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과잉 총격 VS 정당방위…美 살인사건 재판 시작

입력 2021.11.09 (10:52) 수정 2021.11.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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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미국에선 2건의 총격 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 건은 백인 용의자들이 흑인 피해자를 뒤쫓아가 총으로 살해한 것이고요, 다른 건은 10대 백인 청소년이 총격으로 2명을 사망케 한 사건입니다.

당시 총격이 과잉 총격이었느냐, 아니면 정당 방위였느냐가 쟁점입니다.

지구촌인에서 자세히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금요일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 총격 사건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백인 남성 3명이 자신들이 살던 주택가를 조깅하던 흑인 청년 아버리를 차량을 타고 따라가 사살한 사건입니다.

검찰은 인종차별에 기반한 무고한 살해라는 입장인데요.

[린다 두니코스키/검사 : "이번 사건의 용의자 3명은 의심에서 비롯해 사람을 살해했습니다."]

용의자들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버리를 당시 일대에서 발생한 불법침입 사건의 용의자로 보고 '시민체포권'을 통해 체포하려 했다는 주장인데요.

시민체포권은 긴급하게 경찰에 넘길 필요가 있는 범죄 용의자에 대해 시민이 체포 권한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버리가 저항하면서 자신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총을 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프랭클린 호그/변호사 : "용의자 그레고리 맥마이클 씨는 절대적으로 확신했고, 옳은 행동이었습니다. 그가 본 사람은 범죄자로 의심받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달 뒤, 사건 영상이 공개되면서 백인 남성들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무고하게 살해했다는 여론이 확산됐습니다.

또, 용의자 중 한 명이 전직 검찰 수사관으로, 조지아주의 전직 검사장이 사건 은폐를 도왔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밝혀지자 결국, 가중 폭행과 살인 혐의 등으로 뒤늦게 재판정에 서게 됐습니다.

재판은 앞으로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배심원단 구성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600명의 후보 가운데 선정된 배심원단 12명 가운데, 흑인은 단 1명이고, 백인이 11명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테아 브룩스/피해자 친척 : "놀랍지도 않습니다. 이 사건이 직면한 문제 중 일부입니다. 또 다른 불의입니다."]

또 다른 사건은 지난해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인데요.

인종차별 반대 시위 현장에서 17살인 백인 청소년, 리튼하우스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이 죽고 1명이 부상 당한 건데요.

이 사건의 재판이 지난주 시작됐습니다.

최대 쟁점은 정당방위였느냐인데요.

검찰은 그가 무장 자경대에 합류하기 위해 총을 챙겨 나섰다며 1급 살인 등 6가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리튼하우스 측은 방화와 약탈을 자행하는 폭력적인 시위대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총을 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크 리차즈/리튼하우스 변호인 : "배심원 여러분, 2020년 8월 25일 현장에 있는 17살의 관점에서 사건을 봐주십시오. 리튼하우스는 자신을 보호하고 총이 사용되지 못하도록 지킨 것입니다."]

리튼하우스 사건은 10대의 총기 사용 허용 등 여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경찰에 체포됐던 리튼하우스가 보수우익 세력의 후원금 22억 원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는 등 미국 보수 세력이 개입하면서, 인종차별 갈등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지난해 8월 : "그는(리튼하우스) 시위대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고 그는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시위대는 그를 매우 폭력적으로 공격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백인 피고인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인권단체의 시위가 예고되면서, 백인 우월주의 집단과의 충돌 가능성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데요.

인종차별에 근거한 과잉 총격이냐. 자기 보호를 위한 정당 방위냐 몇 주 뒤 내려질 배심원들의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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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1-09 1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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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미국에선 2건의 총격 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 건은 백인 용의자들이 흑인 피해자를 뒤쫓아가 총으로 살해한 것이고요, 다른 건은 10대 백인 청소년이 총격으로 2명을 사망케 한 사건입니다.

당시 총격이 과잉 총격이었느냐, 아니면 정당 방위였느냐가 쟁점입니다.

지구촌인에서 자세히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금요일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 총격 사건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백인 남성 3명이 자신들이 살던 주택가를 조깅하던 흑인 청년 아버리를 차량을 타고 따라가 사살한 사건입니다.

검찰은 인종차별에 기반한 무고한 살해라는 입장인데요.

[린다 두니코스키/검사 : "이번 사건의 용의자 3명은 의심에서 비롯해 사람을 살해했습니다."]

용의자들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버리를 당시 일대에서 발생한 불법침입 사건의 용의자로 보고 '시민체포권'을 통해 체포하려 했다는 주장인데요.

시민체포권은 긴급하게 경찰에 넘길 필요가 있는 범죄 용의자에 대해 시민이 체포 권한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버리가 저항하면서 자신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총을 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프랭클린 호그/변호사 : "용의자 그레고리 맥마이클 씨는 절대적으로 확신했고, 옳은 행동이었습니다. 그가 본 사람은 범죄자로 의심받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달 뒤, 사건 영상이 공개되면서 백인 남성들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무고하게 살해했다는 여론이 확산됐습니다.

또, 용의자 중 한 명이 전직 검찰 수사관으로, 조지아주의 전직 검사장이 사건 은폐를 도왔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밝혀지자 결국, 가중 폭행과 살인 혐의 등으로 뒤늦게 재판정에 서게 됐습니다.

재판은 앞으로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배심원단 구성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600명의 후보 가운데 선정된 배심원단 12명 가운데, 흑인은 단 1명이고, 백인이 11명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테아 브룩스/피해자 친척 : "놀랍지도 않습니다. 이 사건이 직면한 문제 중 일부입니다. 또 다른 불의입니다."]

또 다른 사건은 지난해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인데요.

인종차별 반대 시위 현장에서 17살인 백인 청소년, 리튼하우스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이 죽고 1명이 부상 당한 건데요.

이 사건의 재판이 지난주 시작됐습니다.

최대 쟁점은 정당방위였느냐인데요.

검찰은 그가 무장 자경대에 합류하기 위해 총을 챙겨 나섰다며 1급 살인 등 6가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리튼하우스 측은 방화와 약탈을 자행하는 폭력적인 시위대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총을 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크 리차즈/리튼하우스 변호인 : "배심원 여러분, 2020년 8월 25일 현장에 있는 17살의 관점에서 사건을 봐주십시오. 리튼하우스는 자신을 보호하고 총이 사용되지 못하도록 지킨 것입니다."]

리튼하우스 사건은 10대의 총기 사용 허용 등 여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경찰에 체포됐던 리튼하우스가 보수우익 세력의 후원금 22억 원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는 등 미국 보수 세력이 개입하면서, 인종차별 갈등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지난해 8월 : "그는(리튼하우스) 시위대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고 그는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시위대는 그를 매우 폭력적으로 공격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백인 피고인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인권단체의 시위가 예고되면서, 백인 우월주의 집단과의 충돌 가능성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데요.

인종차별에 근거한 과잉 총격이냐. 자기 보호를 위한 정당 방위냐 몇 주 뒤 내려질 배심원들의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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