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대감 높아지는데…장애인은 ‘숙소 찾아 삼만리’

입력 2021.11.04 (21:47) 수정 2021.11.04 (21: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습니다.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춘 전용 숙소 찾기도 어렵고, 예약마저 쉽지 않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한 유명 호텔의 장애인 객실을 찾았습니다.

옷장이나 미니바는 손이 닿지 않아 무용지물이고,

["저한테는 에베레스트예요."]

화장실 역시 출입부터 이용까지 무엇 하나 만만치 않습니다.

시각 장애인 유도 블록은 군데군데 끊겨 있고, 점자 안내도는 작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소리 안 나네요. 소리 나야 되는데."]

객실이 30개 이상인 숙박업소는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 객실을 갖춰야 하지만, 실제 장애인 객실을 갖춘 업소는 전체의 79% 수준이고 시설도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도 쉽지 않습니다.

여행정보 플랫폼에서는 장애인 객실과 편의시설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고, 숙박업체에 직접 연락해도 퇴짜를 맞기 일쑤입니다.

[서준호/대구 장애인인권연대 대표 : "대놓고 '저 죄송한데 저희가 장애인 객실도 없고 안 오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라고 하는 데도 있기도 있어요."]

장애인들의 여행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 엄연히 있지만, 위반해도 처벌 조항이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입니다.

[조한진/대구대 장애학과 교수 : "어떤 법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처벌 조항이 있지 않으면 그건 유명무실하거든요. 조례를 개정한다든지 혹은 제정한다는지 하는 노력도 지역에서 같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정부 조사 결과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한 해 평균 다섯 번의 여행을 간 반면, 장애인 10명 가운데 7명은 단 한 번도 여행을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여행 기대감 높아지는데…장애인은 ‘숙소 찾아 삼만리’
    • 입력 2021-11-04 21:47:43
    • 수정2021-11-04 21:56:29
    뉴스 9
[앵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습니다.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갖춘 전용 숙소 찾기도 어렵고, 예약마저 쉽지 않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한 유명 호텔의 장애인 객실을 찾았습니다.

옷장이나 미니바는 손이 닿지 않아 무용지물이고,

["저한테는 에베레스트예요."]

화장실 역시 출입부터 이용까지 무엇 하나 만만치 않습니다.

시각 장애인 유도 블록은 군데군데 끊겨 있고, 점자 안내도는 작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소리 안 나네요. 소리 나야 되는데."]

객실이 30개 이상인 숙박업소는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 객실을 갖춰야 하지만, 실제 장애인 객실을 갖춘 업소는 전체의 79% 수준이고 시설도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도 쉽지 않습니다.

여행정보 플랫폼에서는 장애인 객실과 편의시설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고, 숙박업체에 직접 연락해도 퇴짜를 맞기 일쑤입니다.

[서준호/대구 장애인인권연대 대표 : "대놓고 '저 죄송한데 저희가 장애인 객실도 없고 안 오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라고 하는 데도 있기도 있어요."]

장애인들의 여행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 엄연히 있지만, 위반해도 처벌 조항이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입니다.

[조한진/대구대 장애학과 교수 : "어떤 법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처벌 조항이 있지 않으면 그건 유명무실하거든요. 조례를 개정한다든지 혹은 제정한다는지 하는 노력도 지역에서 같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정부 조사 결과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한 해 평균 다섯 번의 여행을 간 반면, 장애인 10명 가운데 7명은 단 한 번도 여행을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