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죽지 않게] 후진적 사망사고에도 ‘원청은 또 벌금형’

입력 2021.11.09 (08:04) 수정 2021.12.15 (19: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1월 현대위아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압착 기계에 끼여 숨졌습니다.

법원은 원청인 현대위아 사업장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산재사고가 계속되고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의 되풀이되는 솜방망이 판결로는 산재 사고 악순환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위아 창원 4공장에서 하청업체 위즈테크 소속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것은 지난 1월입니다.

불량 부품을 수정하다 철 소재를 찍어 누르는 압착 기계에 끼여 숨진 겁니다.

창원지법은 이달 초 위즈테크에 벌금 800만 원, 대표와 현장 책임자에게는 각 징역과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원청인 현대위아와 안전 책임자는 각 벌금 천만 원과 6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방호장치인 안전센서가 지게차 사고 방지 용도로 제작돼 안전인증기준에 맞지 않았고, 이마저도 기계와 떨어진 곳에 설치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위아가 같은 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실제 사고 직후 노동부 조사에서 현대위아는 폭발과 추락 사고 우려가 있는 작업장에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 등 57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관계자/음성변조 : "(현대위아에서) 이전에 산재 사고는 1년에 1~2건씩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요."]

산재 사망사고 재발을 막고 경각심을 일깨우기에는 법원의 벌금형과 집행유예형 선고는 효력이 약하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입니다.

[이병조/금속노조 현대위아 창원비정규직지회 노동안전보건부장 : "노동자가 한 명 죽었지만, 고작 벌금 몇백만 원으로 정리가 돼버리니까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몇천만 원짜리 (안전) 개선에 돈을 투자하기가 사실 어렵다고 보여지는 거죠. 처벌조항이 강해서 억제력이 있어야 사업주들도 법을 지키지 않을까…."]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526건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1.5%, 반면 벌금형은 75%에 달합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김신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일하다 죽지 않게] 후진적 사망사고에도 ‘원청은 또 벌금형’
    • 입력 2021-11-09 08:04:47
    • 수정2021-12-15 19:18:22
    뉴스광장(창원)
[앵커]

지난 1월 현대위아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압착 기계에 끼여 숨졌습니다.

법원은 원청인 현대위아 사업장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산재사고가 계속되고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의 되풀이되는 솜방망이 판결로는 산재 사고 악순환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위아 창원 4공장에서 하청업체 위즈테크 소속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것은 지난 1월입니다.

불량 부품을 수정하다 철 소재를 찍어 누르는 압착 기계에 끼여 숨진 겁니다.

창원지법은 이달 초 위즈테크에 벌금 800만 원, 대표와 현장 책임자에게는 각 징역과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원청인 현대위아와 안전 책임자는 각 벌금 천만 원과 6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방호장치인 안전센서가 지게차 사고 방지 용도로 제작돼 안전인증기준에 맞지 않았고, 이마저도 기계와 떨어진 곳에 설치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위아가 같은 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실제 사고 직후 노동부 조사에서 현대위아는 폭발과 추락 사고 우려가 있는 작업장에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 등 57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관계자/음성변조 : "(현대위아에서) 이전에 산재 사고는 1년에 1~2건씩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요."]

산재 사망사고 재발을 막고 경각심을 일깨우기에는 법원의 벌금형과 집행유예형 선고는 효력이 약하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입니다.

[이병조/금속노조 현대위아 창원비정규직지회 노동안전보건부장 : "노동자가 한 명 죽었지만, 고작 벌금 몇백만 원으로 정리가 돼버리니까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몇천만 원짜리 (안전) 개선에 돈을 투자하기가 사실 어렵다고 보여지는 거죠. 처벌조항이 강해서 억제력이 있어야 사업주들도 법을 지키지 않을까…."]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526건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1.5%, 반면 벌금형은 75%에 달합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김신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

  • 각 플랫폼에서 최근 1시간 동안 많이 본 KBS 기사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