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전세계 공급망 위기…“불안한 자유냐, 안전한 규제냐”

입력 2021.11.16 (18:08) 수정 2021.11.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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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말부터 요소수 품귀 대란을 겪으며 한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는 원자재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제2의 요소수 대란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죠.

요소처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품목 10개 중 3개는 한 나라에 80% 넘게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요 원자재에 대해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 취재한 김영민 기자와 함께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리나라 원자재 현황부터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이 문제를 취재하면서 경기도의 한 알루미늄 공장을 찾아가 봤는데요.

이공장, 최근 원자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연초보다 알루미늄 가격이 1.5배 이상 뛰었습니다.

원자재 상승은 곧 제품 가격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알루미늄 캔을 쓰는 음료 가격도 지난달 6~7% 가격이 올랐죠.

문제는 원자재 가격 전반의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알루미늄뿐 아니라 리튬은 4배, 마그네슘은 3배, 희토류는 2배 이상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

[앵커]

왜 이렇게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는 건가요?

요소수처럼 중국에서 많은 물량을 수입하기 때문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중국은 석탄 부족과 전력난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죠.

문제는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97%에 이르는 요소를 비롯해 자동차 차체를 만드는 마그네슘은 100%,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리튬도 83%가 중국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단 한 나라에서 수입하는 품목이 참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품목 만2천여 개 가운데 이렇게 중국을 포함해 단 한 나라에 80% 넘게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품목이 무려 3천9백여 개입니다.

전체 수입품목 10개 가운데 3개꼴이죠.

갑자기 이들 품목 수입이 멈추게 된다면 국내 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특정국가에 전적으로 수입을 의존하는 품목이 4천 개 가까이 된다는 건데, 이게 자연스러운 건가요?

[기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죠.

우리한테 없는 원자재가 많고요,

싸고 질좋은 물건을 찾는 게 기업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특정 국가에서 원자재를 수입하게 되고요.

우리 산업 자체도 싸게 원자재를 수입해서 그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공해서 다시 수출하는 중간재 중심의 산업 구조를 띄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결국은 여러 나라로 수입선을 넓히는 게 유일한 방법이 될까요?

[기자]

사실 그 부분이 정부와 기업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이는 건 분명 필요한데, 어떻게 줄일 것이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탈중국을 시도하면서 대안으로 인도와 베트남을 거론하죠.

그러나 베트남은 중국에 비해 노동 인구 자체가 적고, 인도는 기술 수준이 못 미친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가격이나 품질을 따져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특정국가 의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얘깁니다.

[앵커]

정부가 나서서 그 의존도가 일정비율을 넘지 않도록 관리할 수는 없습니까?

[기자]

과거에 '수입쿼터제' 같은 제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행할 없는 제도고요,

미국처럼 관세 등을 통해 수입 물량을 조절할 수는 있는데요.

그렇게 하면 또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한다', '과도한 규제다'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불안한 시장에 마냥 맡기기도, 안전하지만 규제에 나서기도 어려운 딜레마가 있는 거겠죠.

[앵커]

그럼 지금 정부는 어떻게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기자]

일단 정부는 요소처럼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입품목이 뭐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예측을 하고 미리 대응하겠다', 라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전문가들도 이런 조기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주문하고 있고요,

전략 물자에 대해선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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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6 18:08:02
    • 수정2021-11-16 18: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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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말부터 요소수 품귀 대란을 겪으며 한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는 원자재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제2의 요소수 대란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죠.

요소처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품목 10개 중 3개는 한 나라에 80% 넘게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요 원자재에 대해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 취재한 김영민 기자와 함께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리나라 원자재 현황부터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이 문제를 취재하면서 경기도의 한 알루미늄 공장을 찾아가 봤는데요.

이공장, 최근 원자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연초보다 알루미늄 가격이 1.5배 이상 뛰었습니다.

원자재 상승은 곧 제품 가격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알루미늄 캔을 쓰는 음료 가격도 지난달 6~7% 가격이 올랐죠.

문제는 원자재 가격 전반의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알루미늄뿐 아니라 리튬은 4배, 마그네슘은 3배, 희토류는 2배 이상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

[앵커]

왜 이렇게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는 건가요?

요소수처럼 중국에서 많은 물량을 수입하기 때문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중국은 석탄 부족과 전력난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죠.

문제는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97%에 이르는 요소를 비롯해 자동차 차체를 만드는 마그네슘은 100%,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리튬도 83%가 중국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단 한 나라에서 수입하는 품목이 참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품목 만2천여 개 가운데 이렇게 중국을 포함해 단 한 나라에 80% 넘게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품목이 무려 3천9백여 개입니다.

전체 수입품목 10개 가운데 3개꼴이죠.

갑자기 이들 품목 수입이 멈추게 된다면 국내 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특정국가에 전적으로 수입을 의존하는 품목이 4천 개 가까이 된다는 건데, 이게 자연스러운 건가요?

[기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죠.

우리한테 없는 원자재가 많고요,

싸고 질좋은 물건을 찾는 게 기업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특정 국가에서 원자재를 수입하게 되고요.

우리 산업 자체도 싸게 원자재를 수입해서 그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공해서 다시 수출하는 중간재 중심의 산업 구조를 띄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결국은 여러 나라로 수입선을 넓히는 게 유일한 방법이 될까요?

[기자]

사실 그 부분이 정부와 기업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이는 건 분명 필요한데, 어떻게 줄일 것이냐,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탈중국을 시도하면서 대안으로 인도와 베트남을 거론하죠.

그러나 베트남은 중국에 비해 노동 인구 자체가 적고, 인도는 기술 수준이 못 미친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가격이나 품질을 따져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특정국가 의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얘깁니다.

[앵커]

정부가 나서서 그 의존도가 일정비율을 넘지 않도록 관리할 수는 없습니까?

[기자]

과거에 '수입쿼터제' 같은 제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행할 없는 제도고요,

미국처럼 관세 등을 통해 수입 물량을 조절할 수는 있는데요.

그렇게 하면 또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한다', '과도한 규제다'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불안한 시장에 마냥 맡기기도, 안전하지만 규제에 나서기도 어려운 딜레마가 있는 거겠죠.

[앵커]

그럼 지금 정부는 어떻게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기자]

일단 정부는 요소처럼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입품목이 뭐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예측을 하고 미리 대응하겠다', 라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전문가들도 이런 조기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주문하고 있고요,

전략 물자에 대해선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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