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① 기재부가 승인한 176억 국제행사…초청 가수만 57명?

입력 2021.11.03 (06:38) 수정 2021.11.0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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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억 원이 넘는 국비가 들어가는 국제 규모의 문화행사나 박람회는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받아서 열립니다.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기재부가 직접 이런 국제행사들를 관리하는 건데요.

그런데 기재부 승인을 받은 국제행사를 직접 가보니 사실상 지역 축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먼저 정새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월 경남 함양에서 한 달간 열린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입니다.

함양의 특산물로, 재배 산삼인 산양삼과 항노화 산업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의 국제행사입니다.

총 사업비 176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김종순/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사무처장 : "국내외 기업 140개 업체와 60여 개의 산양삼과 특산물 단체가 참여하고, 연계 행사로 구성된 국제산업엑스포입니다."]

박람회장의 중심에 있는 산업 교류관.

그런데 전시장 내부에서 한 상인이 구두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구두 판매 업체/음성변조 : "엄청 편해. 밑에 자동차 타이어 소재라서 미끄럽지도 않고. 한번 신어보세요."]

마사지기나 자세교정 의자, 온열기 제조 업체 등 전시 주제와 동떨어져 보이는 모습은 한두 곳이 아닙니다.

[온열기 판매 업체/음성변조 : "만져봐요. 아주 후끈후끈. 여기는 함양이 아니라 충북에서 왔어요. 산삼하고는 상관없지만, 너무 좋은 거 아니에요?"]

함양 산양삼을 홍보한다는 또 다른 전시관입니다.

설명도 없이 유통기한도 지난 중국산 인삼제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손기욱/함양엑스포 조직위 산업지원부장 : "항노화라는 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하고 좀 해석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니까 이제 생각에 따라서는 이게 왜 산삼 관련 제품의 회사냐. 이렇게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전시관 밖 체험 공간에는 돈을 내고 철갑상어를 만지거나 승마 체험장 정도로 꾸며놨습니다.

행사 기간동안에는 가수 57명이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인구 3만 8천 명인 함양군에서 열린 이 행사는 그러나 지역 축제가 아니라 공식적으로는 국제산업박람회입니다.

3년전 기획재정부가 국제행사로 승인을 내줬고, 총 사업비에 국비도 45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그래픽:채상우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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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3 06:38:15
    • 수정2021-11-03 06: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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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억 원이 넘는 국비가 들어가는 국제 규모의 문화행사나 박람회는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받아서 열립니다.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기재부가 직접 이런 국제행사들를 관리하는 건데요.

그런데 기재부 승인을 받은 국제행사를 직접 가보니 사실상 지역 축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먼저 정새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9월 경남 함양에서 한 달간 열린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입니다.

함양의 특산물로, 재배 산삼인 산양삼과 항노화 산업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의 국제행사입니다.

총 사업비 176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김종순/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사무처장 : "국내외 기업 140개 업체와 60여 개의 산양삼과 특산물 단체가 참여하고, 연계 행사로 구성된 국제산업엑스포입니다."]

박람회장의 중심에 있는 산업 교류관.

그런데 전시장 내부에서 한 상인이 구두 판매에 열을 올립니다.

[구두 판매 업체/음성변조 : "엄청 편해. 밑에 자동차 타이어 소재라서 미끄럽지도 않고. 한번 신어보세요."]

마사지기나 자세교정 의자, 온열기 제조 업체 등 전시 주제와 동떨어져 보이는 모습은 한두 곳이 아닙니다.

[온열기 판매 업체/음성변조 : "만져봐요. 아주 후끈후끈. 여기는 함양이 아니라 충북에서 왔어요. 산삼하고는 상관없지만, 너무 좋은 거 아니에요?"]

함양 산양삼을 홍보한다는 또 다른 전시관입니다.

설명도 없이 유통기한도 지난 중국산 인삼제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손기욱/함양엑스포 조직위 산업지원부장 : "항노화라는 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하고 좀 해석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니까 이제 생각에 따라서는 이게 왜 산삼 관련 제품의 회사냐. 이렇게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전시관 밖 체험 공간에는 돈을 내고 철갑상어를 만지거나 승마 체험장 정도로 꾸며놨습니다.

행사 기간동안에는 가수 57명이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인구 3만 8천 명인 함양군에서 열린 이 행사는 그러나 지역 축제가 아니라 공식적으로는 국제산업박람회입니다.

3년전 기획재정부가 국제행사로 승인을 내줬고, 총 사업비에 국비도 45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그래픽:채상우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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