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심사 연장된 차별금지법…대선 앞두고 다시 ‘신중론’

입력 2021.11.10 (21:19) 수정 2021.11.1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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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별과 장애, 나이나 인종,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게 '차별금지법' 내용입니다.

국회 국민청원에 따라 원래 오늘(10일)까지, 국회가 심사해서 답변을 내놨어야 하는데, 이 시한을 또 다시 미뤘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보수층 표심을 염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달 넘게, 전국을 도보로 걸어온 사람들이 국회 앞에 모였습니다.

10만 명 국민청원으로 입법 심사 구속력이 생긴 터라, 국회 법사위 심사를 마무리 짓는 날에 맞춰 국회까지 온 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아든 답변은 심사 기한을 연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종걸/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공동대표 :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오라더니 서랍 속에서 썩히겠다는 겁니까? 휴지통에 버리겠다는 겁니까?”]

국민동의청원을 넘겨받은 법사위는 한 차례 심사 기한을 연장했다가, 결국,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로 다시 미뤘습니다.

2024년 5월 말까지니, 언제 논의될지 기약이 없어진 셈입니다.

민주당에서 지난 6월, 평등법이 추가 발의되는 등 한때 반짝 논의가 진행되는 듯 했지만 다시 속도 조절 분위기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법안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이재명/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8일 : “이런 문제를 놓고 일방적으로 일방통행식의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민간 영역이라면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며, 당의 기조와 다르지 않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 기독교계 등과 충돌할 수 있는 논쟁적 의제는 피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두 후보를 한데 모아 압박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 후보 : “차별금지법 나중에 제정하시려거든 차별금지법 제정하지 않으려면 대통령도 하지 마십시오.”]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 유감 표명과 함께,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박찬걸/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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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심사 연장된 차별금지법…대선 앞두고 다시 ‘신중론’
    • 입력 2021-11-10 21:19:40
    • 수정2021-11-10 21: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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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별과 장애, 나이나 인종,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게 '차별금지법' 내용입니다.

국회 국민청원에 따라 원래 오늘(10일)까지, 국회가 심사해서 답변을 내놨어야 하는데, 이 시한을 또 다시 미뤘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보수층 표심을 염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달 넘게, 전국을 도보로 걸어온 사람들이 국회 앞에 모였습니다.

10만 명 국민청원으로 입법 심사 구속력이 생긴 터라, 국회 법사위 심사를 마무리 짓는 날에 맞춰 국회까지 온 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아든 답변은 심사 기한을 연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종걸/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공동대표 :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오라더니 서랍 속에서 썩히겠다는 겁니까? 휴지통에 버리겠다는 겁니까?”]

국민동의청원을 넘겨받은 법사위는 한 차례 심사 기한을 연장했다가, 결국,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로 다시 미뤘습니다.

2024년 5월 말까지니, 언제 논의될지 기약이 없어진 셈입니다.

민주당에서 지난 6월, 평등법이 추가 발의되는 등 한때 반짝 논의가 진행되는 듯 했지만 다시 속도 조절 분위기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법안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이재명/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8일 : “이런 문제를 놓고 일방적으로 일방통행식의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민간 영역이라면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며, 당의 기조와 다르지 않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보수 기독교계 등과 충돌할 수 있는 논쟁적 의제는 피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두 후보를 한데 모아 압박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 후보 : “차별금지법 나중에 제정하시려거든 차별금지법 제정하지 않으려면 대통령도 하지 마십시오.”]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 유감 표명과 함께,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박찬걸/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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