을 끝낸 춘천의 미군 반환 터에서도 또 다시 심각한 오염 물질이 확인됐죠.

오염 정화를 마친 구간에서 기준치의 최대 50배가 넘는 기름 오염이 검출된 건데요.

오염이 확인된 구간을 중심으로만 환경 정화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인데, 대구도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 정화 작업에 대한 대구시의 관리, 감독과 함께 정화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대구 미군기지 반환 터는 이제 시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터 활용에 앞서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 돼야겠죠.

오염과 정화 문제가 제대로 해결돼야만, 시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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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1 19:18:16
    • 수정2021-11-01 21:07:16
    뉴스7(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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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반환이 결정된 대구 미군기지 캠프워커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헬기장과 활주로 터가 반환 대상인데요.

모두 6만7천여 제곱미터, 축구장 9개 크기에 해당합니다.

헬기장 터에는 대구 대표도서관과 대구평화공원이 건립될 예정이고요.

활주로 터에는 왕복 8차로 도로가 건설됩니다.

약 60년만에 캠프워커 터 일부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개발 사업은 순탄치 않습니다.

반환 터의 토지 정화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구 캠프워커의 토양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죠.

환경부의 환경 조사 보고서를 보면, 이곳 토양과 지하수에서 독성 오염 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와 비소, 벤젠 등이 기준치를 훌쩍 초과해 검출됐고요.

각종 중증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해도 역시 기준치보다 20배나 높게 나왔습니다.

전체 반환 터의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면적, 깊이는 1미터에서 최대 6미터까지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본격적인 정화 작업에 앞서 반환 터에 대한 토지 오염 정밀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문제는 이 오염 조사부터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반환 터에서 1급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지만, 다이옥신의 토양 오염 기준치 자체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 과정에서 빠졌습니다.

지하수 조사 과정에서도 독성물질인 '과불화화합물' 역시 기준치가 없어 빠진 채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게다가 토양 오염으로 반환 터 주변 지역과 지하수에 대한 오염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정밀 조사는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조사의 신뢰성입니다.

국방부의 토양 오염 조사 결과에 대한 교차 검증을 위해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별도 조사를 해봤는데, 오염 농도 차이가 심하게 났습니다.

최대 5배 가까이 차이가 난 건데요.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조사 구간을 더 확대해 추가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토지 정화 과정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추가 정밀 조사가 마무리 되면, 본격적인 토지 정화 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역시 우려되는 부분, 적지 않습니다.

토지 정화 기준이 터 사용 계획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토양오염법에 따라 1지역, 2지역, 3지역으로 나뉘는데, 3지역으로 갈수록 정화 기준이 느슨합니다.

도서관과 공원 예정 터는 주거 공간 기준인 1지역이지만, 순환도로 예정 터는 3지역이다보니, 정화가 부실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앞서 대구 반환 터와 같은 절차를 거쳐 정화 작업을 끝낸 춘천의 미군 반환 터에서도 또 다시 심각한 오염 물질이 확인됐죠.

오염 정화를 마친 구간에서 기준치의 최대 50배가 넘는 기름 오염이 검출된 건데요.

오염이 확인된 구간을 중심으로만 환경 정화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인데, 대구도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 정화 작업에 대한 대구시의 관리, 감독과 함께 정화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대구 미군기지 반환 터는 이제 시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터 활용에 앞서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 돼야겠죠.

오염과 정화 문제가 제대로 해결돼야만, 시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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