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직격탄…“전체 가구 70% 식량 부족”

입력 2021.11.05 (19:13) 수정 2021.11.0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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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19를 차단하겠다며 국경을 봉쇄한 지 벌써 1년 10개월이 됐습니다.

외부와 왕래가 끊기면서 북한 주민들의 상황도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북한에서 활동 중인 국제 구호단체들이 조사를 벌였더니 전체 가구의 70%가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어린이들의 예방접종률도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전 주민 총동원령까지 내려 예년보다 이른 지난달 20일쯤 벼 추수를 끝냈습니다.

식량난이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26년째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식량계획, WFP가 북한 현지 직원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식량 섭취를 적절히 못 하는 가구가 2019년 11%에서 국경 봉쇄를 시작한 지난해엔 38%, 올해는 70%까지 급증했습니다.

식량 소비가 '양호'한 가구는 2019년 30%에서 올해 0.63%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국경 봉쇄로 비료와 농자재 공급이 차단된데다, 가뭄과 홍수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카린 마넨테/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 "올해 북한에서 식량 80여 만 톤이 부족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2개월 가량 소비하는 양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주민들은 식량 공급에 맞춰, 먹는 양을 줄여야 합니다."]

어린이 예방접종률도 떨어졌습니다.

유니세프 조사 결과,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 접종률이 지난해 98%에서 올해 69%로, 소아마비 접종률은 올해 아예 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부에서 필수 의약품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카린 마넨테/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 "영양가 있는 식량을 최대한 빨리 북한에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위기가 심각해지자 북한은 지난달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의 긴급 구호물자 반입을 허용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구호물자를 받은 건데, 주로 의약품과 어린이 영양실조 관련 물자들이 들어갔습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겨울철을 앞두고 국경봉쇄가 더 길어지면 인도적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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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코로나 직격탄…“전체 가구 70% 식량 부족”
    • 입력 2021-11-05 19:13:18
    • 수정2021-11-05 19: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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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19를 차단하겠다며 국경을 봉쇄한 지 벌써 1년 10개월이 됐습니다.

외부와 왕래가 끊기면서 북한 주민들의 상황도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북한에서 활동 중인 국제 구호단체들이 조사를 벌였더니 전체 가구의 70%가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어린이들의 예방접종률도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전 주민 총동원령까지 내려 예년보다 이른 지난달 20일쯤 벼 추수를 끝냈습니다.

식량난이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26년째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계식량계획, WFP가 북한 현지 직원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식량 섭취를 적절히 못 하는 가구가 2019년 11%에서 국경 봉쇄를 시작한 지난해엔 38%, 올해는 70%까지 급증했습니다.

식량 소비가 '양호'한 가구는 2019년 30%에서 올해 0.63%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국경 봉쇄로 비료와 농자재 공급이 차단된데다, 가뭄과 홍수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카린 마넨테/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 "올해 북한에서 식량 80여 만 톤이 부족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2개월 가량 소비하는 양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주민들은 식량 공급에 맞춰, 먹는 양을 줄여야 합니다."]

어린이 예방접종률도 떨어졌습니다.

유니세프 조사 결과,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 접종률이 지난해 98%에서 올해 69%로, 소아마비 접종률은 올해 아예 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부에서 필수 의약품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카린 마넨테/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 "영양가 있는 식량을 최대한 빨리 북한에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위기가 심각해지자 북한은 지난달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의 긴급 구호물자 반입을 허용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구호물자를 받은 건데, 주로 의약품과 어린이 영양실조 관련 물자들이 들어갔습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겨울철을 앞두고 국경봉쇄가 더 길어지면 인도적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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