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후] 오수 쏟아낸 행정…“총체적 부실” 감사 적발

입력 2021.11.10 (21:42) 수정 2021.11.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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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안가 갯바위를 따라 흐르는 정체 불명의 희뿌연 물.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에 배출되는 겁니다.

제주도가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부실하게 운영하면서 거르지 않은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고 있던 건데요.

사실상 직무유기를 한 셈인데, 이렇다 할 책임규명은 없이 땜질 처방만 하면서 주민들만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고혜동/우도 오봉리장 : "톳이라든가, 우뭇가사리가 나는 곳입니다. 하수 피해로 인해서 해녀들이 채취를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황충남/추자도 신양2리장 : "수년째 악취가 난다는 민원제기했는데 임시방편식으로 그때그때만 하다 보니."]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대한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를 보면 부실한 운영은 여실히 드러납니다.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2년 반동안 도내 22개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180여 차례 넘게 방류수 수질검사를 누락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유지관리 지침조차 없었고, 변경된 수질 기준을 제주도 조례에도 담아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수처리 계획 자체가 없다 보니 적정하게 하수를 처리할 수 없었던 셈이죠.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민낯을 보여준 KBS 보도 이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던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문준영 기자가 8개월여 만에 다시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8개월 만에 다시 찾은 추자도 해안가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정화한 방류수가 바다로 배출되고 있습니다.

악취와 누런 부유물은 사라지고, 갯바위에는 삿갓조개들이 터를 잡았습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예비비 10억 원을 들여 추자도 5개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개선하면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김순종/추자도 신양1리장 : "악취는 많이 저감됐고요. 수리하기 전에는 주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는데 이번에 수리한 후로는 약간은 냄새가 나더라도 이 정도는 참을만하다는 게 주민 의견이거든요."]

추자도는 최근 3년 동안 방류수 수질 기준을 충족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지난달 이뤄진 수질 분석 검사에서는 5개 시설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습니다.

이번에 하수처리시설이 새롭게 개선되면서 보시는 것처럼 깨끗한 수질의 하수가 바다로 방류되고 있습니다.

수년째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바다로 배출되고 있는 우도는 하루 450톤을 처리할 수 있는 비양동 하수처리시설이 내년 완공되면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섬 지역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명수와 바닷물 등이 유입돼 미생물이 죽거나 유실되는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추자도와 우도, 마라도, 가파도 등에는 전문 인력이 상주하지 않고, 현지 주민 1명이 시설을 관리하고 있어 실시간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상하수도본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내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원격으로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태종/제주도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장 : "추자도, 우도, 가파도, 마라도, 비양도 등 도서 지역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원격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환경부 시범사업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76억 원을 투입해서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행정의 허술한 하수 관리에 오염되고 있는 제주 바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본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중장기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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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후] 오수 쏟아낸 행정…“총체적 부실” 감사 적발
    • 입력 2021-11-10 21:42:34
    • 수정2021-11-11 15:44:07
    뉴스9(제주)
[앵커]

해안가 갯바위를 따라 흐르는 정체 불명의 희뿌연 물.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에 배출되는 겁니다.

제주도가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부실하게 운영하면서 거르지 않은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고 있던 건데요.

사실상 직무유기를 한 셈인데, 이렇다 할 책임규명은 없이 땜질 처방만 하면서 주민들만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고혜동/우도 오봉리장 : "톳이라든가, 우뭇가사리가 나는 곳입니다. 하수 피해로 인해서 해녀들이 채취를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황충남/추자도 신양2리장 : "수년째 악취가 난다는 민원제기했는데 임시방편식으로 그때그때만 하다 보니."]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대한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를 보면 부실한 운영은 여실히 드러납니다.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2년 반동안 도내 22개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180여 차례 넘게 방류수 수질검사를 누락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하수처리시설에 대한 유지관리 지침조차 없었고, 변경된 수질 기준을 제주도 조례에도 담아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수처리 계획 자체가 없다 보니 적정하게 하수를 처리할 수 없었던 셈이죠.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민낯을 보여준 KBS 보도 이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던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문준영 기자가 8개월여 만에 다시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8개월 만에 다시 찾은 추자도 해안가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정화한 방류수가 바다로 배출되고 있습니다.

악취와 누런 부유물은 사라지고, 갯바위에는 삿갓조개들이 터를 잡았습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예비비 10억 원을 들여 추자도 5개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개선하면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김순종/추자도 신양1리장 : "악취는 많이 저감됐고요. 수리하기 전에는 주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는데 이번에 수리한 후로는 약간은 냄새가 나더라도 이 정도는 참을만하다는 게 주민 의견이거든요."]

추자도는 최근 3년 동안 방류수 수질 기준을 충족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지난달 이뤄진 수질 분석 검사에서는 5개 시설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습니다.

이번에 하수처리시설이 새롭게 개선되면서 보시는 것처럼 깨끗한 수질의 하수가 바다로 방류되고 있습니다.

수년째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바다로 배출되고 있는 우도는 하루 450톤을 처리할 수 있는 비양동 하수처리시설이 내년 완공되면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섬 지역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명수와 바닷물 등이 유입돼 미생물이 죽거나 유실되는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추자도와 우도, 마라도, 가파도 등에는 전문 인력이 상주하지 않고, 현지 주민 1명이 시설을 관리하고 있어 실시간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상하수도본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내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원격으로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태종/제주도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장 : "추자도, 우도, 가파도, 마라도, 비양도 등 도서 지역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원격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환경부 시범사업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76억 원을 투입해서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행정의 허술한 하수 관리에 오염되고 있는 제주 바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본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중장기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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